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 지음|창비|2009년|252쪽

새로운 스타일의 청소년소설, 그 탄생을 알린 구병모 작가의 첫 작품입니다. 장르문학적 요소를 두루 갖춘 이 작품에 모두가 열광했고, 지금도 스테디셀러로 꾸준하게 읽히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자살, 그 뒤 배 선생과 재혼한 아버지, 배 선생의 딸 무희와 함께 살게 된 열여섯 살 소년. 소년은 새어머니와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던 차에 동생 무희를 성추행했다는 누명까지 쓰게 됩니다. 소년은 동네 빵집으로 도망쳐 들어가는데 그곳은 바로 마법의 빵집. 소년은 ‘위저드 베이커리’에 머물며 마법의 힘을 자신의 욕망대로 휘두르고 싶어 하는 여러 인간들을 목격합니다. 때로는 다정한 위로와 삶에 대한 조언을 듣기도 하고요. 성폭행범의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론에 이르면 우리는 구, 병, 모라는 작가의 이름을 가슴에 새기게 됩니다.

#한국소설 #청소년소설 #미스터리 #장르소설 #사소한인간 #마법 #잔혹동화 #충격반전

'까방권을 드립니다, 청소년소설 작가 열전 2 – 구병모 작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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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로 오세요』

구병모 지음|문학과지성사|2012년|246쪽

책이 나왔을 당시엔 미래 이야기로 읽혔는데, 코로나19로 날마다 불평등이 심화하는 환경을 겪으면서 다시 보니 이건 정말 지금 당장 일어나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현재 이야기더라구요. 요즘 SF에서 가장 흔하게 나오는 게 ‘운석 충돌로 인한 지구 대변화’이지요. 구병모 작가는 꽤 일찍 운석 충돌 이후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운석 충돌로 지상보다 1200미터 더 높은 지대가 생겼고, 국가에선 그곳을 ‘방주시’로 명명하고 부와 권력을 가진 특권층 사람들을 살게 하지요. 그리고 지상에 사는 사람들 가운데 우수한 몇몇을 뽑아 방주시로 끌어올립니다. 이름하여 ‘지상의 아이들’ 전형. 쌍둥이 남매 마노와 루비는 지상의 아이들로 방주고에 입학합니다. 선택받은 이들만 살아남을 수 있는 방주, 그 불합리함을 깨닫고 새로운 연대를 꿈꾸는 아이들을 만난 마노와 루비는 그들 편에 설까요?

#한국소설 #청소년소설 #잉여인구 #프로네시스 #상위1프로 #좁은문

'까방권을 드립니다, 청소년소설 작가 열전 2 – 구병모 작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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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말리온 아이들』

구병모 지음|창비|2012년|248쪽

피그말리온 효과를 아시나요?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가리키는 심리학 용어인데요, 이걸 실험으로 입증한 사람이 심리학자 로젠탈입니다. 교사의 기대와 격려가 학생의 성적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거지요. 구병모 작가의 《피그말리온 아이들》에선 당연히 이 의미가 긍정적으로 쓰이지 않습니다. 외딴 섬에 있는 로젠탈 스쿨은 범죄자를 부모로 두거나 고아들을 데려다 훈련시키는 직업전문학교로, 이 학교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학교와 교사 덕에 자신들이 사람이 되었다며 찬사를 쏟습니다. 하지만 프리랜서 다큐멘터리 피디 ‘마’는 획일적인 분위기에 의심을 품고 이 학교 취재에 나섭니다. 그가 밝혀낸 진실은 무엇일까요?

#청소년소설 #한국소설 #학교 #피그말리온 #당신은누구의욕망대로살고있습니까

'까방권을 드립니다, 청소년소설 작가 열전 2 – 구병모 작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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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구병모 지음|위즈덤하우스|2018년|220쪽

자살하려는 마음은 절대 없었건만 택시비가 모자라 대교 한가운데서 내리게 된 해류는 휴대폰을 다리 난간에서 놓치고 그걸 주우려다가 본의 아니게 자살 시도자가 됩니다. 그런데 물에 빠진 그 순간, 해류를 구해준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인어인간? 그가 ‘곤’입니다. 아가미로 숨을 쉬고, 눈부신 비늘로 물속 깊이 헤엄치는 신비한 존재. 홀로 아이를 키우던 가난한 아빠가 아이를 안고 호수에 몸을 던지는데, 한 노인이 이를 발견하고 아이를 구해내지요. 그 아이가 바로 ‘곤’입니다. 이렇게 해서 노인과 그의 조카이자 곤의 엄마가 된 강하, 곤을 찾아다니는 해류, 그리고 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 신비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는 삭막한 지옥 같은 우리 일상에도 곤처럼 기적적인 존재가 숨어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안겨 줍니다.

