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우리끼리 하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정호승 시인의 시에도 나오네요.시에서는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라고도 합니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좋아하고 뭔가를 사랑하는 마음 안에는 외로움이 자리 잡고 있는 거 아닐까요? 찬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외로움에 대해, 좋아하는 마음에 대해 이야기 나눠요.


 

『우리의 정원』

김지현 지음 | 200쪽 | 사계절출판사 | 2022

덕질이 세상을 구한다고 하지요? 정말 그럴까요? 세상까지는 모르겠고 적어도 나 자신을 구하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 소설엔 관계에 서툰 내향형 주인공 ‘고정원’이 나와요. ‘아이돌 덕후’지만 친구들에게 털어놓지는 못해요. 랜선으로 알게 된 덕질 메이트 ‘달이’하고만 그 이야기를 나누지요. 그런데 정원이 에이세븐 팬이라는 걸 예리하게 알아보는 ‘덕후’들이 하나둘 속출합니다. 정작 달이는 갑자기 디지털 세상에서 사라지고 말았는데…. 정원은 달이 없이 현실계에서 좋아하는 마음을 나누고 소중한 관계를 맺어 나갈 수 있을까요?

#우리의정원 #김지현 #에이세븐의실제모델은누구? #덕후 #덕메 #청소년문학상 #친구 #학교생활


『어쩌다 시에 꽂혀서는』

정연철 지음 | 216쪽 | 위즈덤하우스 | 2021

꼭 좋아하고 위로받는 대상이 사람일 필요는 없지요. 제목 그대로 어쩌다 시에 꽂힌 소년이 있습니다. 인생에서 이 ‘어쩌다’는 정말 중요하지요. 겸이는 엄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겉으로는 아닌 척 위장하면서 아빠한테 마음을 닫고 지냅니다. 엄마의 작업실이 있는, 엄마와의 추억이 고스란히 쌓여 있는 집을 두고 새로 이사 간 집에서 발견한 건 기형도의 시집. 겸이는 그 시집에서 <엄마 걱정>이라는 시를 읽고 시에 눈을 뜨지요. 이제 시는 소년을 구원할 수 있을까요? 책을 읽다 보면 백석, 이상, 함민복 등이 쓴 좋은 시를 알게 돼요. 책을 읽다 보면 우리도 ‘어쩌다’ 시에 꽂히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몰라요.

#어쩌다시에꽂혀서는 #정연철 #엄마걱정 #학교생활 #상처 #치유 #가족


『독고솜에게 반하면』

허진희 지음 | 232쪽 | 문학동네 | 2020년

나는 친구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요? 나는 친구들의 본 모습을 제대로 보고 있는 걸까요? 학교가 됐든 조직이 됐든 어디에나 항상 있는 인물들이 이 책에 다 나와요. 무슨 일이 됐든 탐정 역할을 자처하며 진실을 밝히고 싶은 서율무, 절대 권력을 쥐고 보이지 않게 힘을 행사하는 여왕 단태희, 시녀처럼 그 아이를 떠받드는 박선희, 그리고 그동안의 모든 질서를 뒤흔드는 새로운 존재, 전학생 독고솜. 읽다 보면 처음에 생각했던 인물들에 대한 판단이 자꾸 바뀌게 돼요. 우리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미워하는 데에는 아무 근거 없는 나만의 선입견과 편견이 작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해주지요.

#독고솜에게반하면 #허진희 #학교 #마녀 #친구 #진실 #소문


『외로움의 습도』

전삼혜 외 | 200쪽 | 문학동네 | 2022년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을 뜻하는 ‘외로움’이라는 단어에 부정적인 의미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왠지 ‘외로우면 안 될 것 같은’ 강박에 시달리지요. 이 책은 전삼혜, 탁경은, 송미경 등 일곱 작가가 외로움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 쓴 앤솔러지예요. 누군가를 돕고 싶은데 방전이 되어 제 역할을 못 해 외로운 로봇도 있고, 나는 너무 아픈데 남들이 몰라줘서 외로운 경우도 있고, 늘 친구들과 함께하다 홀로 되어 비로소 나 자신과 함께하는 기분을 맛보는 이야기도 있어요. 때로는 이런 외로움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래야 나 자신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더 따스한 온기를 전하고 싶을 테니까요.

#외로움의습도 #앤솔러지 #감정 #관계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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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과 두려움, 그리고 위로 – 내 곁에 네가 없다면
 

인생오탈자

각종 오자와 탈자 전문. 책으로 인생의 오류와 탈선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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