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어디에? (2)

세상을 쓸어버릴 듯 폭우가 쏟아지다가도 한낮에는 머리가 쨍할 정도의 폭염이 반복되는 매일, 기후 재앙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텅 빈 거리와 닫힌 상가들, 마스크를 쓴 채 경계의 눈빛을 늦추지 않던 사람들, SF 재난 영화에나 나올법한 상황을 온몸으로 겪어야 했던 코로나 팬데믹의 공포가 다시 엄습하는 듯합니다. 최근 들어 우리 청소년문학에서도 나라 안팎, 전 지구적 위기에 대해 다룬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각자도생’이 마치 생존법처럼 여기지는 것도 아마 이런 위기의식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1편에 이어 이번에는 생태계 파괴, 난민, 팬데믹 후유증, 온라인 세계, 기후 위기 등에 대한 책을 선정했어요.


『닐과 순다리』

미탈리 퍼킨스 지음|김선희 옮김|도토리숲|2020년 |176쪽

새끼 호랑이가 보호구역을 탈출한 후 닐과 누나 루파는 외지인 굽타가 호랑이를 잡아 암시장에 팔려는 것을 알게 된다. 굽타보다 먼저 새끼 호랑이를 찾아 보호구역으로 보내야 하는 급박한 상황. 아빠가 닐을 도시 기숙학교에 보내기 위해 굽타의 사냥단에 들어갔다는 사실에 좌절한다. 닐과 누나는 무사히 새끼 호랑이를 구할 수 있을까요?세계문화유산인 뱅골만 순다르반스 지역을 배경으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지구 환경과 생태계가 얼마나 달라지는가를 보여준다. 새끼 호랑이를 찾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위험도 감수하고 스스로를 희생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성장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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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뒤의 소년』

온잘리 Q. 라우프 지음|김경연 옮김|다봄|2022년|328쪽

전학온 날부터 주인공과 그 친구들은 시리아에서 온 아흐메트와 친구가 되려고 선물 공세를 벌이기도 하고 아흐메트가 좋아할 석류를 찾는 수고도 아끼지 않는다. 석류로 인해 아흐메트와 브렌단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이 일로 아흐메트는 악당 브렌단을 쓰러뜨린 아이로 학교 영웅이 된다. 더욱 가까워진 아이들은 피난 중에 여동생과 엄마 아빠와 헤어지게 된 사실을 알게 되고 더 이상 난민이 들어오지 못하게 국경을 폐쇄한다는 소식에 여왕에게 직접 도움을 청하기 위해 버킹엄 궁전으로 향한다. 정치 난민과 기후난민이 증가하는 요즘, ‘낯선 사람’ ‘나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태도와 시선)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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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민트』

백온유 지음|창비|2022년|216쪽

전염병 프록시모의 감염 후유증으로 식물인간이 된 엄마를 돌보는 시안, 깨어날 가망도 없는 간병 생활에 점점 지쳐간다. 어느 날 병원에서 소식이 끊겼던 혜원의 오빠를 만나고 슈퍼 전파자로 비난받던 혜원 가족은 도망치듯 이사한 후 과거를 숨긴 채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시안은 한때 쌍둥이처럼 지내던 혜원이 남자 친구 문제로 고민하고 입시 준비도 하며 평범한 여고생으로 지낸다는 것에 배신감을 느낀다. 학교로 찾아온 시안은 엄마가 다 나았다고 속인 채 열두 살 시절로 돌아가자고 혜원을 부추긴다. 시안과 혜원은 화해하고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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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

황지영 지음|우리학교|2022년 |192쪽

고울은 절친 예담의 교통사고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 고울은 사고 블랙박스 영상이 유포되면서 사생활이 여과 없이 까발려진다. 장례식 후 학교로 돌아간 여울은 달라진 아이들의 시선에 힘들어하고 그런 고울에게 두 친구가 북튜브 공모전에 도전하자고 제안한다. 공모전을 준비하는 동안 고울에게 덧씌워진 오해와 의문이 풀리고 고울 역시 블랙박스 영상 뒤에 감춰진 진실과 마주하는데…. 십대들의 일상에서 거의 모든 순간을 함께하는 온라인 세상, 타인의 고통과 죽음에 공감은커녕 논란거리, 흥밋거리로만 여기고 관망하는 요즘의 세태 속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맞서는 고울에게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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