#한국소설#이내호#강하#해류#곤#이녕#인어왕자님

#한국소설 #이내호 #강하 #해류 #곤 #이녕 #인어왕자님

'까방권을 드립니다, 청소년소설 작가 열전 2 – 구병모 작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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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손원평 지음│창비│2017년│264쪽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아몬드처럼 생긴 편도체가 작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라는 소년이 성장해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데 그 중 저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고도 자신과는 멀다는 이유로 무관심한 장면을 보고 ‘나는 그런 적이 없었나’ 라고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다른 사람과의 거리가 멀어진 요즘,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이란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아몬드』를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추천 드립니다.

#한국소설 #감정 #아몬드 #핵공감 #창비청소년문학상

'사람의 감정에 대하여 (청소년 큐레이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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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

최영희 지음|창비|2020년|100쪽

동생의 애착 담요를 가져오기 위해 긴급 대피령이 떨어진 마을에 굳이 홀로 들어간 주인공 시훈이의 이야기입니다. 벌써 이해가 어렵지 않나요? I(introversion) 친구들이 본다면 이해할 수 없는 충동적인 행동이겠지만, 시훈이는 나름의 이유가 있답니다. 그렇게 마을 안으로 들어간 시훈이가 고립된 환경에서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한 번 읽어볼까요?

#MBTI #한국소설 #E유형 #외향형 #경험중심 #행동파 #I는_이해못할_행동

'외향형 vs 내향형 – 소설주인공으로 보는 MBTI ① (독자맞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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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치마 마트료시카』

김미승 지음|다른|2020년|200쪽

일제 강점기 러시아에서 살던 E성향이 강한 쑤라는 행복했습니다. 공부도 잘하고, 아버지의 직장도 안정적이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잡혀가게 되고, 쑤라는 아버지를 찾아 길을 떠납니다. 실제인물이었던 김알렉산드리아의 모습을 담은 이 소설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E성향의 주인공이 어디까지 대범해지고, 어디까지 멋있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MBTI #한국소설 #E유형 #김알렉산드리아 #독립운동

'외향형 vs 내향형 – 소설주인공으로 보는 MBTI ① (독자맞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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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미터 그리고 48시간』

유은실 지음|낮은산|2018년|160쪽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 싫은 아이, 그 아이가 앓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48동안 사람들과 2미터 떨어져 지내야합니다. 이 와중에 주변의 여러 가지 문제로 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점점 더 내 안으로 들어가는 I유형이라 더 견디기 힘들었을 주인공의 이야기가 충분히 공감될 수 있을 거에요. 작가 역시 이 치료를 받았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 시간 동안 벌어진 일들을 그렇게 촘촘히 그려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MBTI #I유형 #내향형 #한국소설 #청소년소설 #작가경험

'외향형 vs 내향형 – 소설주인공으로 보는 MBTI ① (독자맞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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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 안의 소녀』

김초엽 지음|창비|2019년|84쪽

자유롭게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미래도시에서 나만 원통 안에 갇혀서 돌아다녀야하고, 땅을 밟거나 햇볕을 쬘 수 없다면 어떨 것 같나요? 이러한 이유로 아주 어린 시절부터 생각하고 경험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실제로도 생각을 마친 후 행동하는 I유형의 ‘지유’이야기입니다. 지유의 행동은 E친구들이 보면 답답할 수는 있지만, 이유를 알게 되면 지유를 이해할 수 밖에 없을거예요.

#MBTI #한국소설 #I유형 #상황이만든I #제목과내용이찰떡 #만약_나라면?

