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지음| 창비| 2014년| 216쪽
5.18의 비극을 다룬 이 소설이 나왔을 때는 세월호 참사 바로 직후였어요. 읽는 내내 서럽게 운 기억만 가득해요.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라는 문장은 1980년 5월에서 2014년 4월로 우리를 데려가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공감하게 했지요. 중학교 3학년 동호가 목격한 친구 정대의 죽음. 이후 합동분향소가 있는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 관리를 도우며 주검들을 위로하고 친구의 죽음을 떠올리며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5.18 광주항쟁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마주한 또 다른 비극들과 이어져 있습니다. 작가는 왜 이 이야기를 써야만 했을까 고민하며 읽어보면 좋은 작품입니다.
한강 지음| 2021년 | 문학동네 | 332쪽
한강 작가는 이번엔 제주4.3의 슬픈 역사 속으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이 작품 역시 《소년이 온다》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인공이 1980년 5월 광주에 대한 소설을 쓴 소설가 경하입니다. 제주도 중산간에서 목수 일을 하는 친구 인선이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하고 경하에게 연락해 경하는 갑작스레 제주도로 향합니다. 인선의 어머니가 열세 살에 겪은 수많은 주검과 구덩이. 1948년 4월 3일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세세한 내용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 어떤 감정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곱씹어보면 좋을 듯합니다.
김초엽 지음|자이언트북스|2021년|392쪽
표지부터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는데 내용도 미래 시대의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내용이어서 다른 책들보다 흥미로웠어.주인공들의 복잡한 우정과 비즈니스 관계 같은 인간관계와 사건의 원인을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궁금해져서 후딱후딱 읽은 책이야.중학교 생활하면서도 친구 간의 사이에 대해 고민이 많은데 미래 시대로 설정된 책 속에서 조금 다르지만 친구가 되었고,그렇지만 친구는 아닌 인물들의 이야기가 역시 친구 문제는 어렵구나를 느낀 것 같아.서로가 적이 되고 믿을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는 것 같은 책 속 상황에서도 서로를 믿고 함께 나아가는 모습이 꽤 감동적이야.
김문경 외 지음 | 사계절 | 2024년 | 183쪽
이 책은 제10회 한낙원 과학소설상을 받은 수상작을 모은 책입니다. 청소년을 위한 SF 작품 모음집이지요. 폐허가 된 지구 이야기, 등에 뿔이 자라는 아이와 외계인 이야기, 안드로이드가 어린 아이를 돌보는 이야기, 우주에서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청소년의 이야기, 등은 과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입니다. 상상력을 펼쳐 만든 이야기지만, 이야기가 담고 있는 문제 의식의 뿌리는 우리가 발 딛고 사는 현실에 있습니다. 이것이 SF 의 매력이지요. 과학적 상상력으로 꽃을 피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김태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 167쪽
다른 생각에 빠질래야 빠질 수 없는, 몰입할 수밖에 없는 여섯 편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모두 십 대, 청소년들의 이야기예요. 친구를 괴롭히던 가해자가 피해자가 겪었던 고통을 그대로 겪게 되는 이야기, 처음으로 사랑에 빠지고 서로를 배려하는 관계를 조금씩 배우는 이야기, 자신이 죽은 곳을 떠나지 못하고 맴도는 영혼의 이야기, 비의 경계선을 찾아 모험을 하는 이야기 등은 흥미롭고 동시에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만들어요. 상상력이 마구 달려나가는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조우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 195쪽
이 소설집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은 다양합니다.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여학생이 할머니의 연애를 알고 충격 받아 이를 추적해 가고, 뱀파이어 친구를 만나 오랫동안 시달리던 두통이 사라지기도 하고, 사랑과 연애 특히 성적 욕망에 관심이 폭발하기도 하는 명랑하고 유쾌한 청소년들이 등장합니다. 청소년의 통통 튀는 발랄한 특성이 살아있는 이야기들이지요. 반면에 현장 실습을 나갔다가 사고사를 당한 아들을 그리워 하는 어머니의 이야기에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쏟아지기도 합니다. 발랄함도 아픔도 또 슬픔마저도 선명한 소설집입니다.
