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선생님, 우리들의 선생님(독자요청)

신경림 시인의 시에 이런 문장이 나오지요.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반듯하게 잘 자란 나무는/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을/ (…) 한 군데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친 나무에/ 또는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보다 실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나무1-지리산에서」 부분). 선생님이야말로 나무를 길러본 사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우쭐대며 웃자란 나무보다는 볼품없고 평범한 나무들을 큰 사랑으로 품어 그가 단단한 열매를 맺어 세상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분이 아닐까요. 모두의 마음속에 나를 이렇게 길러준 선생님이 자리 잡고 있을 거예요. 이런 선생님들을 책으로도 만나볼까요?


‘학교도서부’님께서 요청한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선생님의 고마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책” 큐레이션입니다.


 

『소년을 읽다』

서현숙 지음|사계절|2021년|224쪽

여기 소년원에서 일 년을 보낸 국어 교사가 있다. 그는 소년원 아이들과 일주일에 한 번 국어 수업을 하며 자신도 모르게 갖고 있던 부끄러운 선입견을 발견한다. 소년원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고 시를 낭송하고 소년원의 작은 교실로 작가를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며 알게 된다. 그들의 신산한 삶의 무게를. 예상치 못한 감정의 깊이로 서로를 물들이며 진정한 ‘환대’의 의미를 알게 된 교사와 소년원 아이들의 성장 기록은 우리의 선입견을 무너뜨린다. 그리고 그들에게 사회는 어떤 역할을 해줘야 하는지 고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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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덴마크 선생님』

정혜선 지음|민음사|2022년|320쪽

우리에게 학교는 어떤 곳일까. 학교는 언제까지 다녀야 할까. 실상사 작은학교의 선생님이 서른아홉의 나이에 덴마크 세계시민학교 입학생이 되었다. 덴마크는 학생이 가장 행복한 나라 중 하나라는데 그곳의 학생이 되어 ‘행복’을 경험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작은학교에서 ‘세계시민수업’을 만든 선생님 이야기. ‘불안과 우울의 시대에 서로 의지하는 법’을 배운 학생이자 선생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우리 역시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스승이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나의덴마크선생님 #정혜선 #대안교육 #세계시민수업 #덴마크 #지리산 #기후위기 #행복 #연대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지음|민음사|2015년|280쪽

오래된 학교, 그것도 사립학교라면 건물에 얽혀 내려오는 온갖 괴담이 있기 마련. 그리고 그런 학교의 선생님들은 뭔가 이상한 기운을 갖고 있다? 비비탄 총과 무지개 색 장난감 칼로 무장한 퇴마사이자 보건교사, 안은영은 학교 재단 이사장의 손자이기도 한 한문교사 홍인표와 힘을 합쳐 학생들을 위협하는 악귀와 혼령들을 물리친다. 학생들의 고민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결해주고 여린 존재들의 아름다움을 지켜주는 안은영(‘아는 형’) 같은 선생님이 학교에 꼭 한 분씩은 있기 마련. 아직 못 찾았다면 눈을 크게 뜨고 관찰해보자. 평범한 듯 이상한 특성을 가진, 친구처럼 친근함이 느껴지는 선생님이 가까이에 있을지어니.

#보건교사안은영 #정세랑 #장편소설 #넷플릭스드라마 #무협 #학교 #선생님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햇살과나무꾼 옮김|양철북|2008년|346쪽




그 어느 때보다 교사도 학생도 못할 노릇이 되어버린 세상. ‘보건교사 안은영’의 대선배 격인아다치 선생님과 초짜 교사 고다니 선생님이 무려 40년 전에 아이들의 마음을 열고 함께 세상을 배운 이야기를 들어보자. 일본을 대표하는 문학가 하이타니 겐지로의 교사 시절 경험이 녹아 있는 이 소설은 ‘가르치는 것이 곧 배우는 것’임을 잘 보여준다. 문제가 있거나 가난한 아이들을 교화나 동정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살아 있는 소중한 존재 그 자체로 보는 마음은 쉬운 결심이지만 실천하기엔 너무나 힘든 일이다. 가르치는 마음, 배우는 마음, 교육과 휴머니즘에 대해 기본으로 돌아가 생각하고 싶다면 이제는 고전이 된 이 책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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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오탈자

각종 오자와 탈자 전문. 책으로 인생의 오류와 탈선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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