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질문』
오사다 히로시 지음|천개의바람|2014년|36쪽
오사다 히로시 지음|천개의바람|2014년|36쪽
김정선 지음|사계절|2018년|52쪽
한국전쟁이 배경이에요. 박순득과 이순득, 두 소녀는 친구 사이에요. 두 소녀는 늘 숨바꼭질을 하며 놉니다. 갑자기 전쟁이 시작되고, 피난을 떠나면서 둘은 헤어집니다. 하지만 소녀의 마음에 피난길도 숨바꼭질 놀이였어요. 피난길의 여정에서도 이순득의 마음은 계속 박순득과 숨바꼭질을 합니다. 그래서 콩밭에 누워 잠을 청할 때도, 산길을 하염없이 걸을 때도, 강을 건널 때도 힘든 줄 몰랐어요. 잔인한 전쟁이 어린아이의 마음에서는 ‘친구와의 놀이’였으니, 다행이지요. 하지만 영원한 다행, 마냥 계속되는 행복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아련한 슬픔도, 평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권윤덕 글, 그림|사계절|2010년|48쪽
“지금 세상에는 그런 일 없어야지. 나 같은 사람 다시는 없어야지. 내 잘못도 아닌데 일생을 다 잃어버리고…….” 심달연 할머니의 말씀이에요. 할머니는 1940년 무렵 열세 살 나이로 일본군에게 끌려가 몸과 마음이 다 망가진 채 고국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로부터 50여년이 흘러서야, 열세 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고생한 이야기를 증언합니다. ‘나 같은 사람이 다시는 없어야지.’라는 말에 담긴 마음은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사람이 사람에게 잔인하고 못된 짓 하지 않는 세상을 바라는 마음, 누구나 평화롭고 자유롭게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겠지요. 꽃 할머니의 마음을 만나보세요.
홍성담 글, 그림|평화를품은책|2017년|44쪽
1980년 5월 18일, 전라도 광주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나요? 이 책은 5·18민주화항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답니다. ‘새날’이라는 어린 소년이 등장해요. 새날이는 이유도 없이 계엄군의 총을 맞고 세상을 떠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라고 해요. 새날이는 운동화 비행기를 타고 80년 5월 광주로 갑니다. 그 날이 궁금했던 것이지요. 어떤 일이 있었길래? 새날이가 본 것은 도시를 지켜내는 사람들이었고,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자신의 목숨을 다해 희생하는 사람들이었어요. 민주주의가 위협당하는 순간에, 시민들이 나서서 애 쓰는 것을 본 것이지요. 민주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사람들이 눈물 흘리고, 땀 흘리고, 피 흘리는 것을 본 것입니다. 그러니, 민주와 평화는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요.
권윤덕 글, 그림|평화를품은책|2016년|60쪽
잊으면 안 되는 일이 있지요. 기억해야 하는 일들이 우리 역사에는 촘촘히 박혀 있습니다. 제주4.3사건도 그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제주도를 아름다운 여행지로만 떠올리지는 않나요? 제주는 아름다운 섬이지만,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슬프고 아픈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1947년부터 1954년에 이르기까지, 제주의 많은 주민들이 죄 없이 죽어간 일이지요. 이 책은 그 학살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소녀의 목소리를 통해서 ‘제주4.3의 비극적인 시간’을 이야기합니다. 상처를 다시 드러내는 것, 아픔을 다시 상기하는 것에 힘이 있지 않을까요? 상처를 보듬고 아픔을 치유하는 힘 말이에요. 우리가 4·3을 기억하는 것에는 평화를 기원하는 강한 힘이 있답니다.
이영아 글, 그림|평화를품은책|2017년|52쪽
이 책을 펼치면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몰라요. ‘근현대사의 아픔이라더니. 귀신 이야기만 나오네.’ 읽다보면 곧 마음이 짠~해집니다. 코끝이 시큰해집니다. 조선 시대부터 일본인들이 부산에 들어와 일을 하며 살았어요. 돈 많이 벌어서 고국에 돌아가려는 꿈을 가진 이들이었지만, 부산에서 삶을 마친 사람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부산 아미동에 일본인들의 공동묘지가 있었고요. 그런데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피난 온 사람들이 터 잡고 살 자리가 없으니, 이 공동묘지 위에 터를 잡고 삽니다. 무덤 위에 얼기설기 집을 짓고, 일본인 무덤의 비석이 그대로 화분 받침이 되고, 집의 댓돌이 된 것이지요.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타국에 묻힌 일본인들, 전쟁 때문에 고향을 떠나와 공동묘지 위에서 살게 된 사람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아픔과 그리움을 간직한 사람들이라는 거겠죠. 사람과 사람이 서로의 아픔을 껴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아마 따뜻한 위안을 선물 받게 될 거에요.
