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르문학에서 SF의 성장은 무척이나 고무적입니다. SF 어워드 등의 대회를 통해 양질의 작품이 계속 출간되는가 하면, 해외에 판권계약 이후 수출되는 사례도 늘었습니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 형태로 제작되는 작품이 늘어나며 미디어믹스의 사례를 계속 살펴볼 수 있는데요, 최근 흥미로운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8명의 영화감독이 만드는 시네마틱 드라마 프로젝트
※ 해당 작품들은 단편들로, 원작 책이 아니라 개별 작품에 대한 표기이기에 「」로 표기하였습니다. 현재 리디북스 플랫폼에서 전자책 대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원작 책은 해시태그에 병기하였습니다. 전자책을 기준으로 한 만큼 쪽 표기는 없습니다.
「하얀 까마귀」
박지안 지음│허블│2020년│132쪽
인터넷 방송의 윤리 문제는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것을 가상현실 게임이라는 기술까지 밀어붙인다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친한 친구가 자살하고 해당 사건에 연루되어 왕따를 당한 과거가 모두 조작이라며 논란이 된 BJ 주노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가상현실 게임 속에서 자신의 트라우마와 마주하고 그 트라우마를 전국의 시청자에게 송출합니다. 24시간 연속으로 이루어지는 방송 속에서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자기방어, 그리고 윤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훌륭한 단편입니다.
#SF #SF8 #제1회한국과학문학상중단편수상작 #소설집『하얀까마귀』 #BJ #호러 #게임 #증강현실 #트라우마
「증강 콩깍지」
황모과 지음│안전가옥│2020년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
김동식 지음│요다│2020년│392쪽
『회색 인간』 이후 유명인사가 된 김동식 작가의 여덟 번째 소설집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 그 표제작인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는 지구의 운석 충돌까지 1주일 동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지구의 멸망이 1주일 남은 상황, 전 세계의 초능력자들이 세계 멸망을 막기 위해 노력을 시작합니다. 혼란스러운 세계 속에서 주인공 김남우는 우연히 홍혜화를 만나 연애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과연 이 세계의 멸망은 저지될 수 있을까요? 수많은, 그러면서도 하찮은 초능력들은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요? 가벼운 문장 속에서 톡톡 튀는 설정을 숨겨놓는 김동식 작가의 단편입니다.
「백중」
김창규 지음│(주)아작│2020년
SF 작가이자 번역가인 김창규 작가님의 「백중」은 형사의 뇌속에 이식된 전뇌 인공지능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데이터로 가득한가요? CCTV부터 카드 입출금 데이터까지. 사회 구성원들의 정보를 가진 빅데이터 공권력이 범죄 상황과 범죄 처리에 도입된다면 어떨까요. 2005년 데뷔 이후 수준 14년부터 17년까지 SF어워드 중단편 부문에서 4회 연속 본상 수상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김창규 작가님의 수준 높은 중단편은 미래에 우리가 마주할 세계를 한 걸음 먼저 걷고 보여주는 듯이 사실감 있는 묘사를 펼쳐냅니다.
「독립의 오단계」
이루카 지음│허블│2020년│220쪽
만약에 스마트폰에 인공지능이 탑재되고, 그 인공지능이 인권과 같이 권리를 주장한다면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24시간 단 한 순간도 쉬지 못하고 늘 스탠바이 상태가 되어 있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인간을 비난하지 않을까요? 만들어진 ‘기계’의 권리 문제는 기계와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중요한 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독립의 오단계」는 기계와 인간, 사이보그가 뒤섞인 법정에서 인간이 무엇인지, 그리고 인간이 가지는 권리와 기계의 권리가 무엇인지,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전개합니다. 기계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시작된 법정의 공방은 무척이나 흥미진진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옵니다.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
김혜진 지음│허블│2020년
로봇은 인간이 하기에 어렵고 힘든, 위험한 일들을 대체합니다. 하루하루 죽어가는 식물인간의 곁을 지키는 보호자의 역할 역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죽어가는 인간을 보호하고 케어하는 TRS. 그런데 TRS에게 갑자기 윤리적인 딜레마가 찾아옵니다. 식물인간 상태의 인간이 오랫동안 입원할수록 그 보호자는 불행해집니다. 자신의 업무는 누워있는 인간을 돌보는 것이지만 자신의 주인은 보호자입니다. 기약없는 환자를 돌보는 건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고, 심지어는 죽음에 이르도록 만듭니다. 그렇다면 TRS가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신부에게 전화를 통해서 고해성사 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짧은 단편은 강렬한 메시지와 질문을 던집니다. 삶과 윤리, 그리고 사람과 로봇의 관계와 종교까지를 아우르는 좋은 단편입니다.
#SF #SF8 #죽음 #로봇 #웰빙 #웰다잉 #헬스케어시스템 #종교 #윤리 #제2회한국과학문학상중단편수상작 #소설집『깃털』
「우주인, 조안」
김효인 지음│안전가옥│2020년
미세먼지가 가득찬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단순히 먼지가 가득차서 자동차 와이퍼가 빗방울 대신 먼지를 지우는 황갈색의 풍경만 가득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의 발명 이후 우리 삶의 모습이 변화한 것처럼, 아이패드의 발명 이후 우리의 독서 모습이 변화한 것처럼 미세먼지가 지금보다 더 가득해진 삶은 지금 우리의 모습과는 매우 다르겠지요. 환경 호르몬의 피해와 호흡기 질환을 피하기 위해 청정복을 입고 살아가는 100세 수명의 C, 평균 5억의 청정비 가격을 마련하지 못해 맨몸으로 짧은 인생을 빠르게 살아가는 30세 수명의 N. 어느날 ‘이오’는 자신의 청정복이 불량이었고, 병으로 인해 N들이 주로 걸리는 종양을 얻었단 걸 깨닫게 되는데요. C이지만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이오와, N이지만 대학을 다니는 조안은 교양 수업에서 사랑에 대해 알기 위해서 데이트를 하고 과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 둘의 만남은 묘한 시너지를 일으키지요. 각자의 생에 대해서 고민하고 성장하는 둘의 모습은 이야기의 끝에서 사람을 눈물짓게 만들지요. 미세먼지 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감상해보세요.
#SF #SF8 #소설집『미세먼지』 #로맨스 #환경문제 #N과C의세계 #버킷리스트 #우리의삶이30살까지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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