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으로 인해 1년 미뤄진 올림픽이지만 클라이밍, 서핑, 스케이트보드 등 새롭게 선보이는 종목들도 있어 흥미로웠어요. 그중 서핑은 탁 트인 바다에서 하는 종목이어서 여름에 더욱 어울리는 스포츠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림픽 서핑의 초대 챔피언은 브라질 선수였는데, 빈민가에서 태어나 생선상자 뚜껑을 가지고 처음 서핑을 연습했다지요? 보통은 우리나라 선수의 경기에만 관심을 갖지만, 브라질 선수의 진심 어린 이야기가 곁들여져 서핑 결승전만큼은 더욱 흥미롭게 경기를 보게 되었어요. 지금 당장 바다로 가고 싶어 몸이 들썩이지만 현실은 집콕의 나날. 실망하지 말아요. 우리에겐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는 비장의 무기, 상상력이 있으니까요. 시원시원한 상상력으로 아쉬움을 달래줄, 여름에 어울리는 책을 소개할게요.
『열세 살의 여름』
이윤희 지음|창비|2019년|487쪽
초등학교 마지막 여름방학, 해원은 가족휴가를 떠난 바닷가에서 우연히 같은 반 남자아이 산호를 만난다. 이후 괜스레 산호가 신경쓰이는 해원은 과거에 산호가 단짝 진아를 좋아했다는 말을 듣고 시무룩해진다. 산호는 정말 진아를 좋아했을까? 짝꿍 우진이는 왜 자꾸 성가시게 구는거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고백을 할까말까 망설이고, 친구랑 다투고 또 화해하는 열세 살 해원이와 친구들의 모습이 정겹다.
#만화 #여름방학 #바다 #첫사랑 #짝사랑 #추억 #고백편지 #교환일기 #청소년로맨스 #여름방학_바닷가에서_만난_너 #응답하라1998 #엄빠이모삼촌이랑_보면_더재밌겠다 #우리는_모두_한때_열세살이었다 #열세_살의_여름
『바닷마을 다이어리』
요시다 아키미 지음|조은하, 이정원 옮김|2009~2019년|전9권
카마쿠라의 바닷가에 있는 자그마한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네 자매의 이야기.
중학생 아사노 스즈는 엄마와 아빠를 모두 병으로 잃고 혼자가 되었다. 그런데 아빠 장례식에 나타난 세 명의 언니들이 함께 살자고 손을 내밀어주었다. 사실 스즈는 세 명의 언니들과 아빠만 같다. 언니들의 아빠가 스즈의 엄마와의 사이에서 스즈를 갖는 바람에 헤어지게 된 것. 좋아하는 언니들에게 ‘나’라는 존재가 상처이자 짐이 될까봐 조심스럽지만, 온 마음을 다해 환대해주는 새로운 가족들과 이웃들 덕분에 스즈는 좋아하는 축구도 다시 시작하며 점차 자기다움을 찾아가게 된다. 선하고 다정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위에 펄떡이는 심장을 잔잔하게 가라앉혀주는 것 같다.
#만화 #영화원작 #가족 #자매 #새로운가족 #바닷마을 #중학생 #축구 #첫사랑 #많이_힘들었지? #바닷마을_다이어리
『5번 레인』
은소홀 지음|문학동네|2020년|240쪽
초등학교 6학년 나루는 한강초 수영부의 에이스이다. 최근 라이벌 초희에게 번번이 패하는 바람에 기분이 좋지 않다. 누구보다 수영을 사랑하고, 잘하고 싶은데 왜 세상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걸까. 답답한 마음에 나루는 초희의 승리 비결이라도 알아낼까 싶어 라커룸에 몰래 들어갔다가 그만 실수를 하고 말았다. 단짝 승남이에게도, 새로 알게 된 친구 태양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나루를 자꾸 숨고 싶게 만든다. 나루는 몸과 마음을 짓누르는 비밀을 떨쳐내고 다시 힘껏 수영할 수 있을까?
#한국소설 #아동소설 #읽기쉬움 #스포츠 #수영 #선수 #라이벌 #질투 #용서 #용기 #친구 #첫사랑 #이기고_싶어요 #5번_레인
『오늘도, 수영』
아슬 지음|애플북스|2019년|207쪽
매일 똑같은 얼굴로 출퇴근하는 어른들을 본 적이 있는가? 어딘지 지루하고 지쳐보이는 얼굴에 ‘아, 나는 어른되기 싫다..’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밋밋한 표정 뒤에 자기만의 기쁨과 즐거움을 비밀처럼 숨겨두고 있다는 사실! 그런 어른 중 하나인 저자가 자기만의 소소한 삶의 활력소인 수영을 소개하고 권장한다. 수영복 입기조차 어색하고, 샤워는 수영장 들어가기 전에 하는 건지 수영을 하고 나서 하는 건지도 헷갈리는 수영 왕초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들이 가득하다. 얼마나 좋아하면 얼굴도 모를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다정하게 써내려갔을까. 솔깃해진다.
#스포츠 #에세이 #취미 #수영 #여름 #수영권장만화 #나만의_기쁨과_즐거움 #음파_합_호흡법 #물을_때리면_분노가_풀려요 #오늘도_수영
『수영일기』
오영은 지음|들녘|2017년|287쪽
패션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자유로운 그림체로 표현한 매일매일의 수영이야기.
『오늘도, 수영』이 왕초보를 수영의 세계로 꼬시는 책이라면, 『수영일기』는 수영인들이 공감하며 읽기 좋은 책이다. 세세한 설명 대신 수영장에서 있을법한 순간들을 재미있게 포착한 그림책이기 때문. 추운 겨울날 새벽, 옷을 두텁게 껴입고 수영장으로 향하는 수영인들의 마음부터 폭풍공감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밋밋했던 일상에 활기를 불러 일으키는 수영처럼, 평범한 일상에 이야기를 덧댄 만화를 보면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머리에도 말풍선이 보일 것만 같다.
『난생처음 서핑
– 파도가 우리를 밀어줄 거야』
김민영 지음 |티라미수더북|2020년|232쪽
저자는 불안정한 프리랜서로 방송일을 하면서 많은 불안을 느꼈다. 애써 노력한 것들이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사라져버리기도 하고, 거친 파도와 같은 세상 속에서 균형을 잡으려 아등바등하느라 지치기도 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도 서핑을 배운 뒤로는 견딜만 한 것이 되었다. 자꾸만 넘어지고 물에 빠져 짠물로 배를 채워도 좋다. 바다는 내가 아무리 서투르고 못난 모습을 보여도 넉넉히 품어준다. 멋진 파도를 타는 순간의 짜릿함을 알기에 다시 팔을 휘저어 바다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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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SUMMER COOL STORY
해변의 과학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