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화자인 묵직한 소설

“왜 그래요?” 아이들이 묻습니다. 어른들이 ‘세상이 다 그렇지 뭐’하며 덮어둔 질문을요. 그 질문은 세상을 움직이는 진실과 위선을 보여주죠. 왜 그렇게 차별해요? 왜 진실을 말하면 문제가 되나요? 왜 서로 나누지 않나요? 왜 약한 사람들에게 그리 잔인한가요? 어린 주인공의 순수한 시선으로 사회를 향해 묵직한 메시지를 주는 소설입니다. 쪽수가 꽤 많지만, 어린이가 화자이기 때문에 글이 어렵지 않아요. 모두 20세기 고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책이에요.


『새의 선물』

은희경 지음|문학동네|2014년|501쪽

진희는 12살입니다. ‘못 알아들은 척하기’는 외국인만 시전하는 기술이 아니죠. 아이도 놀거나 자는 척하며 어른들의 말을 엿듣습니다. 진희는 어린이의 순진한 얼굴을 하며, 남들을 관찰하죠. 엄마, 아빠, 외할머니, 이모, 외삼촌을 비롯한 동네 사람들의 비밀은 진희의 귀에 깔때기처럼 모입니다. 진희의 입을 통해 1960년대 한국 사람의 상처와 가면이 그려져요. 명랑하면서도 슬프게 읽히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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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지음|한겨레출판|2013년|356쪽

동구는 7살 소년입니다. 엄마를 구박하는 할머니, 이를 막지 못하는 가부장적인 아버지, 견디며 사는 엄마, 그리고 똘똘한 여동생 영주와 살죠. 동구는 자신의 속상함보다 가족의 속상함이 먼저인 속 깊은 아이예요. 난독증이라 3학년이 되도록 글을 읽지 못해서 담임 선생님인 박영주 선생님에게 나머지 공부를 하죠. 박선생님은 동구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알아봐 준 사람이에요. 어느날 동구의 가족과 박영주 선생님에게 큰 사건이 일어나고 동구의 삶은 걷잡을 수 없어져요. 문장이 아름답고 따뜻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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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용경식 옮김|문학동네|2013년|348쪽

10살 소년인 모모가 서너 살부터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야기는 시작돼요. 프랑스에 사는 아랍계 모모는 로자 아줌마와 살아요. 로자 아줌마는 성매매로 자기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여인들의 아이를 돌봐주는 일을 하죠.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인 로자 아줌마는 점점 늙고 병들어가요. 곧 모모를 떠날지도 몰라요. 읽어보면 슬프고 고통스럽지만 사랑으로 가득차는 감정을 느낄 거예요. 시간이 없으면 일러스트 버전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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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김욱동 옮김|열린책들|2015년|544쪽

6살 소녀 스카웃의 목소리로 1930년대 미국 남부 이야기가 그려져요. 스카웃은 변호사인 아버지, 오빠 젬, 흑인 유모와 단란하게 살아가죠. 어느 날 스카웃의 아버지는 한 흑인의 국선 변호를 맡게 돼요. 백인 변호사가 흑인의 변호를 맡았다는 이유로 친절하고 다정했던 이웃들은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입니다. 스카웃의 아버지와 가족도 위험에 빠지게 돼요. 양심과 정의, 용기가 불끈 솟아오를 거예요. 미메시스 출판사에서 나온 그래픽노블 버전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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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오정희|문학과지성사|2017년|175쪽

12살 소녀 우미는 남동생 우일이와 함께 친척 집을 전전하며 살아가요. 엄마가 가출하면서 일을 나가는 아빠가 남매를 맡긴 거죠. 폭력과 냉담 속에서 둘만 남게 된 남매는 이웃 사람들을 경계하면서, 때론 도움을 받으면서 어렵게 버텨갑니다. 그런데 엄마처럼 나를 따르던 동생 우일이가 변해가요. 우미는 두려워요. 약한 존재에게 더 혹독한 현실이 담백하고도 날카로운 문체로 그려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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