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숙 지음| 자음과모음| 2022년| 220쪽

고희망은 인류가 말끔히 사라진 지구에 동물이나 식물이 새로운 주인이 되는 설정으로 웹소설을 써서 올리는 중학생이다. 공부도 잘하고 도하라는 든든한 남사친이 있고, 눈빛만 봐도 통하는 절친 지수에, 모든 것이 완벽한 삼촌의 든든한 지원까지 받는 상황에서 왜 이런 작품을 써서 올리는 걸까? 모범생으로 자라 대기업에 다니는 삼촌의 비밀을 알게 된 고희망은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고, 삼촌을 응원하면서 자신이 놓치고 있던 오늘의 행복을 찾아 나선다. 고희망의 종말 웹소설은 새로운 결말을 맞게 될까?
#종말주의자고희망 #김지숙 #장편소설 #노벨문학상 #영혼 #종말 #희망 #행복 #페스티벌 #우정 #로맨스 #용기 #퀴어 #정체성
김선정 지음| 2024년 | 사계절 | 232쪽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고등학교. 한때는 수영부로 이름을 날렸으나 현재 수영장은 물이 없는 채 방치되어 있다. 물 없는 수영장에서는 밤마다 괴이한 소리가 들려오고, 야간 순찰을 돌던 수위 아저씨는 의문의 사고를 당하는데…. 물 없는 수영장의 비밀을 밝혀 웹소설로 쓰려는 기현과 기현의 조력자 진호와 영리가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내보이며 탐정처럼 활약한다. 15년 전 구제역으로 전염병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산 채로 마구 살처분한 350만 마 리의 생명체들이 지금 그 흔적을 어떻게 남기고 있는지를 작가는 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각각의 개성 있는 아이들을 획일화하고 교실에 묻어버리는 학교 시스템과 연결해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강 지음| 창비| 2014년| 216쪽

5.18의 비극을 다룬 이 소설이 나왔을 때는 세월호 참사 바로 직후였어요. 읽는 내내 서럽게 운 기억만 가득해요.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라는 문장은 1980년 5월에서 2014년 4월로 우리를 데려가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공감하게 했지요. 중학교 3학년 동호가 목격한 친구 정대의 죽음. 이후 합동분향소가 있는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 관리를 도우며 주검들을 위로하고 친구의 죽음을 떠올리며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5.18 광주항쟁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마주한 또 다른 비극들과 이어져 있습니다. 작가는 왜 이 이야기를 써야만 했을까 고민하며 읽어보면 좋은 작품입니다.
한강 지음| 2021년 | 문학동네 | 332쪽

한강 작가는 이번엔 제주4.3의 슬픈 역사 속으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이 작품 역시 《소년이 온다》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인공이 1980년 5월 광주에 대한 소설을 쓴 소설가 경하입니다. 제주도 중산간에서 목수 일을 하는 친구 인선이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하고 경하에게 연락해 경하는 갑작스레 제주도로 향합니다. 인선의 어머니가 열세 살에 겪은 수많은 주검과 구덩이. 1948년 4월 3일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세세한 내용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 어떤 감정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곱씹어보면 좋을 듯합니다.
강인규 지음|북레시피|2020년|396쪽

현역 야구 선수가 쓴 자전 소설로, 취재로는 담아내기 어려운 생생한 감각이 살아있습니다. 140km/h가 넘는 속도로 다가오는 공, 그런 공을 칠 때 진동하는 몸, 물집 위로 글러브를 끼는 손과 같은 감각이요. 이 소설은 뒤늦게 야구에 뛰어든 주인공 파치의 여정을 시간순으로 따라가면서, 야구 명문 태산고에 입학해서 3학년 청룡기 대회를 거칠 때까지 겪는 기쁨과 슬픔, 성장의 순간들을 섬세하게 펼쳐냅니다. 연습만큼 실력이 발휘되지 않는 경기장에서 실망하는 순간, 부상으로 야구를 그만 두어야 하는 준수에게 병실에서 소식을 전하며 함께 우는 장면, “즐기면서 하는 야구”란 도대체 어떤 것이냐며 거듭 묻는 장면은 학생 선수라면 누구나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두껍지만 진짜 이야기라 쉽게 읽힙니다.
정명섭 지음|특별한서재|2021년|81~123쪽