'외향형 vs 내향형 – 소설주인공으로 보는 MBTI ① (독자맞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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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플』

정세랑 지음|창비|2016년|396쪽

50명의 사람들. 제목 그대로 병원을 둘러싼 50명의 사람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워낙 등장인물이 많다보니, 한 사람마다 할애되는 페이지도 얼마 되지 않아 그냥 슥슥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병렬식 구성을 통해 처음에는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점차 진행되어 갈수록, 그들은 서로에게 가족으로 동료로 원인제공자로 구조자로 씨실과 날실처럼 엮여져 결국에는 50명의 사람들이 모두 하나의 커다란 인연임이 드러납니다. 이 소설의 매력은 흔히 병원이라는 공간에 가장 어울릴 것 같은 의사와 간호사, 환자 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족과 방사선실과 검사실의 직원들, 행정업무를 보는 사람들과 보안요원들에 기타 소소한 잡무를 수행하는 사람들까지 병원을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모두 다루었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50명의 사람들 중 누구에게 가장 마음이 쓰이고 눈길이 가던가요? 그게 바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인물은 아닐까요?

#병원 #한국소설 #병렬식구성 #짧은이야기 #가장병원에오래있는사람은과연누구일까

'의학소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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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 1~5권』

한산이가 지음|몬스터|2020년|총 2,156쪽

가상의 대학병원 한국대학교 중증외상센터의 난폭한 천사, 백강혁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 의학 소설. 웹소설로 연재된 것이 책으로 묶여 나왔는데, 분량이 어마어마합니다. 하지만 웹소설답게 빠른 전개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불친절하지만 사람 살려내는 실력만큼은 최고’인 의사 백강혁의 독특한 캐릭터가 더해져 책장은 매우 쉽게 넘어갑니다. 웹소설이지만, 흉내만 낸 의학 소설이 아닙니다. 이 소설의 작가는 현직 의사이자 의학 유투버로, 의료 현장에서 직접 겪은 경험과 지식으로 무장하여 의학적 오류가 거의 없는데다가, 덤으로 병원을 둘러싼 다양한 뒷이야기들과 우리나라의 보건 의료 체계에 대한 날선 비판까지 고루 버무려낸 솜씨가 뛰어납니다(도대체 이 분은 못 하는 게 뭘까요?)

#의학 #한국소설 #웹소설 #의사출신작가 #중증외상센터 #의학무협지

'의학소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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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 유진』

이금이 지음|밤티|2020년|304쪽

이금이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이자 대표작 《유진과 유진》은 ‘지금-여기’의 독자들과 공명하는 한국 청소년문학 작품으로 꼽히곤 해요. 2004년에 처음 나온 책인데, 현재에도 꾸준히 사랑받는 그야말로 레전드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어요. 이번에 작가가 완전 새롭게 손을 봐서 16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나왔어요. 이 작품은 아동 성폭력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품이자, 청소년이 겪는 일상화된 폭력과 상처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16년 만의 고백이 들어 있는 <지은이의 말>을 읽어보면 이 작품이 왜 우리 시대의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매김하는지 알 수 있게 될 거예요.

#한국소설 #청소년소설 #성장 #큰유진이 #작은유진이 #성폭행 #피해자 #가해자 #생채기 #이카로스

'까방권을 드립니다, 청소년소설 작가 열전 1 – 이금이 작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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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이금이 지음|사계절출판사|2017년|612쪽

이금이 작가가 역사적 소재로 쓴 첫 장편소설이자 휴먼드라마입니다. 2권으로 분권한 책도 있어요. 1920년 일제강점기부터 1954년 해방 이후까지 우리 역사와 함께 그 시절을 살아낸 멋진 언니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이 말 한마디로 당시 누구도 꿈꾸지 못했을 인생을 살아 낸 수남과 여덟 살 생일 선물로 수남을 갖게 된 자작의 딸 채령, 두 소녀의 매혹적인 성장담과 드넓은 공간을 아우르는 여정은 그 시절 사람들의 삶과 이어져 우리 모두를 역사 속 시공간으로 데려갑니다.

#한국소설 #청소년소설 #역사 #수남이 #채령이 #강휘 #준페이 #일본군위안부성노예피해자 #임시정부

'까방권을 드립니다, 청소년소설 작가 열전 1 – 이금이 작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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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희의 방』

이금이 지음|푸른책들|2010년|312쪽

아마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이금이 작가의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읽고 자랐을 거예요. 달밭마을의 소년 소녀 소희, 미르 바우 이야기를요. 20년 전에 나온 작품인데 독자들의 끈질긴 요청으로 2010년에 《소희의 방》이 나왔고, 2014년에 《숨은 길 찾기》가 나오면서 《너도 하늘말나리야》 3부작이 완성되었지요. 소희, 미르, 바우도 독자들과 함께 성장해서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생이 되었고요. 달밭마을을 떠나 열다섯 살이 된 소희가 친엄마와 재회하여 새로운 가정에 들어가면서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한국소설 #청소년소설 #성장 #너도하늘말나리야 #숨은길찾기 #소희 #미르 #바우 #레테의강

