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아픔을 만지는 시간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한 이를 보면, 우리는 ‘아, 얼마나 힘들까.’, ‘마음 아파. 어떻게 응원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하지만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들은 돕고 거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겠지요. 타인의 고통에 둔감한 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까요. 힘들고 아픈 사람들을 짓밟고도 마음이 아픈 줄 모르는 ‘괴물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네 가지 작품 모두 청소년 소설입니다. 타인의 아픔을 만지는 시간이 되길요. 그래서 가엾은 사람들이 점점 적어지는 사회가 되길요.


『산책을 듣는 시간』

정은 지음ㅣ사계절ㅣ2018년ㅣ180쪽

열아홉 살 수지는 소리가 없는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지는 엄마와 수화로 대화가 가능했고, 수지는 침묵의 세계를 좋아했어요. 소리가 없는 세계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혼자 놀고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한 까닭이지요. 수지는 인공 와우 수술을 받게 되면서 침묵의 세계에서 나와 소리가 있는 세계로 이동합니다. 수지는 소리가 들려서 더 행복해졌을까요? 이 소설은 무거운 문제를 안고 있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무척 섬세하고 아름답습니다. 참, 이 소설을 읽을 땐 꼭 손수건을 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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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소란』

고정순 지음ㅣ여섯번째봄ㅣ2021년ㅣ136쪽

소설에 나오는 이들 모두 아픈 사람들입니다. 마음에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에요. 무연의 가족은 엄마와 할머니입니다. 엄마는 어린 나이에 임신해서 가족에게 외면당하고, 미용실에 취업해서 혼자 아기를 낳아 길러요. 미용실에서 알게 된 송 여사를 어머니 삼아 살아갑니다. 또 소란의 가족은 오빠와 농구 코치입니다. 소란은 아빠를 따라 여기저기 얹혀 살다가 농구 코치 집에 맡겨져 살고 있습니다. 소란은 세탁시설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한 환경에서 살아갑니다. 무연과 소란의 가족 모두, 사회의 고정관념으로 보면 ‘문제’를 가진 가정이지만, 이들은 서로 사랑하고 아끼면서 사는 ‘가족’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에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이것이 궁금한 사람은 이 책 읽어보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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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일』

이현 지음ㅣ창비ㅣ2022년ㅣ328쪽

첫사랑. 단어만으로도 설렘 가득한 말입니다. 열일곱 살 호정이와 은기의 만남이 첫사랑이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사랑은 그저 상큼한 분홍빛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은기에게는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아픔이 있기 때문이에요. 작가는 “슬픔은 대개 귀하다. 우리는 슬픔에서 자라난다.”라고 합니다. 이 소설을 읽고 흠뻑 슬퍼지기를 바랍니다. 눈물을 듬뿍 쏟고 나면, 추운 겨울도 바람 거센 봄도 씩씩하게 걸어나갈 힘을 얻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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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훌』

문경민 지음ㅣ문학동네ㅣ2022년ㅣ256쪽

매일 마주 앉아 밥을 같이 먹는 사이, 추운 겨울날 옷을 따뜻하게 입었는지 확인하는 사이, 내가 한 요리를 먹는 상대방의 표정을 살펴보는 사이, 이런 사이는 어떤가요? 혈연으로 연결된 가족이 아니어도, 이런 마음을 나누며 함께 거주하는 ‘사이’는 어떤 사이일까요? 살아가는 일에 ‘정답’이 있을까 싶어요. 사람들마다 제각각 자신의 문제와 사연을 안고 살아가니까요. 어떤 형태의 삶이든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곁에 있는 이와 최선을 다해 마음을 나누는 이의 삶은 모두 정답,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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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애

오늘도 덕질의 힘으로 삶을 밀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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