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요청으로 들어온 큐레이션은 “양성평등”에 관한 책인데, 일단 양성평등이 아니라 성평등이라고 하고 싶어요. 성별 이데올로기를 덮어씌우는 순간 남자든 여자든 모두에게 억압적인 측면이 존재하니까요. 성평등 이슈는 성차별 문제를 들여다보고 차별을 일으키는 사회적 구조를 깨닫는 거예요. 이걸 통해 세상의 수많은 차별에 대해, 차별받는 사람들에 대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넓히는 거예요. 다른 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연대로 이어지게 하는 첫 걸음이 성평등이에요.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경계와 차별을 뛰어넘는 평등, 무수한 차별에 저항하는 불온한 청소년이 되도록 애써 보아요!
『붕대 감기』
윤이형 지음|작가정신|2020년|200쪽
미용사, 영화 홍보기획실 직원, 출판기획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다른 환경의 여성 4인의 이야기를 담았어요. 따로따로지만 하나로 이어지는 이 소설엔 사실 계층, 학력, 나이, 직업 등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녹아 있어요. 진경과 세연 두 친구의 관계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어 나가지만 결국 우리 사회의 여성들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우리는 모두 서로 잘 모르는 사이일지라도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약자들이고, 서툴더라도 서로의 붕대를 감아 줄 수 있다고.
『타임슬립 2119』
김소연, 이하, 임어진, 정명섭 지음|사계절|2020년|180쪽
퀴리 부인, 유관순 누나…. 뭔가 이상하지요? 안중근 오빠 이런 건 없는데 말이에요. 다행히 유관순 누나는(왜 언니가 아니고 누나였을까요?) 유관순 열사로 불리기 시작했지요. ‘한국사복원프로젝트’라는 부제가 달린 이 앤솔러지는 서기 2119년, 3.1운동 200주년을 앞두고 의문의 사이버 테러로 손실된 일제 강점기 자료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여성 독립운동가들 이야기예요. ‘신여성’으로 불리며 활약한 여성들이었지만 여전히 지금도 낯선 이름이 되고 말았어요. 그 이유는 뭘까요? 권기옥, 주세죽, 남자현, 현계옥. 이름을 기억하세요. SF 속에 녹아든 이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이 인물들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질 거예요.
『그날 밤, 우리는 비밀을』
김해원, 김혜정, 윤이형, 최상희, 최정화 지음|우리학교|2018년|176쪽
‘여성, 십대, 몸에 관한 다섯 개의 시선’이라는 부제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다섯 작가의 소설집이에요. 외모만으로 평가받고, 폭력에 굴종하는 삶을 살아왔던 여성들의 이야기이자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여성의 몸을 둘러싼 혐오와 편견, 구속에 당당하게 맞서는 소녀들의 비밀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얼굴에 큰 점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동정과 호기심과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존재가 된 주인공 ‘나’의 이야기를 다룬 최상희 작가의 「나의」를 비롯해 김해원, 윤이형 등 사려 깊게 글 잘 쓰기로 유명한 작가들의 단편이 실려 있어요.
#한국소설 #앤솔러지 #나는점이었어 #성평등 #십대의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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