'까방권을 드립니다, 청소년소설 작가 열전 1 – 이금이 작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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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삶』

이금이 지음|문학동네|2019년|256쪽

평행세계라는 SF 소재를 사용한, 이금이 작가의 또 한 번의 신선한 변신이 돋보이는 작품. 허구와 상만 두 소년의 이야기인데, 삼촌네 쌀집에 얹혀살면서 쌀 배달을 하는 상만이는 지방 소도시에서는 보기 드문 부잣집 아이 허구네 집에 쌀배달을 갔다가 친해집니다. 상만이는 허구가 쓴 <여행자 K>를 자기가 쓴 것처럼 해서 공모전에 내고 상까지 받게 되지요. <여행자 K>는 과거와 미래, 다양한 평행세계를 오가는 시간 여행자 이야기입니다. 열일곱 살부터 마흔아홉의 나이까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상만은 허구의 덕을 많이 봅니다. 그러면서 때때로 온전한 자신의 삶이 아닌 것 같아 불안해하죠. 전혀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는 두 소년의 성장담은 우리에게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청소년소설 #한국소설 #평행세계 #시간여행 #SF #뻥쟁이 #똘마니 #선택

'까방권을 드립니다, 청소년소설 작가 열전 1 – 이금이 작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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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불주머니』

윤혜숙 지음│단비│2020년│204쪽

 때론 역사가 소설보다 더 치열한 법이다. 마지막 황제 순종의 두 번째 부인인 순정효황후는 14세의 어린 나이에 황후가 된다. 1910년 한일병합이 강압적으로 이루어질 때 황후의 나이는 고작 17세였다. 이완용을 비롯한 친일파들에 의해서 한일병합체결 어전회의가 있을 때 병풍 뒤에서 엿듣고 있던 황후는 뛰쳐나가 옥새를 치마 속에 감췄다고 한다. 물론 큰아버지인 친일파 윤덕영은 황후의 치마 속을 뒤져 옥새를 찾아냈다. 소설은 비정한 이 장면을 모티브로 하여 120년 전 그 시대를 따라간다.
 괴불주머니는 자투리 천으로 만든 삼각 모양의 주머니에 수를 놓은 장식품이기도 하다. 삼각 모양의 각 모서리는 물, 불, 바람 같은 삼재를 막아주는 벽사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수방 나인인 연수는 괴불주머니를 순정효황후에게 왜 선물했을까? 어린 황후에게 풍전등화 같은 나라의 운명을 막아줄 행운 주머니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을지도 모른다. 작가는 우리 고유의 자수 이야기와 괴불주머니를 통해서 암울했던 시대를 펼친다. 그 시대의 여전사는 비단에 수를 놓아 괴불주머니를 만든 연수이기도, 옥새를 빼돌렸던 순정효황후이기도 하다.

#한국소설 #한일병합과옥새찬탈사건 #역사추리물 #괴불주머니의의미 #수방나인과순정효황후 #술술읽힘 #영화같이잘읽힘

'시대를 앞서거나 이끌거나, 일제 강점기의 여전사들 (게스트 큐레이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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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치마 마트료시카』

김미승 지음│다른│2020년│200쪽

디아스포라, 그리스어로 ‘씨를 뿌린다’는 의미다. ‘검정치마 마트료시카’는 나라를 잃었던 암울한 시대에 살았던 디아스포라 고려인들의 이야기다. 더 깊이 들어가자면 혁명가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여전사 김알렉산드리아와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된 노동자 김윤덕의 이야기다. 그들이 씨를 뿌리듯 역사의 거대한 바퀴 속에서 희망을 뿌렸던 치열한 이야기가 눈물겹게 펼쳐진다. 러시아의 마트료시카라는 전통 공예품에 검정 치마를 입힌 마트료시카로 만들어 쑤라에게 선물한 아버지의 선택은 많은 걸 의미한다. 마트료시카 인형이 의미하듯 그 안에 더 작은 마트료시카 인형이 계속 나오는 것처럼 쑤라의 안에는 더 많은 쑤라가 존재함을 알려준다. 러시아 동쪽 끝 이역만리에서 벌어진 그들의 고단한 삶과 나라의 운명은 어찌 그리 닮았는지 읽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그러한 곳에도 언제나 혁명은 살아있기 마련. 그 주체적인 주인공들의 고난과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씨를 뿌리며 희망을 품었던 디아스포라 고려인들의 용기와 성장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한국소설 #일제감정기 #사할린의고려인 #여성혁명가와독립운동가 #혁명가알렉산드라세묘노비치김 #강제징용노동자김윤덕 #흥미로움