전미화 글, 그림|문학과지성사|2015년|38쪽
주인공은 미영 어린이입니다. 어느 날 엄마가 어디론가 떠나서 돌아오지 않아요. 혼자 남겨진 미영이가 외로운 시간, 엄마가 없는 시간, 엄마를 그리워하는 시간을 보내는 가여운 모습을 만날 수 있어요. 어느 날 갑자기 보호자(양육자)가 사라져버린 어린이, 가정이 해체되고 제대로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지요. 사회는 ‘미영이들’을 어떻게 보듬고 응원해야 할까요? 참, 미영이 엄마는 돌아올까요?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지음 | 보림 | 2005년 |24쪽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 지음|책읽는곰|2008년|33쪽
제목을 보면 내용이 궁금해지는 그림책이다. 쿠키에 인생이 있다는 것인데, 요리사가 쓴 작품처럼 보이기도 하고, 쿠키에 얽힌 사연을 소개한 책인 것도 같다. 이 그림책은 쿠키를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 인생 이야기를 담았다. 예를 들어 “참는다는 건, 쿠키가 다 익을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 아주 작은 일상생활에서도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중학교 졸업을 앞둔 학생들도 중학교 시절을 보내면서 배운 지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다비드 칼리 지음|문학동네|2007년|56쪽
우리는 누군가를 또는 무엇인가를 기다릴 때가 많다. 약속 시간에 친구가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구입한 상품이 빨리 배달되기를 기다리며, 재미있는 드라마가 빨리 방영되기를 기다린다. 이 그림책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기다리는 순간이 잘 나와 있다. 특히 기다림의 순간을, 빨간색 끈을 활용한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무척 인상적이다. 중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이 가장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아니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 코로나19가 없는 세상일 것이다. 코로나19가 없는 세상에서 나는 무엇을 기다릴지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안느-마르고 램스타인, 마티아스 아르귀 지음|한솔수북|2015년|176쪽
정란희 지음|양상용 그림|위즈덤하우스|2018년|44쪽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그림책이지만 담고 있는 이야기는 묵직하다. 1949년 1월, 한림면 판포리에 습격한 토벌대를 피해 숨어 지내던 아영이네 가족. 음식을 구하러 집으로 간 아영이는 경찰이 쏜 총에 쓰러지고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아래턱을 잃었다. 이 일로 아영이는 평생 말을 제대로 할 수도 음식을 씹을 수도 없게 되었다. 잃어버린 아래턱을 감추기 위해 평생 무명천을 두르고 다녀야 했던 진아영 할머니는 남의 밭일을 도와주고 해초를 캐며 힘겨운 삶을 살았다. 그녀의 슬픈 삶이 가슴먹먹한 감동과 미안함으로 다가온다.
이고은 지음|웅진주니어|2012년|44쪽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고향옥 옮김|주니어김영사|2016년|32쪽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손자가 공책 하나를 발견해요. 이 공책에는 할아버지가 쓴 천국에 대한 탐구가 적혀있어요. 천국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무덤의 디자인도 해봅니다. 천국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방법들도 여러 가지 적어놔요. 상처 딱지가 되어, 길에서 나눠주는 화장지가 되어, 지나가는 아기가 되어... 주인공은 생각하죠.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먼저 간 천국에 가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죽음이 두려웠던 걸까? 피식피식 웃을 거리가 많으면서도 생각할 거리도 던져줍니다. 요시타케 신스케의 『보이거나 안 보이거나』, 『그것만 있을 리가 없잖아』, 『만약의 세계』도 강추합니다.
레이프 크리스티안손 지음|고래이야기|2018년|32쪽
장 자끄 상뻬 글, 그림|김호영 옮김|열린책들|2018년|122쪽
프랑스를 대표하는 그림 작가 장 자끄 상뻬의 작품입니다. 상뻬 특유의 가냘픈 선과 담담한 채색이 어우러진 따뜻한 작품입니다.
작품은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와 시도 때도 없이 재채기를 하는 아이의 우정을 그립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자신의 ‘다름’이 어쩌면 괴로움이나 부끄러움이 될 수도 있는데요. 둘은 ‘다름’을 서로를 확인하는 ‘특별함’으로 바라봅니다.
둘의 우정은 재채기를 하는 아이가 이사를 가면서 잠시 멀어지지만 성인이 된 둘은 우연한 기회에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우정을 쌓아갑니다. 잔디밭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마지막 장면이 특히 뭉클했던 작품입니다.
한국의 만화가 김성희 작가의 작품 중에 <똑같이 다르다>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장애아동 통합 보조교사로 일하며 바라본 세상을 그린 만화인데요. 제목이 말하듯, 친구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같음’을 찾아내기보다 ‘똑같이 다름’을 확인하는 관계가 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백석 지음|홍성찬 그림|창비|2007년|52쪽
여우가 자주 나오는 골짜기에 사는 가족이라고, ‘여우난골족’이래요. 이들의 설날 이야기입니다. 일가친척이 큰 집에 모여 서로 안부를 묻고, 배나무 동산에서 놀고, 밤새 속닥거리고, 맛나게 먹는 하루가 펼쳐집니다. 옛날 말에 평안북도의 사투리까지 섞여 암호 같던 시가, 이 그림책으로 보면 ‘아하!’ 이해될 겁니다.
윤동주 지음|이성표 그림|보림|2016년|40쪽
함민복 지음|한성옥 옮김|작가정신|2017년|52쪽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렸구나 / 흔들려 덜 흔들렸었구나” 현대시인인 함민복의 시 ‘흔들린다’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참죽나무 한 그루가 페이지마다 그려져요.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게, 매번 다른 모습이에요. 여백 많은 한성옥 작가의 그림은 마치 바람과 공기를 그림으로 그린 듯해요. 아름답고 놀랍습니다.
밥 딜런 지음|폴 로저스 그림|엄혜숙 옮김|바우솔|2017년|4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