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린 해부학자입니다』
앤디 위어 |강동혁 옮김 | RHK |2021년 | 692쪽 |
어릴 적부터 유난히 기린을 좋아하던 어린 여자아이는 자라서 기린만 연구하는 기린학자가 된다. 동물원에서 삶을 마치고 죽은 기린의 부고로 시작되는 그의 일은 일견 끔찍하고 괴기스럽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의 기린 사랑은 단지 기린을 잘 돌보는 것을 넘어, 자신이 끔찍하게 좋아하는 기린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는 욕망으로까지 번진다. 그래서 그는 기린을 해부한다. 지상에서 가장 큰 동물, 나무 꼭대기 여린 잎에서부터 바닥에 졸졸 흐르는 시냇물까지 엄청난 거리를 이동하는 기린 목의 비밀을 알고 싶은 것이다, 수십구의 기린의 사체를 해부한 끝에, 비로소 알게 된 기린의 진실과 미지의 세계를 알아가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과학자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지식은 일상을 풍성하게 만들고 익숙한 것에 가치를 부여해 새로운 깨달음을 낳게 함으로써 일상을 빛나게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가장 옳은 것이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