'시대를 앞서거나 이끌거나, 일제 강점기의 여전사들 (게스트 큐레이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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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공녀 강주룡』

박서련 지음│한겨레출판│2018년│256쪽

여성 노동자의 권리는 지켜지고 있는가? 오래전 이 물음에 답한 노동자가 있었다. 을밀대에 몸을 묶고 고공농성을 한 최초의 여성 노동자 강주룡의 이야기다. 엄혹한 시대에 더 암울한 환경을 온몸으로 겪어야 했던 강주룡은 주체적인 여성의 삶을 보여준다. 비굴하지도 처연함을 가장한 신파적인 요소도 없다. 그래서 강주룡이 더 매력적이다. 그 시대를 살아간 많은 여성의 삶이 그러하듯 강주룡 역시 아버지에 의해서 일방적인 혼인을 한다. 빤하게 살아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강주룡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 오히려 정해진 길을 뿌리치고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그렇기에 강주룡이 억압된 환경 속에서 부당한 노동을 외치며 지붕 위로 올라간 용기에 박수를 치게 된다. 시대가 바뀐 지금도 체공녀 강주룡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여성, 남성이라는 성을 떠나서 수없이 많은 강주룡이 이제는 더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꿈꿔본다.

#한국소설 #한겨레문학상수상작 #최초의고공농성여성노동자 #모던걸 #노동운동 #술술읽힘

'시대를 앞서거나 이끌거나, 일제 강점기의 여전사들 (게스트 큐레이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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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가져도 되오?』

오채 지음│단비│2018년│176쪽

꿈이라는 건 꾸라고 있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여기 꿈을 꾸는 게 아니라 가져버린 여성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여의사 김점동의 이야기다. 딸만 넷인 집에 막내로 태어난 김점동은 자신 때문에 어머니가 할머니로부터 갖은 구박을 받는 걸 보면서 자랐다. 여성의 존엄이 무너지는 걸 가장 가까운 어머니를 통해서 확인한 셈이다. 그렇기에 김점동이 꿈꾸었던 건 더 무모해 보였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계집애라는 말에 도전이라도 하듯 김점동은 이화학당에 들어간다. 무성한 소문과 편견이 있던 시대였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꿈을 향해 첫발을 딛기 시작한 김점동은 훌륭한 조력자들을 만나면서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이화학당에 들어가서는 언니와 편지로 연대하며 각자의 꿈을 응원하기도 한다. 선교사의 도움과 남편인 박유산의 외조도 있었다. 조선의 아픈 역사 속에서 여성이 꿈을 갖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의 조력이 더없이 소중하다. 김점동이기도 하고 김에스더, 후에 남편의 성에 따라 박에스더가 된 우리나라 최초의 여의사가 된 한 여인의 꿈을 따라가 보자.

#한국소설 #조선최초의여의사 #김점동 #이화학당 #꿈을담은편지 #김에스더박에스더 #재미와감동

'시대를 앞서거나 이끌거나, 일제 강점기의 여전사들 (게스트 큐레이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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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슬립2119』

임어진, 정명섭, 이하, 김소연 지음│사계절│2020년│180쪽

2119년 임시정부 수립 200년이 되는 미래 시대가 이 소설의 배경이다. 정확한 기록이 소실되었다는 상상력을 통해서 과거 유물의 흔적을 미래의 도구를 통해 찾아간다는 발상이 신선하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며 네 명의 작가가 찾아가는 과거의 그 어느 지점은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 준다. 양자역학이라는 기술을 통하여 역사의 흔적을 추적해가는 과정은 흥미롭기까지 하다. 일제 강점기에 활동했던 여성 독립운동가는 사실 숨은 그림처럼 우리 역사의 곳곳에 숨어 있다. 숨어 있기에 조명이 덜된 것이 아니라 그간 남성중심적인 독립운동가가 더 많은 조명을 받았기에 덜 드러난 것뿐이다. 타임슬립을 통하여 찾아간 네 명의 여전사를 만나본다면 시대적 편견과 고단한 그들의 삶 속에서 열정적으로 피워냈던 독립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간절했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한국소설 #한국사복원프로젝트 #임시정부수립200주년 #독립운동비행사_귄기옥 #마트료시카_주세죽 #영화밀정과남자현 #사상기생_현계옥 #여성독립운동가 #타임슬립한일제강점기

