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큐레이션은 도서관 러버들을 위한 것입니다. 시간만 나면 운동장에 나가 공을 차는 친구들도 있지요. 또 시간만 나면 보건실로 쪼르르 가는 친구들도 있고요. 한편 우리 도서관 러버들은 어떤가요? 시간만 나면, 아니 없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도서관으로 우당탕탕 달려가지 않나요? 오늘 추천하는 네 권의 책은 모두 도서관 또는 책이 있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이에요. 우리 도서관 러버들, 이 책 읽으면 도서관에 대한 사랑이 재크의 콩나무처럼 하늘까지 자랄 거에요.
『도서실에 있어요』
달로와ㅣ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박우주 옮김ㅣ2021 l 384쪽
이 소설은 작은 도서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다섯 편의 연작 소설에 다섯 명의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나옵니다. 이들은 20대에서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연령대가 다양하고, 직업 또한 여성복 판매원, 가구 제조업체 경리, 전직 잡지 편집자, 백수, 정년퇴직자로 모두 달라요. 나이와 직업은 다르지만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어요. 삶과 일에서 비롯된 ‘문제’를 안은 채, 마음이 상한 채, 도서실에 우연히 오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이들은 도서관에서 고마치 사서를 만나는데, 고마치 사서는 아주 특별한 책추천을 합니다. 고마치가 어떤 추천을 하는지 궁금한 사람은 이 책, 꼭 읽어보세요! 책이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변하게 하는지 궁금한 친구에게도 추천합니다.
『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
문학동네ㅣ마르크 로제 지음, 윤미연 옮김ㅣ2020 l 316쪽
책방을 운영하며 평생 책을 사랑한 피키에 할아버지는 파킨슨병과 녹내장으로 책을 볼 수 없게 되자 가장 아끼는 책 3천권을 가지고 노인 요양원으로 들어갑니다. 할아버지는 요양원에서 신입직원 그레구아르를 만나지요. 그레구아르는 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눈이 불편해진 피키에 할아버지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을 하게 됩니다. 차차 책을 낭독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어요. 요양원은 책과 낭독회를 중심으로 흥미로운 일이 펼쳐집니다. 책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삶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책입니다.
『다라야의 지하 비밀 도서관』
더숲 ㅣ델핀 미누이 지음, 임영신 옮김ㅣ2018년 l 244쪽
이 책은 소설이 아니에요. 사실을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35만 명이 넘는 사망자와 1000만 명 이상의 난민을 낳은 시리아 내전의 중심 도시 다라야가 배경인데요. 다라야에 남겨진 사람들은 전쟁의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우연히 폐허에서 책을 찾아내고는 청년들이 나서서 지하에 도서관을 만듭니다. 생명조차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도서관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사람에게 책이란 궁극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 읽어보세요. 도서관도 책도 다르게 보이게 될 거에요.
『파리의 도서관1~2』
하빌리스ㅣ자넷 스케슬린 찰스 지음, 우진하 옮김ㅣ2021 l 620쪽
1939년 프랑스 파리에서 스무 살 오딜은 파리에 있는 미국 도서관에 사서로 취직합니다. 오딜은 도서관 직장 생활에 설레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서 또 설렙니다. 하지만 나치 독일이 파리를 점령하면서 오딜의 사서 생활은 더 이상 즐겁지 않아집니다. 위험에 처하게 되어요. 전쟁은 오딜이 근무하는 직장뿐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도 사랑하는 연인도 친구도 가족도 파괴해 버리지요.
전쟁은 누구의 삶도 아름답게 지켜주지 않았어요. 오딜의 애인이면서 경찰인 폴은 오딜이 존경하는 코헨 교수를 체포해 수용소로 보냅니다. 오딜은 코헨 교수를 잃고, 우정을 잃고, 폴과 헤어져요. 오딜은 미국인과 결혼해서 미국으로 떠나 버립니다. 도서관에서 사람을 사랑하고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삶은 전쟁을 통과하면서 부서졌고 망가졌어요. 이들의 삶에, 상처가 아무는 시간에 책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책’을 생각하게 되는 책
난 독서 중!! 넌 어떤 책 읽니? – 책과 독서,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
로애
오늘도 덕질의 힘으로 삶을 밀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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