이혜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하는 성공한 여성 스트라이커예요. 부상 치료차 한국에 돌아와 처음 축구를 시작했던 감천중학교를 찾아가죠. 그곳엔 라이벌이자 친구였던 김빛나가 은퇴 후에 감독으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거든요. 중학교 때 혜지는 영월에서 서울로 전학을 와서 ‘시골마녀’라고 놀림을 받았어요. 까만 피부와 강원도 사투리, 큰 덩치, 여자아이 같지 않은 힘을 가지고 있다고요. 그런 혜지에게 빛나는 축구의 세계를 알려줬죠. 김빛나 감독은 운동장 한쪽에 웅크린 아이(조소현)을 가리키며, 예전의 너 같다며 말을 걸어보라 합니다. 씨름을 했던 소현은 아이들에게 미쉐린 타이어라 놀림 받고 있었어요. 혜지는 소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줘요. 혜지와의 대화를 통해서, 소현은 흘린 땀만큼 자신이 될 수 있는 세계로 뛰어갈 용기를 얻습니다.
강석희 지음|창비|2023년|273쪽

『꼬리와 파도』는 1999년을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로, 운동부 아이들이 겪는 폭력과 가스라이팅, 성적 괴롭힘을 사실적으로 다뤄요. 슬프게도 학교와 체육관은 무경과 예찬이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 어른들은 비겁하게 모르는 척하거나 아이들의 아픈 마음을 이용합니다. 용기를 내어 혼자 소리 내면, ‘너 때문에 학교 명예가 실추되었다’거나 ‘뭔가 여지를 준 네 탓’이란 비난이 돌아오죠. 자기편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을 간절히 기다려온 아이들은 결국 서로에게 기대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탁월한 심리묘사와 감각적인 문장, 좋아하는 사람을 향한 간질간질한 마음이 잘 드러난 성장소설이에요. 분량이 많고 문학적인 표현이 많아, 책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추천합니다.
김정 지음|창비|2023년|288쪽

“우리는 대한민국 서울, 노 휴먼스 랜드에 도착했다.” 책 속 문장이 말해주듯 2051년, 전 세계 육지의 절반 이상이 사라져 사람이 살지 않는 땅이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두 차례의 세계 기후 재난이 발생했고, 유엔기후재난기구는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노 휴먼스 랜드에 조사단을 파견합니다. 기후난민 청소년 미아는 조사단 단원이 되어 멸망한 한국 땅에 파견되어 대원들과 생태 조사를 시작합니다. 이곳에서 꽃냄새로 사람의 신체와 정신을 무기력하게 만들어 지구 환경을 되돌리려는 계획을 실행하려는 집단과 마주합니다. 사실 이건 미아의 할머니가 연구하던 이터널 플랜트의 개발을 악용한 것입니다. 미아는 이걸 막아낼 수 있을까요? 작품 곳곳에서 묘사되는 세계 기후 재난의 결과들을 주목해서 읽어보세요. 곧 우리에게 닥칠 현실이 이 소설에 있습니다.
설재인 지음|자음과모음|2023년|224쪽

이제 일 년 내내 비가 내린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기후. 작품 속 서울은 일 년 내내 우기입니다. 하지만 우산은 구시대의 골동품이거나 그걸 마련할 여력이 없는 사람들만 쓰고 다니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누비스’라는 워터프루프 시스템 덕에 피부에 막을 생성해 옷이 젖거나 머리가 망가질 염려가 없습니다. 거대 기업 누비스는 이 외에도 인공 햇빛을 쏘이는 일광욕 센터 등 햇빛을 볼 수 없는 세상의 사람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사업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누비스로 비를 막는 지역이 있다면 그 빗물과 오수가 흘러들어가는 지역이 있기 마련. 누비스에서 나오는 오수는 모두 저지대 빈민가 ‘통협동’으로 흘러들어갑니다. 통협동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얼굴과 피부에 화상 자국처럼 낙인이 찍혀 있지요. 주인공 혜인이는 할아버지 덕에 누비스 이면의 세계를 보게 됩니다. 사회 불평등의 문제를 기후위기와 연관 지어 설득력 있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단요 지음|사계절|2023년|224쪽

