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일구, 이젠 안녕!!

네가 처음 우리 곁에 왔을 때만 해도 마스크 쓰고 사회적 거리 지키며 조심하면 곧 사라질 거라고 믿었어. 하지만 넌 순식간에 우리의 일상을 망가뜨렸고, 우리는 다 시는 옛날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지. 너와 함께한 2년 동안 우리는 전염병이 전쟁보다 더 참혹하다는 것,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에 대한 배려와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 지구와 자연에 대한 우리의 의무에 대해 되짚어보고 그 옛날 백신도 방역 시스템도 없던 옛날 친구들은 어떻게 견뎠을까 궁금해지더라. “코일구, 잘 가!!” 고마웠다는 말은 못하지만 이제라도 이별 인사를 할 수 있어 다행이야.


『격리된 아이, 그 후』

윤혜숙, 정명섭, 정연철 지음|우리학교|2022년|168쪽

전편 『격리된 아이』가 코로나 확산 초기의 이야기라면 이 책은 코로나를 겪고 있는 세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대면 수업 이후 더욱 벌어진 학습 격차 때문에 불안해하던 상진과 친구들이 시험 살인마의 정체를 밝혀가는 이야기, 전편의 석우가 코로나로 기울어진 가정 형편 때문에 알바 생활을 하는 동구와 아빠의 폭력을 피해 가출한 혜나와 얽히면서 서로를 보듬어가는 이야기,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면서 친구 사귀기가 더 힘들어진 한결이 진짜 친구를 얻는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망가진 일상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세 아이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친구들과 나눌 이야기가 많아질 지도.

#한국소설 #격리된아이그후 #윤혜숙정명섭정연철 #코로나의일상 #학력격차 #연대의법칙 #친구맺기 #얇아서순삭


『소년 두이』

한정영 지음|서유재|2021년|224쪽

청나라 상선이 머물다 간 이후 원인 모를 역병이 돌자 음죽도에 봉쇄령을 내린다. 약재는커녕 식량까지 바닥나자 사람들의 인심은 더욱 사나워진다. 진즉에 유배령이 풀렸는데도 신분을 숨긴 채 약초꾼으로 살아가는 아버지가 원망스러운 두이. 한 사람이라도 더 살려야 한다며 환자를 돌보던 아버지가 쓰러지자 두이는 치료제인 약모밀을 구할 것인지 섬을 탈출할 건지 선택의 기로에 선다. 조선 조정의 무책임과 역병의 확산에 맞서 외로운 싸움을 하는 아버지와 우리 정부와 의료진들의 코로나 대응 모습을 비교해가며 읽어보면 더 흥미로운 책이다.

#한국소설 #소년두이 #한정영 #나라도버린백성 #치료제약모밀 #소년약초꾼 #책보드레


『괴질』

이진미 지음|다른|2021년|216쪽

긴 장마 후 원인 모를 돌림병으로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부패한 관리들은 나라에서 지원한 약재와 구휼미까지 빼돌리자 약재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가짜 약까지 나돈다. 사또의 계략으로 아버지가 죽고 마지막 남은 동생까지 돌림병에 걸리자 홍이는 약을 구하러 활인소로 들어간다. 부모의 원수인 사또의 아들 완이, 도적을 치료한 일로 가족을 잃은 검불아재, 한양에서 파견된 젊은 의관이 힘을 합쳐 호열자와 싸우는 사이 의문의 독살 사건이 벌어진다. 이 죽음 뒤에 숨겨진 음모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한 사람의 노력이 주위를 어떻게 바꾸는지, 절망의 순간일수록 끈끈한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소설 #괴질 #이진미 #호열자 #활인소 #독살사건 #역사추리소설책


『시간을 잇는 아이 1918~2020』

정명섭, 박지선 지음|책담|2021년|192쪽

제목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자신의 실수 때문에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친구 미성을 따라나선 동민, 대한광복회 회장의 딸인 친구 미성의 간도 탈출을 도우려는 이화학당의 화진과 경선, 이 둘 사이에는 마스크와 미성이라는 똑같은 이름, 전염병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인구 절반이 감염되고 14만 명이 희생된 1918년 무오년 독감과 2020년 코로나19,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낸 청소년들이 전염병의 위협 속에서 진정 지키려고 한 것이 무엇인지 되짚어보게 한다.

#한국소설 #시간을잇는아이 #정명섭 #무오년독감 #코로나팬데믹 #마스크구하기 #청소년들의삶


『쓰지 않을 이야기』

조수경, 김유담, 박서련, 송지현 지음|아르테|2020년|308쪽

코로나 정리해고로 냉동물류창고에서 일하게 된 주인공이 회사 폐쇄를 막기 위해 전염병 징후를 숨겨야 하는 조마조마한 일상을 담은 <그토록 푸른>, 무더기 확진자가 나왔던 청송 요양병원의 실제 사건을 다룬 <특별재난지역>,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추악한 어른들의 폭력에 희생당하는 아이들의 현실을 그린 <두痘>, 전염병 확산으로 달라진 보통 사람들의 일상과 상실감을 그린 <쓰지 않을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팬데믹 속에서 우리 가족과 이웃이 겪었던, 그리고 겪어야 할 이야기를 통해 코로나 이후의 삶을 생각하게 해준다.

#한국소설 #쓰지않을이야기 #조수경_김유담_박서련_송지현 #팬데믹속일상 #골라읽는재미 #조선의역병과코로나


관련 큐레이션 (제목을 클릭해주세요)
코로나19 이전, 아시아의 전염병
코로나 이후 세상은 어떨까

책보드레

 

책 읽자고 꼬드기는 사람. 안 넘어와도 미워하지 않아요

 

ㅊㅊㅊ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bookteen.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