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과 두려움, 그리고 위로 – 내 곁에 네가 없다면

 

오늘 단짝친구랑 뭐 했어요? 아침엔 서로 잠이 덜 깬 얼굴로 인사하고, 별것 아닌 이야기에도 흥분하며 신나게 수다를 떨었겠죠? 집까지 가는 길을 일부러 빙 돌아서 가며 연애 이야기를 하는 날도 있겠지요? 점심을 후다닥 먹고 운동장에 나가서 공을 차거나 산책을 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집에 가서도 실시간으로 소식을 주고받기도 하고요. 매일매일 똑같아 보이는 일상도 단짝친구랑 함께라면 지루할 틈이 없어요.
저에게도 중학생 때 그런 친구가 있었답니다. 왜 과거형인가하면, 몸이 안좋았던 친구는 지금 세상에 없기 때문이에요. 친구가 떠난 뒤에 후회하는 일들이 참 많았어요. 연락 좀 자주할걸. 더 많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을걸. 좀 더 다정하게 대할걸.. 다만 지금도 가끔씩 마음속으로 말을 걸어요. “잘 지내니? 너라면 지금 이런 순간에 나에게 뭐라고 이야기해줄까.”
그리운 친구를 기억하고, 여러분도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늦지 않게 마음을 꼭 전하길 바라며 책 소개를 할게요.


『두려움에게 인사하는 법』

김이윤 지음|창비|2012년|228쪽

“오늘은 조금 서럽고 싶다. 잠시만 슬프고 싶다. 그리고 지금은 혼자인 걸 조금만 쓸쓸해하고 싶다.”
고등학생 여여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다. 아빠는 처음부터 없었다. 아니 있기야했지만 없다. 엄마는 아빠와 헤어지고 나서야 여여를 가진 사실을 알았고, 그렇게 여여의 존재를 알리지 않은 채 혼자서 낳아 길러온 것이다. 미혼모의 자식으로서 고충도 많았지만 엄마랑 단둘이 살아가는 삶도 괜찮았는데, 엄마가 암에 걸려 곧 세상을 떠날거란다. 아픈 엄마 앞에서 애써 명랑한 척하려다 실패하기도 하고, 동아리에서 만난 멋진 선배에게 설레기도 하는,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슬픔을 가진 여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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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백온유 지음|창비|2020년|228쪽(반양장)

유원은 십여 년 전 있었던 큰 화재사건의 생존자이다. 함께있던 언니는 유원만 살리고 목숨을 잃었고, 아저씨는 11층에서 떨어지는 유원을 받다가 다리에 부상을 입고 회복하지 못했다. 자신을 살리느라 목숨을 잃은 언니와 장애를 입은 아저씨. 두 사람 몫까지 잘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유원은 영영 갚을 수 없는 빚을 진 사람같은 자신의 신세가 갑갑하다. 자신이 어딘가 다치거나 잘못되었더라면 그들에게 덜 미안해해도 될까. 고마워야 할 존재들이 너무 버겁고 미워지는만큼, 유원 자신도 밉고 싫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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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말할 진실』

정은숙 지음|창비|2019년|236쪽

반전과 생각거리를 알차게 품은 여섯 편의 단편소설들. <빛나는 흔적>의 양호는 엄마와 유럽여행 마지막날 저녁식사를 하러 들어간 식당에서 인질이 된다. 남수단에서 왔다는 인질범들의 목적, 그리고 숨은 인연과 사연의 고리들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버티고>는 전투기 조종사 아빠를 잃은 수빈이 주인공이다. 전투기 사고를 아빠의 실수로 몰아가는 군당국에 맞서는 엄마와 수빈. 믿고 싶은 진실과 외면하고 싶은 진실 사이에서 나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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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테이블 식당』

유니게|문학과지성사|2019년|156쪽

늘 바쁜 엄마가 불만인 세영은, 매일같이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을 차려주시는 희수네 엄마가 너무 좋다. 세영과 희수만을 위한 희수네 엄마의 ‘원 테이블 식당’에서라면 더는 필요한 것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희수네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고, 세영과 희수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하루하루 무너져가는 희수를 지키기 위해 갖은 애를 쓰던 세영은 점차 희수와의 시간이 답답하고 도망치고 싶다. 힘들어하는 친구를 외면하려고 하다니, 나는 어쩌면 이렇게 나쁠까. 하지만 정말 힘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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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

모리 에토 지음|고향옥 옮김|사계절|2018년(개정판)|224쪽

저승으로 향하는 길에 이벤트 당첨! 이승으로의 홈스테이 기회가 주어졌다. 며칠 전 자살로 생을 마감한 ‘마코토’라는 인물의 몸에 빙의해 미션을 수행하면 전생의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몸의 주인 ‘마코토’라는 놈이 좀 안됐다. 비겁하고 치사한 아빠, 불륜을 저지르는 엄마, 늘 괴롭히고 무시하는 형. 학교에서는 외톨이, 괴짜인가보다. 피곤한 인생이라고 생각하지만, 마코토는 마코토일뿐. 어쨋든 지금은 내가 이 몸을 사용중이니 내 마음대로 하겠다. 이전과 다른 마코토의 모습에 주변 인물들도 처음엔 당황하는 듯 하지만, 시간을 보낼수록 마코토가 알고 있던 주변 인물에게도 몰랐던 사정과 모습들이 속속 발견된다. 인간이라는 존재, 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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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 라이프』

앨리스 카이퍼즈 지음|신현림 옮김|까멜레옹(비룡소)|2008년|238쪽

노란 포스트잇에 적힌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아낸 독특한 책. 바쁜 산부인과 의사 엄마와 못지않게 바쁜 십대 청소년 딸 클레어는 같은 시간에 집에 머물며 얼굴을 보기가 힘들어, 냉장고 문 위에 포스트잇을 붙여 메시지를 전한다. ‘친구 집에서 자고 올게요’, ‘우유 좀 사다두렴’ 등의 소소하고 일상적인 대화는 어느새 엄마의 암진단 소식으로까지 이어진다. 톡으로 전하기엔 가볍거나 쑥스럽고, 편지까지 쓰기엔 부담스러울 때, 짧은 쪽지를 남겨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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