제목부터 단호한 이 소설은 마치 일종의 예언서처럼 우리가 직면한 사회를 전 방위적으로 보여줍니다. 시작은 사람들 머리 위에 수레바퀴 모양의 원판이 나타나면서부터입니다. 정의를 상징하는 청색과 부덕을 나타내는 적색으로 이분된 원판은 모두에게 보이고 과학으로 검증 불가능한 초월적인 존재입니다. 청색과 적색의 비율에 따라 천국에 갈 확률도 정해지지요. 그래서 세계는 변하기 시작합니다. 덜 만들고 덜 쓰는 일에 동참하고, 탄소 배출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수레바퀴로 바뀌기 시작한 세계는 과연 행복할까요? 인터뷰어 ‘나’가 여러 사람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일종의 페이크 르포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가, 전 지구가 얼마나 철저하게 망가져 있는지 섬뜩하게 깨닫게 해줍니다. 내 머리 위에 수레바퀴가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럼 이제 어떻게 행동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세계는이렇게바뀐다 #단요 #한국소설 #장편소설 #합리성 #도덕 #기후위기 #미래사회 #인터뷰 #페이크르포 #고등학생추천
정혜선 지음|민음사|2022년|320쪽

우리에게 학교는 어떤 곳일까. 학교는 언제까지 다녀야 할까. 실상사 작은학교의 선생님이 서른아홉의 나이에 덴마크 세계시민학교 입학생이 되었다. 덴마크는 학생이 가장 행복한 나라 중 하나라는데 그곳의 학생이 되어 ‘행복’을 경험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작은학교에서 ‘세계시민수업’을 만든 선생님 이야기. ‘불안과 우울의 시대에 서로 의지하는 법’을 배운 학생이자 선생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우리 역시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스승이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정세랑 지음|민음사|2015년|280쪽

오래된 학교, 그것도 사립학교라면 건물에 얽혀 내려오는 온갖 괴담이 있기 마련. 그리고 그런 학교의 선생님들은 뭔가 이상한 기운을 갖고 있다? 비비탄 총과 무지개 색 장난감 칼로 무장한 퇴마사이자 보건교사, 안은영은 학교 재단 이사장의 손자이기도 한 한문교사 홍인표와 힘을 합쳐 학생들을 위협하는 악귀와 혼령들을 물리친다. 학생들의 고민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결해주고 여린 존재들의 아름다움을 지켜주는 안은영(‘아는 형’) 같은 선생님이 학교에 꼭 한 분씩은 있기 마련. 아직 못 찾았다면 눈을 크게 뜨고 관찰해보자. 평범한 듯 이상한 특성을 가진, 친구처럼 친근함이 느껴지는 선생님이 가까이에 있을지어니.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햇살과나무꾼 옮김|양철북|2008년|346쪽

그 어느 때보다 교사도 학생도 못할 노릇이 되어버린 세상. ‘보건교사 안은영’의 대선배 격인아다치 선생님과 초짜 교사 고다니 선생님이 무려 40년 전에 아이들의 마음을 열고 함께 세상을 배운 이야기를 들어보자. 일본을 대표하는 문학가 하이타니 겐지로의 교사 시절 경험이 녹아 있는 이 소설은 ‘가르치는 것이 곧 배우는 것’임을 잘 보여준다. 문제가 있거나 가난한 아이들을 교화나 동정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살아 있는 소중한 존재 그 자체로 보는 마음은 쉬운 결심이지만 실천하기엔 너무나 힘든 일이다. 가르치는 마음, 배우는 마음, 교육과 휴머니즘에 대해 기본으로 돌아가 생각하고 싶다면 이제는 고전이 된 이 책을 읽어보자.
최상아 지음|책폴|2023년|272쪽

‘다른 별에서 1년 살아보기’ 프로젝트로 지구에 온 ‘나’는 친구 사귈 생각이라곤 1도 없다. 물론 지구에 먼저 다녀온 우리 별 아이들은 “지구의 학교에서는 혼자 다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했지만 말이다. 어느 순간, 나는 예지라는 아이에게 호감이 생기고, 친구가 되고 싶어 별에서 가져온 ‘베프 씨앗’을 사용한다. 씨앗 효력으로 예지와 단짝 친구가 되는 데 성공하지만, 부작용으로 예지는 나와 모든 것을 공유하게 된다. 예지를 위해서는 해독제를 써야 하는데 그러면 ‘나’란 존재는 예지의 기억에서는 물론 지구에서 사라지게 된다. 외계인과 지구인의 친구 되기, 친구를 살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 시간 여행자, 나와 닮은 휴머노이드 이야기 등 재미있는 관계 맺기에 대한 작품들은 우주적 관점에서 친구와 자아, 관계 문제를 들여다보게 한다.
#자아찾기ing #최상아 #한국소설 #단편소설집 #SF #판타지 #친구 #관계 #베프를만드는씨앗 #시간여행자의방문 #리플리
김수빈 지음|문학동네|2023년|232쪽