윤해연 지음 | 비룡소 | 2022년 | 170쪽
기발한 상상에서 출발한 이야기 여섯 편을 담은 책입니다. 등에 깃털이 돋아나는 상상을 해본 적 있나요? 귓바퀴에 아가미가 생기는 상상은요? 특정한 누구에게만 들리는 소리나 불쾌한 냄새를 경험한 적 있나요? 몸의 감각, 몸에서 비롯되는 상상은 주관적이고 내밀한 것들이지요. 이 이야기들은 사실 누군가의 아픔이자 상처를 담고 있습니다. 작가는 여섯 편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작은 ‘깃털’을 달아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추락하더라도 작은 깃털로 다시 날아오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썼다고 합니다.
탁경은 지음 | 사계절 | 2022년 | 160쪽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 268쪽
우리가 가지기 쉬운 고정 관념이 있어. 도움의 방향에 대한 것이야. ‘도움이라는 것은 경제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더 나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에 못 미치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야.’ 이런 생각을 가지기 쉽지. 그런데 실제 삶은 그렇지 않아. 내가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얻을지 또는 위안을 얻을지 예측할 수 없어. 여기에 이 책의 매력이 있어. 반듯한 청년이 노숙자 아저씨로 인해 마음의 용기를 얻게 되고 씩씩하게 삶을 걸어가게 될 거라는 예측은 삶의 공식에 없는 거잖아. 살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에게 유쾌하고 따뜻한 영향을 어떻게 미칠 수 있을지 상상하면서 이 책을 만나봐. 덩달아 유쾌해질 수 있어. 나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힘을 주어야겠다는 욕망을 가지게 될 거야.
김민서 지음 | 창비 | 2024년 | 220쪽
사람은 누구나 ‘마음의 상처’를 가지게 마련이야. 그 시기와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 세상의 사람들은 이 상처들을 어떻게 극복하는 걸까. 아니, 이 상처들에 어떻게 대응하는 걸까. 이 책은 사람은 연약하면서도 강한 존재라고 말해. 우리는 모두 약하디 약한 존재지만 동시에 매우 강한 존재라는 거지. 약한 마음은 작은 일에도 하루에 몇 번씩 무너져 내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자기 존재를 책임지고 인생을 살아내는 강한 존재니까 말이야. 특히 연약한 마음과 연약한 마음이 서로에게 기대고 서로에게 손을 내밀 때, 인간의 힘은 더욱 커지고 위대해져.
황보나 지음 | 168쪽 | 2024년 | 문학동네
누군가에게 불행이 일어나길, 또는 좋은 일이 생기길 빌어 본 적 있나요? 네임스티커에 내 이름을 적어 놓고 뭔가 간절히 빌어 보면 어떨까요? 결과는 12월에 확인해 보기. 이상한 강민구와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에서 고은서는 차별과 편견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속에서 스스로 성장합니다. 소수자성, 새로운 형태의 가족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자연스럽게 일깨우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역시도 한 뼘 더 자라게 됩니다. 민구와 은서, 명두 삼촌, 루비 엄마 등 멋진 인물들을 만나 보세요.
김정 지음 | 창비 | 2023년 | 316쪽
탁경은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년 | 212쪽
이송현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 248쪽
이꽃님 | 문학동네 | 2023년 | 192쪽
일단 이 책은 연애 소설입니다. 사랑, 연애, 이런 단어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죠? 각기 마음의 아픔을 지닌 지오와 유찬이 만납니다. 이 소설은 두 아이의 시선을 번갈아 가며 서술되는데요. 첫사랑의 두근거림과 서로에게 기울이는 마음으로 아픔을 치유하고 조금씩 성장하는 두 사람을 만나보세요.
조우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 | 196쪽ㅊ
다섯 편의 단편을 모은 소설집인데 각기 개성과 재미가 다채롭다. 첫 번째로 실린 「할머니의 유튜브 재생 목록」만 읽어도 이 책이 단박에 좋아진다. 아기 때 부모를 잃고 한쪽 눈마저 시력을 상실한 효리와 할머니 이야기 인데 시종일관 유쾌하고 사랑스럽다. 반전처럼 문장 사이사이로 그 신산한 삶의 무게가, 슬픔이 크게 와닿는다. 「에버 어게인」은 죽은 사람을 마치 산 사람처럼 만나게 해주는 VR 프로그램 체험을 다룬 SF인 줄 알고 읽다가 진실을 알게 되면 크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 드는 작품이다. 산업체 파견 실습생들의 죽음과 너무 많은 김용균의 어머니 이야기를 새롭게 각인시킨다. 「사과의 사생활」은 그동안 남성 중심으로만 이야기되던 성에 대한 금기를 깨고 여성 청소년들의 주체적인 성적 권리를 건강하고 유쾌하고 긍정적으로 다뤘다. 지금의 청소년을 비롯해 모든 독자들에게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전하는 소설집이다.
