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되고 싶다고요?

의사가 되고 싶은 청소년에게 권하는 여섯 권의 책입니다. 이 중 다섯 권은, 현재 동국대학교 의예과 2학년 안채영 학생이 권하는 책입니다. 이 학생은 고등학교 1학년 때에는 책읽기에 큰 흥미가 없었어요(채영아, 맞지?ㅋ). 하지만 독서토론수업에 참여하고 독서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함께 읽기’의 즐거움과 보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교 독서토론 프로그램들에 열심히 참여할 정도로 빠지게 되었어요. 의예과에 입학해서도, 친구들과 독서모임을 만들고 싶어할 정도로 말이에요.

의대 언니(누나)는 의학의 역사를 알 수 있고, 의사에게 필요한 덕목을 배울 수 있는 책도 권했지만, ‘의사의 세계’만 볼 수 있는 책들만 권하지는 않았어요. 환자의 질병과 죽음 뿐 아니라 자신의 병과 죽음에 대한 마음의 철학, 사람에 대한 애정, 노인 문제와 사회 복지, 죽음에서 드러나는 사회의 격차 등을 성찰할 수 있는 책도 권했습니다. 의대 언니(누나)는 알고 있는 것이지요. 세상의 모든 일이 이어져 있다는 것을, 세상의 모든 존재 역시 이어져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는 모두 이어져 있어요.

의사나 수술에 관한 책을 부탁하신 hi_ellie님의 요청 큐레이션입니다.


『정혜신의 사람 공부』

정혜신 지음|창비|2016년|152쪽

이 책의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입니다. 작가님은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을 치유하는 일을 만납니다. 이론이나 의학 지식을 중심으로 하기보다, 가장 먼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주목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공부의 중심은 지식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을 배우는 책입니다.

이 책을 추천한 안채영 학생은 의대에 입학해서 놀란 적이 몇 번 있었다고 해요. 모든 의대생들이 환자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물론 어느 직업이나 그런 사람들은 있겠지만, 직접 겪어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팠다고 해요. 인간을 이해하려는 마음이나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통해 말해주고 싶다고 합니다. “의사는 병원의 주인이 아닙니다. 그리고 의학지식이 정답인 것처럼 쓰여있지만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것은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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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흐름출판|2016년|284쪽

오늘 하루, 어떻게 살았나요? 마치 영원히 살 수 있을 것처럼 하루를 살지는 않았나요? 이 책의 저자는 서른여섯 살에 한창 ‘잘 나가는’ 의사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외부의 인정, 업무에서의 승진, 뭐 하나 안 되는 일이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폐암 말기 선고를 받습니다. 늘 타인(환자)의 질병과 죽음을 만나고 그것을 직업적으로 다루던 사람이, 돌연 자신의 죽음과 마주하게 된 것이지요. 암 선고를 받은 이후 자발적 죽음을 선택하기까지, 뜨겁게 삶을 살았던 기록이 담겨 있어요.
안채영 학생은 다른 사람도 아닌 의사가 자신의 병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낯설었다고 합니다. 의사는 주로 환자의 병과 죽음을 무수히 만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요. 질병과 죽음은 의사나 환자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이에게 어김없이 찾아온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해요. 의사는 ‘인간’을 어떤 태도로 만나야 하는지, 마음의 철학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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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

김혜원 지음|권우성, 유성호, 남소연 사진|오마이북|2011년|320쪽

서울에 사는 12명의 독거노인을 만나서 인터뷰한 기록입니다. 도시락 하나를 받아서 이틀 동안 아끼고 나눠서 먹는 할머니, 영하 10도가 되어야 난방을 하는 할머니, 20년 동안 라면으로 식사를 해결해 온 할아버지의 이야기……. 우리 곁에서 살고 있는 이들, 우리 곁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외롭고 추운 이야기입니다.
의료도 사회의 복지 중, 하나지요. 동시에 공공의 영역에 해당하는 것이고요. 이 외로운 삶이 왜, 어디에서 시작된 것인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책입니다. 노인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 이웃은, 사회는, 또 공동체는 어떤 대책을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요. 좋은 사회가 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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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격차』

니시오 하지메 지음|송소영 옮김|빈티지하우스|2019년|248쪽

안채영 학생은 “의료인에게 있어서 죽음은 항상 어려운 문제거든요. 요즘 ‘죽음은 모두에게 평등할까? 죽음에 이르는 과정과 결과까지 평등하다고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던 차에 이 책을 알게 되었어요. 저의 고민을 꿰뚫어 본 것처럼 답을 해 준 책이었습니다.”라고 하면서 이 책을 추천했습니다.
저자는 20년 동안 3000여구의 시신을 부검한 법의학자입니다. 그는 시신에서 그 사람이 살아온 흔적을 발견합니다. 10년 동안 주식으로 컵라면만 먹어 온 50대 남성의 시신에서 붉은 색이어야 할 간은 희멀건 한 노란색 지방간이었습니다. 시신에 경제적 궁핍, 외로움, 불행한 사고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지요. 부검 이야기를 통해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하면 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시신에서 소외, 슬픔, 고통의 흔적이 덜 발견되는 사회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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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역사』

재컬린 더핀 지음|신좌섭 옮김|사이언스북스|2006년|637쪽

의사가 되기를 꿈꾼다면, 의학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알아야겠지요. 지금은 수술 중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는 ‘수혈’이 어떤 시행착오와 희생이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믿어지지 않겠지만, 수혈 초기에는 양피나 말피를 사람에게 수혈했다고 해요. 이렇게 구체적 사례를 통해 의학의 역사를 알 수 있습니다.
안채영 학생은 이 책이 “의학이 어떤 모습을 거쳐 지금에 오게 되었는지 어렵지 않게 설명해주는 책”이라고 해요. 또, 조금 두껍기는 하지만 의학의 역사 이외의 것도 배우게 될 거라고 장담한다고 해요. 의학이 늘 발전하는 방향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도 끊임없이 의심하고 증명하고 학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책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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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일할 것인가』

아툴 가완디 지음|곽미경 옮김|웅진지식하우스|2018년|324쪽

‘의사’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나요? 흰 가운을 입고 환자룔 진료하는 멋진 모습, 사회적으로 대우받는 전문가의 모습인가요? 이 책을 읽고나면, 이런 환상이 깨집니다. 의사 역시 고된 노동을 하는 직업이라는 것, 실수를 하고, 위험과 책임이 뒤따르는 일이라는 것을 눈치채게 됩니다.
안채영 학생은 이 책을 읽고 “의사가 가져야 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덕목을 배우게 되었다”합니다. 더구나 풍부한 예시를 싣고 있어서, 마치 경험이 풍부한 선배 의사가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느낌이라고 해요. 전반적인 의료 현실뿐만 아니라 일하면서 마주하게 될 일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고 합니다. 완벽한 척 하지 않고, 불완전함을 수긍하는 저자의 인간적인 모습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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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애

오늘도 덕질의 힘으로 삶을 밀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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