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가고 싶다면?

한번쯤은 그동안 살면서 뭐가 가장 아쉬웠는지 생각해본 적 있을 거야. 지금은 시국이 시국이니 아마 대부분 여행을 많이 다닐걸, 하는 후회를 가장 많이 하지 않을까? 가지 말라고 하면 더 가고 싶은 게 사람 심리니까. 그 아쉬움을 재미있는 소설로 달래보면 어떨까? 돈도 들지 않고, 피곤하지도 않은 안전한 여행. 읽고 나면 가슴속에 깊이 새겨지고, 언젠가 꼭 한번 그곳에 가보리라 다짐하게 되는 그런 소설들을 모아봤어. 자, 일단 휴양지 룩으로 차려입고 좋아하는 과자와 음료수를 챙긴 다음, 거실 소파에 앉아 에어컨 바람을 쐬며 읽어보자.


『델 문도』

최상희 지음|사계절출판사|2014년|260쪽

스페인어로 ‘세상 어딘가’라는 뜻이라고 해. 이 책 한 권을 다 읽으면 정말 세상 어딘가를 여행하는 기분이 들 거야. 인도에서 락샤를 끄는 소년과 아련한 사랑에 빠지고 싶다면 「노 프라블럼」을, 런던 히드로공항에서 낯선 경험을 하고 싶다면 「페이퍼 컷」을, 프랑스 고르드의 수도원에 사는 소년을 만나고 싶다면 「시튀스테쿰」을 읽어봐. 아홉 개의 단편 가운데 나는 특별히 「내기」를 권하고 싶어. 그 이유는 읽고 나면 알게 될 거야. 또 이건 실제로 해볼 수 있는 여행이기도 해. 제주도에서 오름을 오르며 특정 단어를 입 밖에 내지 않는 ‘내기’를 특별한 사람과 해봐도 좋을 것 같아. 원래도 굉장히 재미있고 좋은 소설집인데 지금 읽으니 더 마음에 와닿고, 간절히 바라게 되네, 어디든 꼭 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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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망고』

추정경 지음|창비|2011년|260쪽

캄보디아에 가본 사람은 많지 않을 거야. 어느 날 갑자기 낯선 나라에서 살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겁이 날 텐데, 거기서 관광 가이드까지 해야 한다면? 이 소설을 읽으면 마치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로 일주일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들 거야. 캄보디아어로 망고는 ‘스와이’라고 해. 그래서 주인공 수아는 별명이 망고야. 이곳 사람들이 수아 발음을 스와이로 하니까. 캄보디아 사람들은 어떤지 이곳 생활은 어떤지 마치 여행기처럼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한류 열품 덕에 한국을 좋아해 한국말이 쓰인 티셔츠만 입는 이웃도 있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한국인 아빠를 만나고 싶어 하는 소녀도 있어. 수아와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우정을 쌓아가는 쩜빠야. 수아의 안내를 받으면서 캄보디아에 대한 생생한 기록 속으로 여행하다 보면 인생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기분이 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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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킹 걸즈』

김혜정 지음|비룡소|2008년|296쪽

폭력 사건으로 소년원에 가게 된 소녀가 있어. 이 작품은 소년원에 가지 않는 대신 실크로드 도보 여행 프로그램을 완주하면 된다는 달콤한 유혹에 빠진 비행 소녀들의 좌충우돌 여행기야. 실크로드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모른 채 은성과 보라는 인솔 교사 미주와 함께 뜨거운 사막을 70일간 횡단해야 해. 4시간 이상 서로 떨어져 있으면 탈락! 뜨거운 태양, 땀냄새, 부르튼 발, 입에 맞지 않는 향신료 강한 음식…. 읽다 보면 중간에 같이 도망치고도 싶지만 결국엔 끝까지 해내고 마는 이 소녀들을 응원하게 돼. 이 길을 걸으면서 우리는 은성과 보라, 그리고 미주의 사연을 알게 되지. 이런 게 여행의 묘미 아니겠어? 걷기에 익숙해질 때쯤 이들은 한층 더 성장하고, 우리도 함께 긴 여행을 마친 듯 안도의 숨을 쉬게 되지. 그리고 정말로 한번쯤은 실크로드 도보 여행에 도전하고 싶어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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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의 맛』

조남주 지음|문학동네|2020년|208쪽

제목만 봐도 장소가 어딘지 알겠지? 응, 바로 제주도야! 누구나 한번쯤은 친구들끼리 여행 가는 상상을 하고, 친구들끼리 굳은 약속을 하고, 실행에 옮기기도 하지. 이 소설에는 영화 동아리 친구 4명의 제주도 여행기가 담겨 있어.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열여섯 여학생 넷이 3박 4일로 제주도에 간다고 생각해봐. 상상만으로도 즐겁지? 같은 고등학교에 가기로 했지만 그럴 수 없는 각자의 사정이 우리를 슬프게도 하지만, 제주도에서 함께한 시간들은 이들을 또 한층 크게 하겠지. 감귤 체험장에서 따 먹은 귤이 “기대하지 않아서, 예상하지 않아서, 계획하지 않아서” 마트에서 사 먹는 귤과는 사뭇 다른 맛이 느껴지듯이,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친구들과의 여행은 서로를 낯설게 볼 수 있어 더 좋지. 이런 여행, 언젠간 꼭 실행에 옮길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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