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토끼의 해에 읽는 토끼 책

2023 새해는 계묘년. 어감이 살짝 이상한 듯도 하지만 ㅠㅠ ‘검은 토끼의 해’라고 해요. 새해 시작하면 원래 열두 띠의 주인공이 나오는 소설, 이런 거 막 해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토끼는 풍요와 다산, 평화를 상징한다고 해요. 과연 소설 속에서도 그런 캐릭터로 나올까요? 토끼해에 읽는 재미있는 토끼 책,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워터십 다운』

리처드 애덤스 지음 | 햇살과나무꾼 옮김 | 760쪽 | 2019년 | 사계절

벽돌책이라 당황스럽다면 넷플릭스 4부작 미니시리즈로 먼저 몸풀기를 해봐요. 동물판 『반지의 제왕』이라고 해야 할까요? 『왕좌의 게임』 작가 조지 마틴이 자신의 독자들이라면 좋아할 작품이라고 추천한 이 책은 동물 판타지문학의 고전으로 일컬어져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요. 자신들이 살던 마을에 위험이 다가왔음을 예지한 토끼 파이버, 파이버의 사촌 헤이즐은 족장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만 족장은 귀담아듣지 않지요. 그래서 최고의 전사 빅윅 등과 함께 토끼들은 새로운 삶의 터전을 향해 떠납니다. 예언자 파이버, 현명한 지도자 헤이즐, 뛰어난 이야기꾼 댄더라이언, 총명한 블랙베리 등 다양한 토끼들의 매력에 푹 빠져 읽다 보면 어느새 워터십 다운에 도착합니다. 토끼어 공부는 덤! 토끼 해에 도전해보면 좋은 완벽한 모험 판타지입니다.

#워터십다운 #리처드애덤스 #모험소설 #판타지소설 #토끼 #이상향 #공동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지음 | 존테니 얼 그림 | 손영미 옮김 | 184쪽 | 2019년 | 시공주니어

토끼, 하면 『별주부전』과 함께 떠오르는 고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하지만 두 권 다 제대로 읽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거예요. 양심에 찔리셨다면 이번에 도전합시다. 삽화로 들어간 존 테니얼의 그림은 1865년 초판본에 들어간 건인데 지금 봐도 세련되고 좋지요. 표지를 보면 앨리스의 뒷모습과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고양이를 볼 수 있어요. 이 고양이가 바로 그 유명한 ‘체셔고양이’랍니다. 체셔고양이처럼 웃는다는 게 어떤 건지 이해하려면 이 책을 읽어봐야겠지요? 수학, 물리학,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의 해석과 은유로도 자주 등장하는 작품이니 잘난 척을 위해서라도 꼭 한번 끝까지 읽어봅시다!

#이상한나라의앨리스 #루이스캐럴 #판타지소설 #모험소설 #고전 #토끼굴 #언어유희


『저주토끼』

정보라 지음 | 325=8쪽 | 2022년 | 아작

저주 용품을 만드는 곳이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누구한테 어떤 물건으로 저주를 내리고 싶나요? 대대로 가업처럼 저주 용품을 만드는 집이 있습니다. 저주 물건을 만드는 이 집은 겉보기엔 대장간이지만 일종의 무당집이에요. 할아버지는 손주에게 자신이 젊은 시절 자살한 친구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개인적인 저주는 금지라는 불문율을 깨고 저주를 내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저주 물건으로 토끼 모양의 전등을 만들어 친구를 몰락하게 만든 경쟁사의 사장 손에 들어가게 한 건데요, 저주 토끼는 밤마다 그 회사의 온갖 종이와 나무를 갉아먹습니다. 그리고 그 집 식구들을 다 죽음으로 내몰지요. 이걸로 복수는 성공한 걸까요? 마지막 반전을 확인한 순간 우리는 작가가 말한 ‘복수를 완수해도 세상은 여전히 쓸쓸하고 인간은 여전히 외롭다’는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10편의 단편 모두가 공포와 동시에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매혹적인 책입니다.

#저주토끼 #정보라 #판타지 #저주 #복수 #잔혹유머 #스릴러 #위로


『변신 인 서울』

한정영 지음 | 192쪽 | 2020년 | 사계절




제목에서 눈치채셨겠지만,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소설이에요. 벌레로 변신한 그레고르 잠자 대신 어느 날 아침 갑자기 토끼로 변한 반희가 주인공입니다. 토끼로 변했으니 공부도 안 하고 시험도 안 보고 학교나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좋아한 것도 잠시, 꿈인 줄 알았으나 이 상황은 현실이고 무슨 짓을 해도 토끼로 변한 몸은 사람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자초지종을 알 수 없는 메시지들이 반희의 휴대폰에 속속 도착하고, 반희가 1등을 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벌인 일들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반희는 다시 자기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나저나 반희는 왜 토끼로 변신한 걸까요? 읽다 보면 엄청난 반전이 드러납니다.

#변신인서울 #한정영 #성적제일주의 #입시지옥 #청소년소설 #장편소설 #판타지

관련 큐레이션 (제목을 클릭해주세요)
동물과 함께 하는 책
엉뚱함이 능력이 된다?
 

인생오탈자

각종 오자와 탈자 전문. 책으로 인생의 오류와 탈선을 배웁니다.

 
 

ㅊㅊㅊ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bookteen.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