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그림책으로 가볍고 산뜻한 독서모임(2)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고, 손이 끈적해지지도 않는 과일 그림책! 두 번째 편이에요. 그림책이라고 하면 어린 동생들이 읽는 책이라고만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역사, 사회문제 등 묵직한 주제를 담은 그림책도 많답니다. 어떻게 읽고 무슨 생각을 나누는지에 따라 얕게도, 깊게도 읽을 수 있지요. 물론,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마음이겠지만요. 책 밖으로 뻗어나가는 상상력과 생각들을 반겨주세요.


『산딸기 크림봉봉』

에밀리 젠킨슨 지음|소피 블래콜 그림|길상효 옮김|씨드북|2016년|48쪽

새콤한 과일을 으깨어 설탕과 우유 크림에 섞어서 차갑게 먹는 디저트, 과일 크림봉봉! 16세기부터 먹어온 오래된 서양 디저트이다. 시간차를 두고 산딸기로 크림봉봉 디저트를 만들어 먹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기본 재료인 산딸기와 우유 크림을 조달하는 방식에서부터 조리도구, 크림을 차갑게 만드는 방법, 요리하는 사람들, 식탁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모습 등 사회상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읽힌다. 좋아하는 디저트를 만드는 방법, 함께 먹고 싶은 사람들, 우리집에서 요리나 살림을 담당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찾을 수 있겠다. 2110년의 산딸기 크림봉봉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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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나라에 온 선인장』

김수경 지음|달그림|2019년|60쪽

선인장 누와는 낯선 토마토 나라에 온 유학생이다. 생김새도, 언어도 다른 세계에서 누와는 모든 것이 어색하고 외롭다. 집에 큰 일이 났다는 소식에도 쉽게 달려갈 수 없게 되자, 자신이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혼란스러워진다. 누와를 위로하려 토마토 친구 토토가 다가오지만, 여린 피부를 선인장 가시에 찔려 상처를 입고 만다. 위로해주려 다가오는 친구조차 상처 입히는 자신의 존재에 누와는 더욱 절망한다. 선인장과 토마토, 둘의 관계는 가까워질 수 있을까? 가까워져도 될까? 낯선 곳에서 느낄 외로움이나 서로 다른 존재들을 받아들이는 마음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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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오월의 딸기』

윤미경 지음|김동성 그림|다림|2023년|52쪽

빨갛고 탐스럽게 익은 딸기가 화면에 가득하다. 달콤한 딸기 향이 느껴지는 것 같다. 아이는 딸기밭을 일구는 부모님을 따라 다니며 맛있는 딸기를 즐겨 먹는다. 하지만 예쁘고 잘생긴 딸기는 판매 상자에 담겨 어디론가 보내지기만 하고, 아이의 몫은 짓무른 딸기뿐이어서 불만이다. 몰래 딸기밭에 숨어 들어서야 겨우 탐스럽게 익은 잘생긴 딸기를 맛볼 수 있다. 그런데 1980년 5월, 그 해에는 아무리 딸기가 잘 익어도 어른들이 수확하지 않는다. 더이상 몰래 먹을 일이 없어진 탐스러운 딸기. 그러나 이상하게도 딸기가 달지 않다. 어른들은 그 해 딸기에는 울음이 들어 그런가 보다, 한다. 딸기밭 너머로 보이는 518 민주화 운동의 장면들이 가슴 시리게 다가온다. 민주화 운동 당시의 사람들의 심경,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에 대해 생각해보자. 지금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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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가 더 일찍 오려면』

정진호 지음|사계절|2024년|44쪽

아침에 먹을 바나나를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익숙한 모습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시장이나 마트에 가지 않아도, 해가 다 진 캄캄한 밤에도 화면을 몇 번만 터치하면 다음 날 아침 필요한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 과일은 무르기 쉬워 배송 품목으로 적합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새벽배송 혹은 당일배송의 이름으로 신선식품도 얼마든지 간편하고 빠르게 구입할 수 있다. 우리가 물품 주문 버튼을 누르면 화면에는 발송 준비, 배송중 등의 알림이 차례로 활성화된다. 책에서는 바로 주문과 배송 사이, 그 뒤에서 움직이는 여러 사람들의 직업 세계를 보여준다. 누군가 일찍 출근해서 일하기 위해 더 일찍 출근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나의 위치는 어디에 있을까? 미래의 나는 어디에 있을까? 사회구성원들의 역할이나 연결고리에 대해서도 깊게 이야기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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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오리

학교도서관 서식자

재밌으면 또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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