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과 응원봉”, 『똑같은 얼굴』
조규미 지음|사계절|2023년|45~72쪽
페이지가 훌훌 넘어가게 몰입되고, 누구나 자기 경험을 연결할 수 있으면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쉽게 읽을만한 단편소설을 찾는다면, 『똑같은 얼굴』 속, “축구공과 응원봉”을 추천합니다. 나, 차우현은 촉망받던 축구 선수였으나 부상으로 축구를 그만둔 중학생입니다. 축구부일 때는 조별과제에 깍두기처럼 끼여 무임승차할 수 있었으나, 이젠 핑계 댈 수 있는 훈련이 없습니다. 축구가 없는 시간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죠. 우현은 윤현재, 송미단과 같은 조가 되어, 노래 하나를 골라 소개하는 음악 수행과제를 하게 됩니다. 반 1등인 윤현재는 점수 잘 받을만한 곡으로, 송미단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 바준의 곡을 고르겠다며 첫날부터 옥신각신하죠. 그러다 현재가 할아버지 장례식으로 수행과제에서 빠지면서, 둘만 남게 돼요. 우현은 미단을 통해, 한때 자신의 전부일 정도로 사랑했으나 지금은 피하고 싶은 축구를 다시 좋아할 용기를 냅니다. 운동을 그만둔 친구들이라면 우현에게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