우리 반의 아이돌 같은 존재 반장 한정후, 홀로 다니는 것조차도 특별해 보이는 은고요, 그리고 여자 이수현, 이수현 B로 존재하는,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나. 그런 나를 언제나 지지해주는 특별한 친구 서지아, 그리고 나만큼이나 존재감 없지만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남자애 이우연. 현실에서는 서로에게 다가가기 힘들지만 어떤 선입견도 없는 온라인 세계에서는 오히려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될 수 있다. 달의 뒷면처럼 평소에는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상처를 익명성을 전제로 솔직하게 내보이며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끝까지 자신이 평범한 줄 아는 이수현의 매력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찾아주리라 믿는다.
김중미 지음|돌베개|2023년|268쪽

재개발로 500년 된 느티나무가 사라질 위기에 놓이자, 그동안 매사에 소극적이고 비관적이고 냉소적이었던 친구들이 뭉친다. 이름하여 ‘레인보우 크루’. 팀 명에서 드러나듯이 도훈, 니카, 금란, 예은은 대포읍의 다문화 친구들이다. 이들은 인간의 모습을 한 느티나무의 정령 느티 샘 덕에 ‘러브 마이 셀프’하게 된 경험을 갖고 있다. 온라인으로 열리는 국제청소년댄스대회에 참가해 느티나무 이야기를 알리려는 계획을 세우고 함께 춤을 추는 아이들은 뜨거운 우정과 연대로 환대와 돌봄을 실천한다.
강지영 외 지음|몽실북스|2021|312쪽

학생들이 하루의 8시간을 보내는 학교. 학교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이 책에 실린 단편 소설들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성적으로 인한 고민, 미래에 대한 희망과 두려움, 친구에 대한 질투와 우정, 입시 현실에 대한 회의적 생각 등을 다루고 있고, 이런 사건은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또는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이지요. 학교라는 세계를 흥미롭게 비튼 미스터리 소설을 만나보기를 권해요. 익숙한 공간과 사람을 새롭게 바라보는 기회가 될지도 모릅니다.
권재원 |서유재|2021|304쪽

이 책은 ‘교육 소설’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중학교에서 만난 학생들과 교사들이 인생의 강을 어떻게 건너고 성장하고 변화하는지 생생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요. “교사가 되렴”이라고 말해주는 사회 선생님으로 인해 국어 교사가 된 사람(써니)이 있고요. 사회 선생님을 존경하여 “저는 교사가 되겠어요.”라고 약속하고 사회 교사가 된 또 다른 친구(와니)가 있습니다. 이들은 서로의 못난 곳과 상처를 알고 보듬고, 서로에게 힘을 주는 관계로 살아가게 되는데요. 학교는 기쁨과 슬픔의 장소임을, 희망과 절망의 공간임을, 그럼에도 미워할 수 없고 잊을 수 없는 곳임을 환기하게 된답니다. 여러분이 몸담고 있는 학교는 어떤가요?
윤해연|비룡소|2022|176쪽

이상한 친구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어요. 귀에 아가미 같은 구멍이 생긴 친구, 양의 울음소리를 듣는 친구, 여섯 번째 손가락을 지닌 친구, 불쾌한 냄새가 늘 따라다니는 친구들이지요. 약간 기괴한 이야기들이 오히려 우리의 감각을 두드려 깨웁니다. 이상한 징후들이 우리의 감각을 두드리기도 하고요. 타인이 가진 고민과 상처에 공감하고 이것들과 이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도 됩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싶을 때, 낯익은 것을 새롭게 바라보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해요.
김민경 지음|사계절|2020년|252쪽

