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없이 쓰고 버리는 일회용 컵과 생수병, 비닐봉지들 때문에 태평양 바다 위에는 한반도의 7배가 넘는 쓰레기 섬이 생겨났고, 뱃속에 20kg의 플라스틱을 담은 채 고래와 거북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편리하고 저렴하다는 이유로 생각 없이 썼던 플라스틱과 비닐 제품들은 태우면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은 물론 대기를 오염시키고, 버리면 막을 형성해 바다를 망가뜨리고 미세플라스틱을 만들어 우리의 식탁까지 위협하는 게 현실이다.
환경 오염에 대한 책을 추천해 달라는 신서연님의 요청으로 다섯 권의 책을 골라봤다. 이 책들을 통해 쓰레기 행성이 되어 가는 지구를 위해 지금 실천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수상한 진흙』
루이스 새커 지음│김영선 옮김│창비│2015년│228쪽
문제아 채드에게 쫓기던 타마야와 마샬은 학교 뒷산으로 도망치다 길을 잃는다. 둘 앞에 나타난 채드가 주먹을 휘두르자 타마야는 진흙덩이를 채드 얼굴에 집어던진다. 다음날 타마야의 손에 생긴 붉은 발진은 온몸으로 번지고, 채드가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타마야가 던진 진흙덩이는 뒷산 산레이 농장에서 휘발유를 대신할 값싸고 친환경적인 연료로 개발한 유전자 조작 미생물 에르고님. 정부와 과학자들은 에르고님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생길 위험보다 에너지 고갈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생산을 결정한다. 이제 세 아이는 어제까지의 질시와 반목에서 벗어나 산레이 농장과 에르고님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하는데.
시시할 것 같은 왕따 이야기가 환경오염, 대체 에너지 개발이라는 묵직한 문제로 연결되는 치밀한 구성이 대단한 소설. 두 이야기를 정신없이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가슴을 푹 찌르는 질문 앞에 도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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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루이스 세뿔베다 지음│이억배 그림│유왕무 옮김│바다출판사│2015년│163쪽
이 이야기의 발단은 기름 유출로 인한 바다 오염이다. 온몸에 타르 찌꺼기를 뒤집어쓴 갈매기가 함부르크 항구의 어느 집 발코니에 추락한다. 마침 일광욕을 즐기던 고양이 소르바스는 죽어가는 갈매기와 새끼 갈매기를 바다로 돌려보내겠다는 약속을 한다. 알을 지키고 부화시키지만 나는 법을 가르치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다. 소르바스는 동네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백과사전에서 비행 훈련법을 찾아 가르쳐보지만 열일곱 번의 비행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난다. 마침내 소르바스와 친구들은 고양이 사회의 금기를 깨고 인간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하는데….
출간 이래 유럽에서만 200만 부 이상이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로 라틴 문학권 대표 작가 루이스 세뿔베다가 쓴 철학 동화의 고전! 낯선 존재들이 약속을 지켜나가는 과정을 통해 문제 해결의 힘은 함께 고민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연대임을 보여준다.
『뉴 어스 프로젝트』
다비드 무아테 지음│이세진 옮김│라임│2020년│232쪽
환경오염과 기후위기로 최악의 상황에 몰린 미래 지구, 소수 특권층인 언터처블만 안전한 돔 안에서 생활하고 대다수 빈민인 그레이 계급은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채 힘들게 살고 있다. 이들에게 유일한 희망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 인생 역전할 수 있는 ‘뉴 어스 프로젝트’에 당첨되는 것뿐. 언터처블의 공동학교에 특례 입학한 유일한 그레이인 아이시스는 수행 평가에서 한 조가 되는 바람에 파커 기업의 후계자인 오라이언과 함께 빈민 구역을 탐방하며 서로에게 이끌린다. 둘의 관계를 질투한 미란다의 계략으로 아이시스 가족은 NEP에 당첨돼 지구를 떠나게 되면서 이 프로젝트의 끔찍한 비밀이 드러나고 오라이언의 구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과연 지구를 버리고 새로운 행성으로의 이주만이 최선일까? 비극적 미래를 맞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한 지 들여다보게 해준다.
#유럽소설 #디스토피아SF소설 #백년후지구와인류 #언터처블과그레이 #행성이주만이답일까 #NEP의비밀 #섬뜩하지만빨려드는이야기
『최후의 탐험대』
은이결 지음│키다리│2018년│192쪽
100년 후 지구는 쓰레기로 뒤덮이고 자원 고갈로 사람들의 활동은 극도로 제한된다. 어른들이 오메가 행성으로의 소환을 기다릴 때 숨몽, 땅아, 비추나는 쓰레기더미 속에서 마을 풍경이 담긴 2018년 사진 한 장을 발견한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지구의 마지막 모습을 찾기 위해 탐험대를 만들고 버려진 아이 힘찬이와 수상한 알파맨 아저씨가 합류한다. 아이들은 오메가 행성의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만든 장본인인 알파맨이 왜 지구로 다시 돌아왔는지, 그가 지하동굴에서 하는 일이 궁금하기만 한데…
100년 후의 모습이 안타깝고 암울하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지구를 포기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울컥해지면서 어느새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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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빼앗지 마!: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에 대해 생각해 볼 것들』
김기범 지음│오르트│2019년│188쪽
십년 넘게 전 세계를 누비며 환경 전문 기자로 일했던 저자가 발로 뛰며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할 환경 이슈들에 대해 알기 쉽게 안내해준다. 이 책은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문제 외에도 미세플라스틱 오염, 탄소세 등 주제별로 나누고 생생한 사례를 들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짚어준다. 사막화로 전 국민의 30%가 환경 난민으로 전락한 몽고 이야기는 지금의 위기가 바로 코앞의 일처럼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생명과 자연 앞에서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오늘 배달 음식을 담은 플라스틱 용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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