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과학책은 지구와 명왕성만큼 멀리 떨어져 있는 관계인 것 같다. 하지만 건강한 몸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지 않던가. 건강한 몸을 위한 기본이 적절한 운동이라면, 건전하고 이성적인 정신을 수련하는데 과학책만큼 좋은 것도 없지 않을까?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물리 이야기』
션 코널리 지음|하연희 옮김|생각의 길|2018년|256쪽
제목이 좀 과장되어 있는 것은 인정한다. 솔직히 너무너무 재미있어서 밤을 새고 읽을 정도는 아니지만, 물리학 책이 이 정도면 양호하다. 스포츠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접하는 물리적 법칙을 설명하는데, 예가 실질적이라서 이해가 쉽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단지 설명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장마다 플레이 볼! 이라는 코너를 통해 이 물리 법칙을 다른 방식으로 체험할 수 있는 간단한 실험을 알려주고, 슬로모션 리플레이를 통해 이 실험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짚어 주어서 해당 스포츠 속의 물리 법칙을 일상으로 확장하는데까지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책 자체가 두껍지 않은데다가, 각각의 장이 매우 짧고 간단해서 쓱쓱 읽고 넘어가기 쉽다.
『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스포츠 속 수학 지식 100』
존 D. 베로 지음|박유진 옮김|동아엠앤비|2016년|368쪽
제목이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일상에서 달리기를 하거나, 혹은 스포츠 관람을 할 때 문득문득 느끼는 사소한 의문들을 수학적인 계산과 확률 예측을 통해 살펴보는 책이다. 그 중에는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가 모든 완벽한 조건을 갖춘다면 이론적으로 얼마나 빨라질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계산하는 다소 엉뚱한 것부터, 소련이 붕괴한 이후 더 이상 여자 육상 경기 대회에서 신기록이 나오지 않는 것처럼 사회정치적인 뒷이야기까지 방대하다. 그다지 두껍지 않은 분량에 100가지 이야기가 들어가므로 하나하나의 단락은 매우 짧고 간단하며, 아무 곳이나 펼쳐서 읽어도 되기에 시간 날 따매다 하나씩 들춰보면 좋다.
『스포츠의 과학』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편집부 엮음|김일선 옮김|한림출판사|2016년|228쪽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1845년 창간하여 무려 175년을 이어온 유서깊은 미국의 대중과학 잡지로, 여기에 실렸던 운동과 운동선수를 둘러싼 과학 이야기 25편을 엄선해서 묶은 책이 바로 이 [스포츠의 과학]이다. ‘올림픽을 점령하라’는 부제답게, 단지 스포츠를 물리적이고 수학적인 계산들 뿐 아니라, 선수들의 승부욕을 둘러싼 심리 게임과 뇌의 변화, 승리를 위한 갈망으로 인한 부정적 결과인 약물, 도핑, 근육 강화, 유전자 요법, 선수들의 부상과 치료법에 이르기까지 물리, 화학, 생물에서 뇌과학과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매우 전문적인 시각에서 제시하고 있다. 특히나 이 책에서는 단지 기술적 진보 뿐 아니라, 의족을 달고 달리는 장애인 스프린터 피스토리우스를 통해 스포츠 경기에 있어서 인공 신체가 주는 근본적인 착안점을 지적하는 등 기술과 스포츠의 결합이 사회에 주는 영향도 함께 이야기한다.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
압듈라 글, 그림|한빛비즈|2020년|304쪽
흔히 해부학이라고 하면 몸통을 가득 채운 내장기관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몸이 아파 병원에 자주 들락거리는게 지겨워 해부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가 해부학과 운동생리학에 빠져들었고, 결국 건강함과 체대 졸업장을 손에 쥐게 되었다는 압듈라 작가의 관심은 뼈와 근육에 집중된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내 몸의 뼈대와 근육이 어디에 어떻게 붙어 있는지 알고 시작하기에 적절한 책이다. 만화라서 부담없고, 그림도 멋져서 제대로 알 수 있는데다가, 작가의 드립력도 무시무시하다. 꼭 보세요, 두 번 보셔도 좋아요!
『체육관으로 간 뇌과학자』
웬디 스즈키 지음|조은아 옮김|북라이프|2019년|352쪽
운동을 하면 몸만 건강해진다? NEVER! 운동을 하면 몸이 건강해질 뿐 아니라, 뇌도 튼튼해지고 머리도 좋아진다! 오로지 공부밖에 모르고 평생 실험실에만 갇혀 살던 과학자였던 웬디는 중년의 위기에 놓인다. 삶의 대부분을 바쳐 연구에 매진했고 뛰어난 성과를 이루었으나, 행복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뭔가 변하지 않으면 끝없는 우울증의 수렁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그녀는 실험실을 나와 체육관으로 가서 운동을 한다. 그리고 깨닫는다. 뇌가 신체의 일부이듯, 운동은 몸 뿐 아니라 마음까지 모두 건강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자, 공부가 잘 안 되어서 머리가 지끈거리면, 운동화 끈을 꽉 조이고 한 번 뛰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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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근질근질, 운동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책
드디어 야구!
하리
과학책을 읽고 쓰고 알립니다. 해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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