'시대를 앞서거나 이끌거나, 일제 강점기의 여전사들 (게스트 큐레이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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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파』

박해울 지음|허블|2019년|224쪽

우주 유영 중에 거대 운석과 충돌해 난파된 우주크루즈 오르카호, 아비규환이 된 오르카호에서 의사 ‘기파’는 살아남은 사람들을 치료하고 다닌다. 이 이야기가 지구에 전해져 지구에서는 ‘기파’에 관한 책들이 나오고 기파는 지구 영웅이 된다. 기파 구출에 막대한 현상금이 걸리고 기파를 구하러 간 우주 택배원 충담은 ‘기파’의 정체를 알게 되는데... 우주 여객선의 성자이자 지구인의 희망이 된 의사 ‘기파’의 실체가 밝혀진 다음,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며 비로소 시작하는 소설. ‘완벽한 인간’ 대신 ‘섀도 크루’로 존재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돌리는 그림자 노동의 현실을 SF로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한국소설 #SF #반전있는작품 #우주크루즈 #그림자노동 #진실

'열일곱 남학생, 소설을 읽다 (독자맞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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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삶』

이금이 지음|문학동네|2019년|256쪽

상만과 허구, 너무 다른 환경의 두 고등학생 소년이 서로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상만'과 ‘허구', 말 그대로 ‘허구’의 세계를 사는 주인공 허구는 <여행자 K>라는 이름으로 자기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여행자 K는 평행 우주를 여행하는 자로 지금 여기에 있으면서, 동시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허구와 상만이 30년 동안 살면서 펼쳐놓는 인생의 수많은 선택과 경우의 수는 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실수와 후회로 가득한 삶이라도 아직 우리 앞엔 가지 않은 길이 놓여 있다. 살아 있어 아직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금이 작가 특유의 흡인력 있는 이야기 솜씨로 풀어낸 작품.

#한국소설 #평행세계 #경우의수 #삶으로의초대

'열일곱 남학생, 소설을 읽다 (독자맞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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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인 서울』

한정영 지음|사계절|2020년|192쪽

읽어보진 않았어도 누구나 아는 카프카의 소설 <변신>엔 하루아침에 벌레로 변신한 그레고르 잠자가 나온다. 이 작품에서 모티프를 따온 《변신 인 서울》에는 하루아침에 토끼로 변한 주인공 소년 ‘반희’가 등장한다. 줄곧 1등을 유지하던 반희는 등수가 밀려나자 자신의 성적을 지키기 위해 무서운 방법을 동원한다. 하지만 곧 비밀은 들통날 위기에 놓였고, 시험날 아침 반희는 토끼로 변해 있다. 반희는 다시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손에 땀을 쥐고 흥미진진하게 읽다가 결말에 이르면, 그 서늘함이 너무나 우리 현실 같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한국소설 #카프카 #변신 #입시 #성적 #토끼

'열일곱 남학생, 소설을 읽다 (독자맞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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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회도 살인사건』

윤혜숙 지음|서해문집|2018년|300쪽

조선 후기 화사들의 삶과 시대상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역사소설이자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지는 과정이 흥미로운 추리소설. ‘계회도’는 관료들의 모임을 그림으로 남기는 것으로, 일종의 단체 사진 같은 것이다. 당시엔 모임에 참석한 사람 수대로 그림을 그려 나눠 가졌다 한다. 임금의 얼굴 ‘어진’을 그릴 화가로 추천받을 <어진화사모임>이 있던 날, 계회도를 그렸던 진수 아버지가 의문의 죽임을 당한다. 일종의 조폭이라 할 수 있는 ‘검계’들이 벌인 우발적 살인사건으로 일단락된 이 사건은 3년 뒤, 진수를 친동생처럼 돌봐주던 인국이 범인으로 몰리면서 큰 파장을 일으킨다. 진수는 진실을 직접 파헤치기로 하고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는데, 인국을 포함해 용의자 세 명 모두가 수상하다. 과연 아버지를 죽인 범인은 누구이며, 왜 죽였을까?

