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두운 터널에 있을 때, 나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다.
터널 밖에서 어서 나오라고 외치는 사람이 아니라,
기꺼이 내 곁에 다가와 나와 함께 어둠 속에 앉아 있어줄 사람.
우리 모두에겐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 『샘에게 보내는 편지』, 대니얼 고틀립(문학동네, 2006) 중
실의에 빠진 친구가 너무 안타까워서 ‘울지 마, 이제 그만 울어.’하고 위로한 적 있을 거예요. 친구가 슬퍼하고 아파하는 게 좋지 않으니까, 슬퍼하는 걸 빨리 그만두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잖아요. 하지만 어두운 터널 안에서 성급하게 움직이다가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거나 거친 벽에 부딪칠 수도 있어요. 잠시 가만히 머물러 있으면서 어둠에 익숙해지는 편이 차차 터널을 벗어나는 데에 더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 그러니 슬픔에 잠긴 누군가도 얼마간은 그 상황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힘들어하는 이를 곁에서 가만히 지켜보는 일은 정말 쉽지 않고, 더 많은 용기와 애정이 필요할 수도 있어요. 그럴 땐 슬픔이 ‘터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보세요. 아무리 길어도, 터널의 끝은 환할 거예요.
『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 슬픔에 관한 1831일의 보고서』
조우리 지음|문학동네|2022년|208쪽
즐겁고 완벽했던 그 해 가족 휴가는 동생의 실종으로 가장 끔찍한 시간이 되었다. 잘못된 제보로 인해 아버지가 범인으로 몰리고 전국민이 아는 ‘불행한 가족’이 되었을 때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달라진 것이라고는 모든 면에서 더욱 나쁘게 망가졌다는 것 뿐이다. 동생은 여전히 흔적조차 찾을 수 없고, 알코올중독이 된 엄마, 생계를 위해 닥치는 대로 일하면서 동생을 찾기 위해 애쓰는 아빠. 웃고 우는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스스로에게 벌을 내리는 나.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게 고립된 것 같은 우리 가족에 관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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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훌』
문경민 지음|문학동네|2022년|256쪽
할아버지와 살고 있는 유리. 유리에겐 사람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하나 있는데, 바로 자신이 입양되었다는 사실이다. 유리를 입양한 엄마 서정희 씨는 3년쯤 같이 살다가 집을 나갔다. 가족이지만 가족이 아닌 것 같은 할아버지와 유리. 유리는 할아버지와의 적당한 거리를 지키며 하루빨리 이 모든 상황, 관계로부터 ‘훌훌’ 벗어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유리의 독립보다 먼저 들려온 엄마의 사망 소식. 그리고 초등학생인 엄마의 아들 연우가 나타났다. 할아버지와 유리와 연우. 계속해서 이렇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페퍼민트』
백온유 지음|창비|2022년|216쪽
『기분이 없는 기분』
구정인 지음|창비|2019년|2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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