이 소설은 정확히 말한다면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지구 행성에서 너와 내가』는 사고로 엄마가 세상을 떠난 주인공 새봄이 학교로 돌아오며 시작합니다. 가까스로 4년 만에 용기를 냈지만 여전히 엄마가 그리울 때면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봄은 도서실에서 누군가 발췌한 『모비 딕』 속 한 구절을 마주치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할 비밀이 있는 친구라면 혼자서 도서관을 찾아가 보세요. 여러분의 아픔을 위로해 줄 뜻밖의 한마디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미셸 누드슨 지음|케빈 호크스 그림|홍연미 옮김|웅진주니어|2007년|40쪽

주애령 지음|김유진 그림|노란상상|2022년|80쪽

김선희│ 자음과모음│2022년 │196쪽

출생의 비밀은 가족 서사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소재 중 하나이지요. 이 소설의 주인공 춘란은 열 달 동안 배 속에서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 걸 모르는 무지한 청소년 산모가 수업 시간 중 화장실에서 자신을 낳았다는 드라마틱한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어요. 하지만 현실에서도 대부분 그렇듯이 이건 사실이 아니라는 게 뒤에 가면 밝혀져요. 춘란은 정작 엄마 얼굴은 본 적도 없고, 싱글인 아빠는 끊임없이 연애를 해요. 그러다 여덟 번째 여자 친구가 춘란의 새엄마가 되면서 춘란은 엄마와 어린 여동생까지 더해진 4인 가족의 구성원이 되지요. 춘란은 이제 어떤 생활을 하게 될까요? 새로운 가족이 생기면서 춘란의 좌충우돌 연애사도 시작돼요. 춘란은 이름도 개명하고 새로 또 가족이 생기지만 결론은 해피엔딩! 막장 드라마가 탄생할 것 같은 설정이지만 이런 가족 덕분에 춘란은 마음속에 사랑을 품게 되었답니다.
이희영 │창비 │2019년 │204쪽

면접을 봐서 부모를 내 맘대로 정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부모가 될 어른들은 긴장하고 면접관이 된 우리는 꼼꼼하게 내 맘에 쏙 드는 부모를 택할 수 있을까요? ‘페인트’란 페어런츠 인터뷰를 줄여 부르는 아이들만의 은어인데,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지요. 미래 사회, 국가가 아이들을 양육하는 정부기관 NC센터에서 주인공 제누는 까다롭고 날카롭게 부모 면접을 봅니다. 면접을 보러 온 어른들은 진짜 부모가 되고 싶은 걸까요? 아니면 아이를 입양하면 얻게 되는 각종 혜택을 바라는 걸까요? 대부분 아이들이 가족한테서 큰 상처를 받는다는 건 현실에서건 소설에서건 통하는 진실인가 봐요. 책에서는 가족이기에 받는 상처와 아픔을 부모 면접 과정을 통해 전면에 드러내요. 이것만 봐도 우리고 엄선해 고른 부모라도 막상 가족이 되면 결국 행복하지만 않을 거라는 걸 짐작할 수 있지요. 가족은 그런 존재다,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가벼워질지도 몰라요.
박지리 │사계절 │ 2017년 │ 280쪽

사실 가족이어서 모두를 힘들게 하는 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은 박지리 작가의 『맨홀』이에요. 이 작품은 최근에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0x1=LOVESONG(제로바이원러브송,이라고 읽는다 하네요. 저는 읽지도 못하는 옛날사람ㅠㅠ) 뮤직비디오 서두에 소개가 되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뮤직비디오에 대한 해석을 제대로 하려면 박지리의 『맨홀』을 읽어라 할 정도로. 밖에서는 의인인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가진 아버지가 집에서는 의처증에 가족을 학대해요. 그래서 주인공 소년은 어릴 때부터 아빠가 집에서 엄마에게 폭력을 가하면 누나와 함께 공사 중인 아파트 건설 현장의 맨홀 속으로 도피하지요.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운 아빠가 어느 날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구하다 순직하자 엄마와 누나는 어떻게든 자신들의 상처를 봉합한 채 살아보려 하지요. 하지만 소년은 그게 안 돼요. 가족 비극의 끝판왕이라 할 정도로 이 작품은 모두가 공감하고 안타까워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어요. 우리가 비록 이런 현실에 처해 있지 않다 할지라도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