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독자맞춤)

‘사회복지학과에 가고 싶은데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책을 읽고 싶어요!’

이 주제를 신청한 친구의 마음에 일단 감동! 많은 돈을 벌고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싶다니 말입니다. 이런 착한 마음을 가진 친구가 꼭 사회복지학과에 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우리 사회의 그늘지고 추운 곳에 있는 이들이 환하고 따뜻한 길을 걷도록 손잡아 주는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서 다섯 권의 책을 추천해 봅니다.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책을 부탁하신 ㅊㅊㅊ친구 쭈님의 요청 큐레이션입니다.


『로지나 노, 지나』

이란주 지음|우리학교|2020년|280쪽

한국사회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사는 사람들. 누가 먼저 떠오르세요? 외국인노동자, 이주노동자가 떠오르지 않나요?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미등록 이주민들의 삶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르포소설이에요. 주인공 로지나는 방글라데시 소녀랍니다. 다섯 살에 엄마와 함께, 아빠가 있는 한국에 왔어요. 로지나의 가족은 한국에서 살지만 그 삶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산 거 아니야. 그냥 일만 했지.”라고 말할 정도의 신산하고 고단한 삶이었습니다. 읽다보면 로지나 가족과 주변 이주노동자들 이야기에 펑펑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우리 곁에 제법 오랜 시간동안 이주노동자들이 살아왔다는 것을 느끼게 될 거에요. 그들은 진짜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걸까요. 마치 무엇을 위한 도구나 수단처럼 일만 하고 있는 걸까요.

#한국소설 #청소년소설 #르포소설 #외국인_노동자 #이주민의_역사 #미등록_이주민 #언제까지_불법사람인가


『미영이』

전미화 글, 그림|문학과지성사|2015년|38쪽

주인공은 미영 어린이입니다. 어느 날 엄마가 어디론가 떠나서 돌아오지 않아요. 혼자 남겨진 미영이가 외로운 시간, 엄마가 없는 시간, 엄마를 그리워하는 시간을 보내는 가여운 모습을 만날 수 있어요. 어느 날 갑자기 보호자(양육자)가 사라져버린 어린이, 가정이 해체되고 제대로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지요. 사회는 ‘미영이들’을 어떻게 보듬고 응원해야 할까요? 참, 미영이 엄마는 돌아올까요?

#그림책 #사라진_엄마 #엄마없이_사는_외로움 #미영이들을_응원하자 #가정의_해체


『단순한 진심』

조해진 지음|민음사|2019년|268쪽

쓰라린 이야기에요. 35년 전 프랑스로 해외 입양되었던 한국계 나나가 자신의 기원을 찾아 한국에 와요. 한국에 와서 입양 전 자신을 돌보던 기관사를 찾다가 생각지 못했던 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과거, 기지촌의 한 여성은 아기를 낳았는데 흑인 혼혈이었어요. 이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돕는 또 다른 여성이 있었지요. 둘은 힘을 모아 아기를 정성을 다해 키웁니다. 세 명의 여성으로 이뤄진, 완벽하게 행복한 가족 공동체였지요. 하지만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행복한 날은 끝납니다. 학교에 가서 놀림과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는 날마다 집에 와서 눈물을 흘려요. 결국 두 명의 엄마는 아이를 해외로 입양 보내지요. 나나, 그리고 가족 공동체를 이뤘던 이들은 모두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타인이지만, ‘연관된 타인’, ‘연루된 타인’들입니다. 아프고 쓰린 삶을 살던 이들이지요. 해외 입양, ‘기지촌 여성’, 인종 차별과 같이 묵직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현실과 만나게 될 거에요.

#한국소설 #해외_입양 #여성의_연대 #사람곁의_사람 #가족의_의미 #17세이상추천


『노란들판의 꿈』

홍은전 지음|봄날의책|2016년|308쪽

이 책의 그릇은 장애인 노들야학의 투쟁의 역사입니다. 하지만 읽다보면 투쟁사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그릇에 담긴 내용은 어떤 이들의 뜨거운 마음이거든요. 곁에 있는 서로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만나게 되는 책입니다. 우리는 집에서 나와, 친구를 만나고, 친구와 떡볶이를 사먹고, 쇼핑을 하는 일상을 숨 쉬듯이 자연스럽게 생각하지요. 하지만 장애인들은 이러한 평범한 일상을 누리기 위해서 싸워야 했습니다. 온몸을 내던지며 싸워서 얻어낸 ‘특별한 일상’이지요.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저항하고, 사랑하고, 싸우고, 온몸을 밀고 나가며 사는 뜨거운 사람들을 만나 보세요.

#에세이 #장애인 #노들야학 #권리는_투쟁해서_얻는것 #일상을_얻기위해_저항하는_사람들 #17세이상추천


『뭐든 다 배달합니다』

김하영 지음|메디치미디어|2020년|272쪽

플랫폼 노동, 요즘 이 말 많이 들어봤지요? ‘배달의 민족’, ‘쿠팡’과 같은 배달 앱을 이용하여 일하는 사람들(배달 기사, 퀵 서비스, 대리 운전)의 노동을 뜻하죠. 플랫폼에 창작물을 올리는 웹툰 작가, 소설 작가, 유튜버도 이에 포함된다고 하네요. 어떤 친구들은 플랫폼 노동이 괜찮아 보인다고 해요. 자신이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도 하고요. 과연 매력적이기만 할까요? 작가가 직접 체험한 이야기를 읽어보면, 플랫폼 노동의 현실이 어떤지, 플랫폼 노동에서 사람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알게 됩니다. 갈수록 많아지는 플랫폼 노동자들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도요. 보다 인간을 생각하는 노동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사회과학 #사회문제 #플랫폼_노동자 #노동_문제 #뭐든_배달되는_사회 #17세이상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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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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