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새 학기엔 늘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한다. 3월은 모든 게 낯설지만 4월이 되면 내가 새로 만든 관계, 또는 내가 속한 무리 속에서 함께할 친구를 필사적으로 찾게 된다. 그래서 지금이 관계 맺기에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친구와 자아에 대한 책들을 읽으며 나에 대해, 친구에 대해 새로운 눈으로 접근해보면 어떨까? 나에게도 친구에게도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달의 뒷면’이 있을 수 있을 테니.
『똑같은 얼굴』
조규미 지음|사계절|2023년|176쪽
새 학기 첫날, 내 옆에 앉은 아이가 우리 학교 공인 왕따에 불운의 아이콘이라면? 음악 조별 수행 평가에 목숨 걸고 매달리는 1등과 죽은 가수 이야기만 하는 아이와 한 조가 된다면? 전학 간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를 알게 되었는데 선생님마저 그에 동조하는 분위기라면? 이 소설집은 처음 관계를 맺기 시작하는 아이들의 심리에 선입견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보여준다. 흥미로운 전개와 반전은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더불어 내 주변의 아이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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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찾기ing』
최상아 지음|책폴|2023년|272쪽
‘다른 별에서 1년 살아보기’ 프로젝트로 지구에 온 ‘나’는 친구 사귈 생각이라곤 1도 없다. 물론 지구에 먼저 다녀온 우리 별 아이들은 “지구의 학교에서는 혼자 다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했지만 말이다. 어느 순간, 나는 예지라는 아이에게 호감이 생기고, 친구가 되고 싶어 별에서 가져온 ‘베프 씨앗’을 사용한다. 씨앗 효력으로 예지와 단짝 친구가 되는 데 성공하지만, 부작용으로 예지는 나와 모든 것을 공유하게 된다. 예지를 위해서는 해독제를 써야 하는데 그러면 ‘나’란 존재는 예지의 기억에서는 물론 지구에서 사라지게 된다. 외계인과 지구인의 친구 되기, 친구를 살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 시간 여행자, 나와 닮은 휴머노이드 이야기 등 재미있는 관계 맺기에 대한 작품들은 우주적 관점에서 친구와 자아, 관계 문제를 들여다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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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우연』
김수빈 지음|문학동네|2023년|232쪽
우리 반의 아이돌 같은 존재 반장 한정후, 홀로 다니는 것조차도 특별해 보이는 은고요, 그리고 여자 이수현, 이수현 B로 존재하는,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나. 그런 나를 언제나 지지해주는 특별한 친구 서지아, 그리고 나만큼이나 존재감 없지만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남자애 이우연. 현실에서는 서로에게 다가가기 힘들지만 어떤 선입견도 없는 온라인 세계에서는 오히려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될 수 있다. 달의 뒷면처럼 평소에는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상처를 익명성을 전제로 솔직하게 내보이며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끝까지 자신이 평범한 줄 아는 이수현의 매력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찾아주리라 믿는다.
『느티나무 수호대』
김중미 지음|돌베개|2023년|268쪽
재개발로 500년 된 느티나무가 사라질 위기에 놓이자, 그동안 매사에 소극적이고 비관적이고 냉소적이었던 친구들이 뭉친다. 이름하여 ‘레인보우 크루’. 팀 명에서 드러나듯이 도훈, 니카, 금란, 예은은 대포읍의 다문화 친구들이다. 이들은 인간의 모습을 한 느티나무의 정령 느티 샘 덕에 ‘러브 마이 셀프’하게 된 경험을 갖고 있다. 온라인으로 열리는 국제청소년댄스대회에 참가해 느티나무 이야기를 알리려는 계획을 세우고 함께 춤을 추는 아이들은 뜨거운 우정과 연대로 환대와 돌봄을 실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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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큐레이션 (제목을 클릭해주세요)새학년, 새로 만난 친구들을 이해하기 위하여
우리 친구 아이가! 2 – 친구 관계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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