『이타적 유전자가 온다』
안덕훈 지음|자음과 모음|2018년|268쪽
서울시의 낙후된 재개발 지역 반석연립에서 욕쟁이 할머니와 그녀의 표현에 따르면 헛바람이 들어 궁상질에 빠진 엄마와 서울대학 갔다고 좋아했는데 데모하다가 ‘가막소’ 다녀온 뒤 폐인이 된 큰삼촌과 ‘착하게 살자’라는 문신을 자랑스럽게 새기고 살지만 결코 그렇게 살지 않는 작은삼촌과 함께 사는 이다는 삶이 짜증난다. 삶은 가장 좋은 교과서라고 했던가. 왜 굳이 돈들여 인놀방(인문학놀이방)에서 [이기적 유전자] 따위를 읽고 지루한 쌤의 수업을 들어야 하는가? 그 책에 등장하는 경쟁을 통한 비정한 생존 규칙과 배신이 난무하는 게임 이론, 적자생존, 약육강식, 핸디캡 원리 따위는 이미 현실에서 충분히 겪고 있는데. 그럼에도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건 그래도 누군가의 마음 언저리 어딘가에 남은 이타적인 마음 조각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