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린 해부학자입니다』

앤디 위어 |강동혁 옮김 | RHK |2021년 | 692쪽 |

어릴 적부터 유난히 기린을 좋아하던 어린 여자아이는 자라서 기린만 연구하는 기린학자가 된다. 동물원에서 삶을 마치고 죽은 기린의 부고로 시작되는 그의 일은 일견 끔찍하고 괴기스럽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의 기린 사랑은 단지 기린을 잘 돌보는 것을 넘어, 자신이 끔찍하게 좋아하는 기린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는 욕망으로까지 번진다. 그래서 그는 기린을 해부한다. 지상에서 가장 큰 동물, 나무 꼭대기 여린 잎에서부터 바닥에 졸졸 흐르는 시냇물까지 엄청난 거리를 이동하는 기린 목의 비밀을 알고 싶은 것이다, 수십구의 기린의 사체를 해부한 끝에, 비로소 알게 된 기린의 진실과 미지의 세계를 알아가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과학자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지식은 일상을 풍성하게 만들고 익숙한 것에 가치를 부여해 새로운 깨달음을 낳게 함으로써 일상을 빛나게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가장 옳은 것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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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이 가장 옳은 것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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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에는 진화의 역사가 있다』

가와카미 가즈토 지음│ 김소연 옮김│ 문예출판사│ 2021년 │272쪽

인간에게 있어 닭의 가치는 오로지 죽은 뒤에만 의미있다. 죽은 닭은 ‘치느님’이라 칭송되며 온국민이 1인 1닭이 가능한 때가 바로 등따숩고 배부른 태평성대라 소리 높여 외치면서도 살아있는 닭을 연구하는 것은 그다지 멋진 일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모름지기 조류학자란 검은머리물떼새처럼 천연기념물이거나 오목멧새처럼 한눈에 보기에도 빠져들 것 같은 그런 새들도 많은데, 흔하디 흔한데다가 그닥 예쁘지도 않은 닭은 연구 대상으로는 그다지 멋져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 닭에 빠진 조류학자가 있다. 그는 그야말로 닭의 모든 것을, 볏부터 발톱까지, 깃털에서 내장까지 하나하나 샅샅히 훑어나가며 그 속에 담긴 진화적 의미를 파헤친다. 너무도 친근해서 누구도 몰랐던 닭에 대한 A to Z의 과학적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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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이 가장 옳은 것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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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 버네스 우즈 |이민아 옮김|디플롯| 2022년 |396쪽

흔히 진화의 조건으로 적자생존(適者生存, Survival of the fittest)을 꼽는다. 환경에 가장 적합하게 진화한 존재, 혹은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존재만이 살아남는다는 뜻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이 최적자(最適者)를 무조건 강하고 힘세고 무자비한 존재라 여겼다. 하지만 틀렸다. 그랬다면 지구상에서 최고 포식자들 외에는 살아남을 수 없었을 테니 말이다. 적자생존이라는 개념은 틀리지 않았지만, 적자의 조건을 우리느 잘못 알고 있었다. 가장 오래 살아남는 이들은 적을 모조리 섬멸한 자가 아니라, 가장 많은 친구와 조력자를 만들어 협력한 다정한 자였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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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정하도록 진화되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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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의 진화』

로버트 액설로드 |이경식 옮김|시스테마|2009년 |292쪽

인간의 본성이 사실은 다정하고 친절하다는 말을 하면,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곤 한다. 원래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 유전자에 지배되는 것이 아니었냐고 말이다. 살아남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기적 유전자의 속성이 이미 사회 전반에 널리 알려진 탓이다. 하지만 유전자의 속성이 인간이라는 유기체의 속성에 그대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모든 모래알이 둥글고 단단하다고 하여, 그 모래알로 이루어진 모래사장 여기 둥글고 단단하지는 않다. 오히려 고정된 모습 없이 이리저리 변할 뿐이다. 유전자의 속성이 우리의 본성에 그대로 투영되지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심지어 이기적인 생존본능으로 똘똘 뭉친 존재가 어떻게 이타적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아니 이타적 행동을 하도록 진화되었는지 설명한다. 이타적 행동이 오히려 생존에 발버둥치는 이기적 유전자의 욕망을 가장 잘 실현하는 전략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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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정하도록 진화되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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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길이 되려면』

r 김승섭 | 동아시아 |년 | 320쪽 |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옛말이 있다. 이 말은 진짜일까, 바램일까. 한 사회역학자가 이 오랜 격언을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꼼꼼하게 살핀다. 자신의 불행을 감춘 이들보다 이를 드러내고 주변과 공유했던 사람들일수록 아픔에서 헤어나온 시간이 짧았고, 그 아픔이 영구적인 흉터가 되어 자리잡을 가능성도 낮아졌다. 반면 사회적 관계의 촘촘함과 단단함은 개인이 불행과 아픔에서 더 빨리 벗어나도록 돕는다. 장수하는 로세토 마을의 비밀은 식이요법이나 주거환경이 아니라, 서로 이웃을 챙기고 안부를 묻는 무형의 연결망에 있었다. 경쟁은 인간은 병들게 하지만, 공존은 인간을 치유한다.

#아픔이길이되려면 #김승섭 #역학 #사회역학 #불평등은건강마저잠식한다 #하리

'우리는 다정하도록 진화되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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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헤일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