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의 편지』
조현아 지음ㅣ손봄북스ㅣ2019년ㅣ264쪽
조현아 지음ㅣ손봄북스ㅣ2019년ㅣ264쪽
장우룡 쓰고 그림|레드리버|2020년|692쪽
모두 세 편이라 엄청난 두께에 기가 죽겠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만화여서 무엇보다 재밌고 책장도 술술 넘어간다. 비행기 특히 전투기에 빠져 있는 밀리터리 덕후라면 더 그렇다. 1권은 제대로 훈련도 받지 못한 채 전쟁에 투입된 전투기 조종사 10명의 이야기를 통해 비극적인 전쟁의 모습과 조종사들의 애환을, 2권은 참전용사로 한국 공군의 탄생에 주요한 역할을 한 미군 조종사 딘 헤스 소령의 이야기로 군인이 가져야 할 인류애와 사명감에 대해 보여준다. 마지막 3권에서는 일제강점기 때 일제에 맞서 싸웠던 동료를 전쟁 때문에, 이념 때문에 총칼을 겨눠야 했던 조종사 곽경필의 인간적 고민과 갈등에 대해 그리고 있다. 작가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밀리터리 연구가보다 더 철저한 고증을 통해 치열한 전투 장면뿐만 아니라 한국 전쟁을 살아냈던 역사 속 인물들까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만화 #대한민국공군창설의역사 #6.25전쟁속전투조종사 #군인의사명과인간적고민 #3권으로구성 #생생한그림과푹빠지는이야기
아오야마 고쇼 지음|서울미디어코믹스|1997년|150쪽
고등학생 탐정 구도 신이치가 이상한 약을 먹고 8살짜리 꼬마의 몸이 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코난이야말로 T의 전형적인 캐릭터가 아닐까요? 감정에 호소하는 여러 용의자들의 말에 휩쓸리는 란의 아빠 모리와는 정반대로 객관적인 사건의 현장만 보고 범인을 잡아내는 코난의 모습은 보는 사람들이 사이다라고 느낄 정도로 명쾌합니다. 추억의 코난 다시 읽어보아요!
노라 크루크 지음│권진아 옮김│엘리│2020년│292쪽
독일인인 작가가 가족의 역사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책입니다. 이 책의 작가는 독일인이라는 이유로 가지고 있는 죄책감을 마주하여 몰아내고자 조상의 역사를 찾아갑니다. 이 책의 구성은 독특한데요, 사진과 그림, 편지가 있는 스크랩북 같으면서 만화로 이야기를 전개할 때도 있고 평범하게 서술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 구성때문인지 읽고 나면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한 편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독일인이 갖는 전쟁과 역사에 대한 죄의식과 그것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지만 생각할 거리가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독일이 이런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교육하는지도 엿볼 수 있어요. 지나간 역사에 대한 죄책감을 마주하고 용감하게 드러내는 책을 읽고 우리의 역사를 생각하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서이레 지음|문학동네|2020년|280쪽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홍한결 옮김|윌북|2020년|128쪽
“난 위험하고 구질구질한 중독에 푹 빠졌어. 무슨 중독이냐고?”
바로 책 중독^^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혼자 피식피식 웃기도 하고, 위로 받기도 하고, 사람인 양 온기를 느끼기도 할 겁니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저자이지만, 만나면 왠지 나와 잘 통할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책 좋아하는 친구들과 같이 읽고, 책에 나오는 이런 제목으로 대화하면 재미날 것 같아요. “나에게 책이란?”, “책이 사라지면 그리울 것들”, “내 책장의 책들” 지구에는 나처럼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이 생각만으로도 두근두근!
압듈라 글, 그림|한빛비즈|2020년|304쪽
흔히 해부학이라고 하면 몸통을 가득 채운 내장기관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몸이 아파 병원에 자주 들락거리는게 지겨워 해부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가 해부학과 운동생리학에 빠져들었고, 결국 건강함과 체대 졸업장을 손에 쥐게 되었다는 압듈라 작가의 관심은 뼈와 근육에 집중된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내 몸의 뼈대와 근육이 어디에 어떻게 붙어 있는지 알고 시작하기에 적절한 책이다. 만화라서 부담없고, 그림도 멋져서 제대로 알 수 있는데다가, 작가의 드립력도 무시무시하다. 꼭 보세요, 두 번 보셔도 좋아요!