#한국소설 #역사소설 #추리소설 #계회도 #화사 #예술가

'열일곱 남학생, 소설을 읽다 (독자맞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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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 삼촌』

현기영 지음|창비|2015년|372쪽

7~8살 눈앞에서 친척들이 죽어가는 참혹한 현장을 본 후 그 트라우마로 말더듬이가 된 작가는 4.3사건을 얘기하지 않고는 평생 글을 쓸 수 없을 거라는 절박함으로 <순이 삼촌>을 썼다. 반공 논리가 세상을 지배하던 1979년의 일이다. 제주 4.3사건을 처음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던 이 작품으로 작가는 감옥살이를 하고 고문까지 당했다. 토벌대에 남편과 아이들을 모두 잃은 순이 삼촌은 옴팡밭의 시체 더미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지만 신경쇠약과 환청으로 온전한 삶을 살지 못했다. 이미 그때 죽었다던 순이 삼촌은 결국 30년 전 살았던 그 밭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대표작 <순이 삼촌> 이외에 처절한 살육현장을 재현한 <도령마루의 까마귀>, 폭도에 가담한 아버지를 둔 소년의 불안한 심정을 담은 등단작 <아버지> 등 4.3사건과 관련된 10여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한국소설 #작가체험을소설화 #4_3사건고발한최초소설 #4_3사건재현한단편소설10편 #소설발표후투옥 #감동과묵직한메시지

'우리 현대사의 아픈 기억, 제주 4.3사건 (독자맞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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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된 아이』

김소연, 윤혜숙, 정명섭 지음|우리학교|2020년|176쪽

세 편의 단편 소설을 담은 책입니다. 코로나19 시대에 처음으로 겪은 낯선 풍경에서, 우리도 어쩌면 한 번쯤 상상해 봤던 일들을 만날 수 있는 소설들입니다. 자가 격리, 동선 추적, 공적 마스크, 코로나19 시대에 익숙해진 말들이지요? 14일 동안 자가 격리 중인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요? 공개하고 싶지 않은 가정 환경과 자랑할 것 없는 이동의 흔적을 낱낱이 공개해야 하는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흔한 마스크 한 장이 누군가에게는 구하기 힘든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일하느라 땀이 흘러도 하루 온종일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노동자가 있다는 것을 떠올린 적 있나요?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준 다양한 상상이 담긴 소설들을 읽다보면, 앞으로 인간의 사회는 어떻게 변할 것인지, 또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어요.

#한국소설 #단편소설집 #코로나19 #자가격리 #일상이_된_마스크 #동선추적 #코로나19로_달라진_삶의풍경

'코로나 이후 세상은 어떨까 (독자맞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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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밭의 은하수』

안오일 지음|다른|2020년|216쪽

동학혁명의 마지막 혈전이라고 할 수 있는 장흥 석대들 전투를 배경으로 한 책입니다. 그 때 역사를 바꾸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여러 사람들 중 청소년에 집중한 책이라서 더욱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아픈 역사를 바꾸기 위해 뭉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흔히 아직 어리다고 칭해지는 청소년들이 나라의 주권을 찾기 위해 뭉친 용감한 이야기, 한 번 읽어보시는건 어떨까요?

#한국소설 #연대 #동학혁명 #전투 #청소년소설 #나라의주권 #너도나도 #뭉치고 #이겨내자

'함께라서 가능한 일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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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를 지켜라!』

신여랑, 윤혜숙, 박경희, 이상권, 정명섭 지음|서해문집|2020년|204쪽

실화를 바탕으로 소설로 풀어낸 혁명의 모습들이에요. 4·19혁명을 바로 보여주기 보다는 근처의 다른 지역들에서 일어났던 시위와 인물들을 중심으로 풀어내는데, 그 날에 있었던 아이들의 눈에서 이야기를 읽다보니 더 생생하고 슬프긴 합니다. 나라를 위해 뭉쳤던 불특정다수들의 힘과 마음을 느끼며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해요.

#한국소설 #민주를지켜라 #연대 #학생 #뭉쳐서지키자 #학생의힘은_위대하다 #청소년소설

'함께라서 가능한 일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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