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은 기대에 못 미쳐도 기꺼이 봐줄 수 있는 까임방지권, ‘까방권’을 줘도 되는 청소년소작가 세 번째 시간입니다. 추리 기법이 돋보이는 개성 강한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쓰고 있는 정은숙 작가를 소개합니다. 본격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모든 작품에서 사건을 풀어가는 단서로 쓰이는 기막힌 추리와 논증, 그리고 허를 찌르는 유머가 책 읽는 속도에 가속도를 붙여줍니다.
『정범기 추락 사건』
정은숙 지음|창비|2011년|260쪽
『정글북 사건의 재구성』
정은숙 지음|사계절출판사|2014년|272쪽
정은숙 작가의 추리력이 가장 돋보이는 작품이에요. 일단 제목부터가 추리소설 냄새를 풍기지요. 독서 동아리 ‘정글북’ 교실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하고 그 사고로 경하가 죽습니다. 당연히 정글북 아이들은 한순간도 마음이 편하지가 않겠지요. 그런데 3년 전 죽은 경하가 정글북 동아리 아이들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우리 어른이 되기 위해서라도 이제 만나야 하지 않을까?
수능이 끝난 토요일 오후 3시, 기림중학교 은행나무 앞.”
화재 사건이 일어난 당시와 수사 과정, 그리고 열아홉 살이 된 현재로 구성된 이 작품은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지는 과정 자체가 손에 땀을 쥘 정도로 흥미진진해요. 이 작품만큼은 히가시노 게이고도 부러워할 거라 장담합니다.
『용기 없는 일주일』
정은숙 지음|창비|2015년|236쪽
『우리는 별일 없이 산다』
정은숙 외 지음|탐|2013년|224쪽
여러 명의 작가와 함께 작업한 앤솔러지 책이에요. 정은숙 작가는 이 책에 <영재는 영재다>를 실었어요. 이름이 영재인데 공부를 못한다면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할까요? 하지만 우리의 영재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국민교육헌장’을 보면서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요. 모두 다 다른 소질을 타고났는데 왜 공부만 하라고 하는지 심오한 질문을 던집니다. 덩치 크고 힘 좋은 영재는 자신의 소질을 살려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물론 그 일도 제격이 아닐 수 있지만 일단 해보기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은숙 작가의 유머와 청소년에 대한 지지와 애정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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