보선 지음|푸른숲|2020년|440쪽
남무성, 황희연 지음|남무성 그림|오픈하우스|2013년|268쪽
만화책을 좋아하는지? 음, 만화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영화를 해야하나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거야. 여러분이 좋아하는 봉준호 감독이 만화 마니아인 건 잘 알지? 물론 만화 자체가 재미 있기도 하지만 만화의 프레임 구성과 대사 등이 영화와 아주 비슷해. 그래서 좋은 만화를 보다 보면 저절로 영화를 만드는 공부가 되거든. 스토리보드라고 영화를 촬영 하기 전에 영화의 청사진을 설계하는 작업인데 이게 딱 만화야. 그러니 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는 한번쯤 꼭 봐야 할 만한 책이지. 만화 보면서 카메라의 시점이나 앵글 등을 살펴 볼 수 있다면 여러분은 이제 자기 영화를 촬영할 준비가 된 거야.
신인철 지음|마리기획|2020년|246쪽
이름부터 대놓고 ‘학습만화’라고 티를 내고 있다. 심지어 책의 목차조차도 2018년에 입학한 고1부터 배우기 시작한 통합과학 교과서의 순서를 그대로 따라가고 다. 현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에 재직 중인 현직 교수님이 수많은 강의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가장 이해하지 못하거나 어려워하는 부분에 집중하여 이를 만화로 풀어내고 있다. 조금은 어설픈 그림체가 만만해 보이지만, 내용은 결코 허술하지 않다. 만화책이긴 한데 그림에 비해 말이 지나치게 많은 것이 조금 아쉽다.
조진호 지음|위즈덤하우스|2016년|424쪽
유전은 너무나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기에, 우리는 유전에 그다지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종종 눈에 띄여서 ‘사촌이 땅을 살 때마다 아픈 배 부분’만 골라서 자극시키는 ‘좋은 유전자 몰빵’의 사례들이 아니라면, 그다지 의식하지도 않으면서 살 거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유전자, DNA, 표현형, 유전 법칙 등이 확립되는 과정에는 소위 말하는 ‘천재’ 과학자들 여러명의 평생을 바친 연구와 치열한 대립이 있었다. 생물학을 전공한 전직 게임개발자 출신의 작가는 자신의 두 가지 장점을 살려 주요한 생물학적 개념을 마치 게임 속 주인공이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을 빌려 펼쳐낸다. 그 흥미진진한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머릿속에 유전학의 역사와 기본 개념이 떠오르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마리오 파리넬라 글, 그림 & 하나 로스 글|황승구 & 김소정 옮김|푸른지식|2017년|각 164쪽, 152쪽
뇌와 신경은 우리가 지금 이 글을 눈으로 보고 머리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본체인 동시에, 지금 우리의 몸이 제대로 기능할 수도 있도록 조율하는 관리자이기도 하다. 본체인 동시에 관리자이고 입력과 처리와 출력을 동시에 담당하는 기관이라 이해하기가 쉽지 않기도 한 분야가 뇌와 신경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신경과학과 박사학위를 지닌 전문가답게(심지어 이를 번역한 인물조차 신경과학자!), 감각을 담당하는 말초신경에서 시작하여([더 센스]) 뇌를 구성한는 신경세포들과 그 역할([뉴로코믹])을 하나의 로드 어드벤처 무비 형식을 빌어 제공하고 있다. 내용은 상냥하지만, 공포 만화에서 볼 법한 다소 그로테스크한 그림체와 중세풍의 표지 디자인이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뿜어낸다.
래리 고닉 지음|전영택 옮김|궁리|2015년|244쪽
원래 래리 고닉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과학’ 시리즈에서 화학/물리학/생물학/지구환경/통계학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글을 만화로 옮겨낸 과학만화전문가이다. 그 많은 시리즈 중에서 래리 고닉이 직접 글과 그림을 모두 담당한 것이 바로 이 대수학과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미적분]이다. 사실 래리 고닉은 하버드대학 수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수학과 박사과정을 밟다가 돌연 만화가로 전직한 특이한 경력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책은 위에서 이야기한 다른 만화들보다 약간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건 사실이다.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는 문제 풀이에만 익숙해져 기계적으로 수학 문제만을 푸는 것이 의미없다 생각될 때 즈음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김명호 지음|이데아|2020년|304쪽
덕업일치를 이룬 과학덕후 김명호 작가의 신작. 저자는 과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직업적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과학의 본질인 ‘알고자 하는 열정’에 푹 빠져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대상에 대한 이해의 정도가 얼마나 깊이 들어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표상 같은 인물이다. 김명호 작가의 책 중에서 학습만화적 성격이 더 짙은 것은 [김명호의 생물학 공방](사이언스북스, 2015), [김명호의 과학 뉴스](사이언스북스, 2017)이지만, 이들을 읽기 전에 과학이라는 본진에 대한 실체를 파악하기를 원한다면 이 책을 더 권하고 싶다. 과학이 지금껏 그 모습을 형성해온 과정이 오롯이 녹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