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임방지권, ‘까방권’을 주고 싶은 청소년소설 작가 최상희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최상희 작가는 여행 에세이도 쓰고, 한편으로는 청소년소설을 꾸준하게 쓰고 있는 작가입니다. 뛰어난 문학성과 감각적인 표현, 문장이 아름다운 작가로도 유명하지요. 작품들이 의외로 널리 알려지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소개합니다.
『칸트의 집』
최상희 지음|비룡소|2013년|304쪽
2011년 <그냥, 컬링>으로 블루픽션상을 받으며 청소년소설 작가로 등단한 최상희 작가의 세째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책인데 사람들이 그 진가를 잘 몰라서 슬퍼요. 건축가의 꿈을 키우는 청소년이 있다면 이 소설을 읽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소년 나무와 외딴 바닷가 마을의 이상한 건축가 ‘칸트’가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과정이 ‘건축학적인 미학’으로 펼쳐진다고 소개하고 싶은 작품이에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할 만한 최상희 작가의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델 문도』
최상희 지음|사계절출판사|2014년|260쪽
청소년소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단편들로 유명한 책이에요. 델 문도라는 제목은 스페인어로 ‘세상 어딘가’를 뜻하지요. 그 어느 때보다 여행이 그리운 시절, 여행이 간절한 시절에 이 책을 읽으면 런던 히드로공항, 인도의 갠지스 강가, 프랑스의 어느 수도원, 제주도의 오름에 이르기까지 정말 세상 어딘가로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지구 반대편, 세상 어딘가를 떠도는 누군가의 이야기지만 여행하듯 꿈꾸듯 묘한 기분에 빠지면 잊고 있던 기억과 마주하게 됩니다. 여행을 못 가 병이 날 지경이라면 꼬옥 이 책을 읽어보셔요.
『바다, 소녀 혹은 키스』
최상희 지음|사계절출판사|2017년|244쪽
아, 어쩌면 이건 첫사랑의 맛? 뒤표지에 적혀 있는 문구예요. 네, 맞아요.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그야말로 몽글몽글, 첫사랑의 다양한 맛을 담고 있어요. 누구도 만날 수 없고 아무와도 가까이 지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봄날 언덕 위의 사슴 같고 강아지 같고 고양이 같은 첫사랑의 맛이 무엇인지 알게 될 거예요. 마치 단편영화 여덟 편을 극장에서 혼자 보고 나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책. ‘나는 너를 좋아해.’ 이 문장을 소리내어 읽다 보면 가슴이 따스해져요.
『B의 세상』
최상희 지음|문학동네|2019년|184쪽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들과 조금 다르거나 약해 보여서, 때로는 아무 이유 없이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 둘러싸인 B들의 세계. 모든 존재를 존중하는 세계를 꿈꾸는 작가가 연민과 사랑을 담아 쓴 단편들이 최상희 작가 특유의 환상성과 유머, 매력적인 문장에 담겨 일렁입니다. 모든 작품이 좋지만 <방문>은 정말 최상희 작가의 최고 작품이라 할 수 있어요. 일단 이 단편 하나를 맛보시면 작가의 모든 작품을 찾아 읽게 될 거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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