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이야기, 특별한 주인공들 (게스트 큐레이터)

문학은 뭐니뭐니해도 상상력이고, 상상력하면 판타지나 SF 장르가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호빗』 같은 판타지, 『기억 전달자』 같은 SF 등 전통적 작품이 아님에도 읽다보면 이상한 상상력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 궁금해 하며 계속 책장을 넘기거나 반대로 알쏭달쏭해 하며 책장을 덮게 되지요. 그럴 때 ‘내가 책을 제대로 읽었나?’ 스스로를 의심하며 서둘러 책장을 덮지 마세요. 이야기를 열린 마음으로 읽다보면 어느새 주인공의 마음이 전달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광인 수술 보고서』

송미경 지음|시공사|2020년|127쪽

‘광인’은 미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사회에서 정상인이 아니라고 판단할 때는 그 사람이 진짜 비정상일 수도 있지만 사회가 잘못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청소년 이연희를 광인으로 판단해 그의 옷부터 시작하여 몸까지 해체하는 기괴한 외과 수술을 시도하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형식 또한 주인공의 일기와 외과의사의 수술기록 보고서로 이루어져 있지요. 참으로 그로테스크하지만 어떤 리얼리티한 이야기보다 기억에 남는, 한 청소년의 슬픈 사연입니다.

#판타지 #미친사람 #외과수술 #읽는데_인내심_필수 #한국소설


『번외』

박지리 지음|사계절|2018년|148쪽

이 작품의 주인공은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사건을 일으킨 범인의 친구입니다. 이런 극단적 사건에 휘말린 주인공의 심정은 대체 어떨까요? 이야기는 사건이 발생한 일 년 후 주인공에게 일어난 변화를 이야기합니다.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를 더듬어 비로소 발견하는 삶의 의미들, 우연히 일어난 비극 때문에 사는 것 자체가 ‘번외’가 되어 버린 소년의 가슴 아픈 기록을 1인칭 독백으로 들려줍니다.

#만화 #한국소설 #생존자서사 #고등학교교총기사건 #1인칭시점 #모더니즘


『하니와 코코』

최상희 지음|비룡소|2017년|248쪽

제목이 참 달콤하지요? 제목만큼이나 달콤한, 맛있는 빵과 잼 이야기도 많이 나옵니다. 그러나 달콤한 이야기 속에 짜고 맵고 쓴 눈물이 담겨 있습니다. 저마다의 상처를 묵묵히 견디던 인물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데, 그중 하니와 코코의 정체는 독자를 계속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면 하니와 코코가 왜 서로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일 수밖에 없는지 그 비밀을 알게 됩니다.

#한국소설 #가정폭력 #여행 #정체성 #쉬어가며_읽기


『청기와주유소 씨름 기담』

정세랑 지음|창비|2019년|84쪽

도깨비와 만나 씨름을 하는 옛날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나요? 이 작품은 주유소에서 알바를 하던 소년이 우연찮게 밤새 도깨비와 씨름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입니다. 참으로 신기한 기담이지만 이 판타지가 사실처럼 느껴지는 것은 진짜로 홍대 사거리에 청기와 주유소가 있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주유소 자리를 놓고 벌이는 인간과 도깨비 간의 백 년간의 숨 막히는 대결,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디선가 도깨비가 나타나 씨름을 걸어올 것만 같습니다.

#도깨비 #씨름대결 #백년의시간을_80쪽에 #읽기쉬움 #한국소설


『현아의 장풍』

최영희 지음|북멘토|2019년|224쪽

오래 전 저 멀리 우주에서 ‘설계자’들이 ‘시뮬레이센 지구’를 창조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그들이 만든 공간으로 인간은 그들의 피조물이죠. 어느 날 한낱 지구인이자 피조물인, 한국 청소년 강현아가 프로그램 오류로 대단한 장풍을 쏘게 되고 오류를 제거하기 위해 설계자 미카가 출동합니다. 무협과 SF와 로맨스까지 섞여 있는, 이 정신없는 이야기에 빠져 보세요.

#시뮬레이션지구 #장풍 #지구를_지켜라! #길지만_단숨에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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