#사과의사생활 #조우리 #한국소설 #단편집 #사랑 #성 #사회 #연대 #성장 #대한민국해방보다_더_힘든_여성해방
전앤 지음 | 사계절출판사 | 2023 | 196쪽
196만 원이라는 거금을 하루 동안 쇼핑에 탕진하고 부모님이 운영하는 중국집 미주홍에서 양파 까기 노예생활을 하며 간신히 빚을 청산한 홍미주. 이제 빚은 다 갚았나 싶었는데 난데없이 오백 원을 빚졌다며 갚으라는 사람이, 아니 귀신이 나타난다. 교통사고로 ‘령’이 된 세아는 쌍둥이 동생 세정에게 그 빚을 갚으라 한다. 갑작스럽게 세상에서 사라져 진짜 마이너스 인생이 되어 버린 세아는 살면서 하고 싶은 많은 일들을 경험할 기회를 영영 잃어버렸다. 미주는 세아에게 오백 원을 빚졌던 일을 기억해내지 못해 세정이에게 딱 세 번만 관심을 주면 되는 조건으로 그 애 주변을 맴돈다. 그러면서 미주와 세정, 세아는 외로움과 슬픔을 덜어내는 방법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마침내 미주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오백 원으로 얽힌 세아와의 추억을 기억해 낸다. 미주 역시 훗날 빛으로 남을 오백 원의 빚을 질 기회를 누군가에게 만들어 준다. 유쾌하면서도 다정한 문체로 외로움과 친구의 상관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매력적인 소설.
#우리는마이너스2야 #전앤 #한국소설 #귀신 #친구 #우정 #관계 #외로움 #죽음 #나는_나중에_너에게_받으러_갈_거야
이금이 지음 | 문학동네 | 2023 | 168쪽
SNS 세계가 거짓이고 아름다운 것만 모아 편집한 세계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SNS 속 편집된 행복을 부러워한다. 영상 편집에 소질이 있는 선우는 성적도 성격도 모든 것이 좋아 보이는 네 명의 카리스마 집단 ‘포카리스’의 일원인 서빈이의 유튜브 영상 편집을 맡게 된다. 두 시간 동안의 촬영분 가운데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부러움을 살 만한 장면들로 편집한 이십 분짜리 동영상들은 조회 수 증가와 함께 많은 이들에게 전파되지만, 사실 잘려나간 나머지 분량 안에 이들 네 명의 비극이 도사리고 있다. 선우는 포카리스의 멤버 정후가 나머지 세 명한테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정후를 위해, 정의를 위해 더 늦기 전에 용기를 낸다.
#너를위한B컷 #이금이 #한국소설 #SNS #유튜브 #가면 #친구 #용기 #진실 #넌_유튜브_편집도_하는_애가_SNS를_믿어?
이희영 지음 | 돌베개| 2023 | 232쪽
남편이 부인을 죽이고 그 남편을 남편의 어머니가 죽였다는 일가족 살인사건. 이수의 머릿속에서 사건은 희미해졌고 할머니를 둘러싼 소문은 섬마을 솔도를 가득 메우고 있는 소금 바람처럼 간간이 이수의 혀에 비릿하면서도 씁쓸한 맛을 남긴다. 낙인찍힌 아이 이수의 이야기와 ‘문제아’ 전학생 세아의 이야기가 자연스레 맞물리며 저절로 두 아이를 연민하며 응원하게 된다. 두 아이를 지금의 불행으로 내몬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하면서. 이수와 세아, 할머니와 정우 아줌마, 지유 등 생생한 캐릭터들이 들려주는 ‘인간’에 대한 이해는 강한 흡인력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아프게 하고 다른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이희영 작가만이 해낼 수 있는 진심이 담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