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정도 되었으니 그동안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흥미로운 책들이 많이 나와서 새롭게 모아보았습니다.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에도 갈 수 있었던 그때, 새로운 문물들이 쉽게 들어왔다가 없어지기도 하고, 나라를 잃은 국민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억울한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었습니다. 역시 배경이 넓다 보니 마치 로드 무비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책입니다. 자!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으로 돌아가 봅시다!
『검정 치마 마트료시카』
김미승│다른│200쪽│2020년
조선인 부모에게 태어나 러시아에 살고 있는 쑤라는 엄마는 없지만 부족함 없이 아버지와 행복했습니다. 졸업 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사범학교에도 진학할 예정이었죠. 그런데 졸업식 날, 조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등상을 탈 수 없다고 합니다. 게다가 갑자기 아버지가 사라집니다. 알고 보니 조선의 독립운동을 했고 일본군에게 발각되어 사할린으로 끌려갔다고 합니다. 쑤라는 홀로 아버지를 찾아 사할린 탄광촌으로 찾아 나섭니다. 그곳에서 엄청난 노동과 피박 속에 살아가는 현도를 만납니다. 그리고 뜨거운 분노와 조국에 대한 애틋함을 경험하게 되지요. 실존 인물이었던 여성독립운동가 김알렉산드라와 사할린 강제 징용 노동자였던 김윤덕을 쑤라와 현도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모던걸의 명랑 만세』
박지선 │서해문집 │196쪽 │2019년
『나는 조선의 소년 비행사입니다』
한정영 │ 다른 │232쪽 │2019년
비행사가 꿈인 소년이 있습니다. 1945년, 이 소년은 아버지의 반대에도 도쿄의 소년비행병 학교에 들어갑니다. 멋진 비행기를 몰고 서울로 돌아와서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연습합니다. 하지만 조선인은 비행사가 아니라 정비공까지 밖에 되지 못합니다. 너무나 속상한 소년에게 기회가 생기는데 비행기를 몰고 가야 하는 곳이 가족이 있는 곳이 아닌, ‘가미카제(자살특공대)’로 전선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꼭 손수건을 준비해야 합니다. 바다 같은 하늘 아래, 하늘 같은 바다 위를 날고 싶어 하는 그 소년의 과거 역사에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
이금이 │창비 │392쪽 │2020년
『황금열광』
하은경│비룡소│284쪽 │비룡소
1938년 경성, 동제의 누나는 미쓰코시 백화점에 다닙니다. 17살 동제는 학교를 중퇴하고 한탕주의를 꿈꾸는 백수입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누나가 사라져어요. 집주인인 금광 재벌이라는 김 노인은 살해되었고요. 강 형사는 범인으로 동제의 누나를 지목하고, 동제를 만나게 됩니다. 강 형사도 주식과 도박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입니다.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경성의 거리를 보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이 책 역시 시작하면 쉽게 손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복잡하고 힘든 시기, 동제의 친구들을 통하여 이 시대를 살아 간 젊은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매력 중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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