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운 날씨, 과일 그림책 읽고 독서모임 어때요?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고, 손이 끈적해지지도 않는 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어떤 책에 그려진 과일이 더 탐스럽고 맛있어 보이는지 골라보세요. 과일에 빗대어진 우리의 이야기도 찾아볼 수 있지요. 작년 여름 방학 때 수박 먹고 탈이 난 이야기, 토마토로 만드는 맛있는 요리들, 딸기 농장에 체험학습 갔던 이야기 등등.. 친구들과 함께 과일에 얽힌 추억을 꺼내보는 것도 재밌을 거예요! 독서모임 간식으로 시원한 화채를 만들어 먹어도 좋겠지요.
『수박 수영장』
안녕달 지음|창비|2015년|60쪽


여름 햇볕이 뜨겁게 달아오르면, 잘 익은 수박이 쩍 갈라지고 태양과 꼭 닮은 붉은 속을 드러낸다. 수박 위로 오를 수 있는 사다리를 하나 척 걸치고, 씨앗을 걷어내면 수박 수영장 준비 완료. 제일 먼저 달려가는 건 역시 동네 꼬마들. 수영복을 입고 물놀이 도구도 챙겨서는 타닥타닥 뛰어간다. 씨앗과 껍질까지 야무지게 활용하는 즐거운 수박 수영장.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숨겨진 아이템은 무엇일까? 인물들의 표정과 의성어, 의태어들이 생동감을 더해 읽는 즐거움도 커진다. 한여름 더위를 피하는 나만의 비법이나 뜨거웠던 여름의 추억을 친구들과 나누며 여름을 맞이해보는 건 어떨까?
『이게 정말 사과일까?』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고향옥 옮김|주니어김영사|2014년|32쪽


어느 날 집에 오니 식탁 위에 빨간 사과 한 알이 놓여 있다. 주먹보다 조금 커다랗고, 동그랗고, 빨갛고, 꼭지가 있는, 누가 봐도 딱, 사과. 하지만 ‘하지만 저건.. 사과가 아닐지도 몰라요.’라는 한 마디로부터 온갖 상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사과 모양을 하고 있지만 속은 포도 맛 젤리가 있을 지도 몰라. 보이지 않는 뒤쪽은 귤일지도 몰라.’ 정도의 상상은 무난한 편. 작은 외계인들의 행성이 되고, 사과의 무수한 형제자매들이 등장하고, 사과가 걸어온 길 되짚어 보는 등 상상은 한층 더 거창해진다. 이 상상의 끝은 어디일까? MBTI가 다른 친구들이 함께 읽고 대화한다면 더 재밌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을 왜 해?’, ‘이런 생각을 왜 안 해?’ 사과로 할 수 있는 상상만큼이나 우리의 대화도 안 끝날지도.
『린 할머니의 복숭아 나무』
탕무니우 지음|조윤진 옮김|보림|2019년|40쪽


린 할머니의 집 앞에는 탐스러운 복숭아 나무가 한 그루 있다. 분홍빛 꽃이 한가득 피었다 지고 복숭아 열매가 열리는 동안 할머니는 혼자서 나무를 열심히 가꾼다. 도와준 이는 없지만, 열매를 발견하고 찾아오는 이는 많다. 아기 다람쥐, 염소 세 마리, 호랑이 다섯 마리… 소문을 듣고 점점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지고 복숭아 나무에는 어느새 열매가 딱 하나 남는다. 이제 할머니의 몫일까? 할머니가 마지막 열매를 따려고 하는 순간, 걸음이 느린 거북이들이 막 도착하는 참이다. 입맛을 다시며 마지막 열매를 가지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할머니.. 이야기는 어떻게 끝이 날까? 넓게 펼쳐지는 마지막 장면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이다! 린 할머니의 복숭아 나무처럼 내가 열심히 가꾸는 것은 무엇인지, 세상에 번지면 더 좋을 것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자.
『복숭아 토끼』
김지윤 지음|반달(킨더랜드)|2023년|48쪽


하얀 토끼는 3천 년에 한 번 꽃이 피고, 3천 년이 더 지나야 열매를 맺는 복숭아 나무를 돌본다. 혼자서 느리게 가는 시간을 보내기 지루해진 토끼는 떼를 지어 있는 물고기나 화려한 봉황이 질투가 난다. 토끼의 심술이 심해지며 곁에 있던 것들이 모두 사라지고 복숭아 나무마저 꽃을 피우지 않게 되었다. 자신조차 이해할 수 없었던 감정에 휩쓸렸던 경험, 너무 익숙해져서 소중한 것을 소홀히 했던 경험들을 이야기 나눠보자. 민화 속 상징물들이 의미하는 바를 짚어보며 서로의 소원을 빌어주는 민화를 그려 선물하면 어떨까?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
진주 글|가희 사진그림|핑거|2024년|72쪽


지구는 항상 걸음이 느리다. 잠자리에게도 말을 걸고, 구름도 구경하고, 풀, 꽃, 나무 벌레들도 관찰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반면에 동생 지호는 형과 달리 한눈 팔지 않고 언제나 쌩쌩 달린다. 지구, 지호네 집에는 지구가 태어난 날 할아버지가 심으신 사과나무가 있는데, 이제껏 빨간 사과가 열린 적은 한 번도 없다. 지구는 평생, 빨간 사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빨간 사과가 열렸다! 지구는 얼른 열매를 따러 달려간다. 지호도 뒤따라 움직인다. 걸음이 느린 지구는, 지호보다 빨리 도착해서 빨간 사과를 먹을 수 있을까? 차례차례 등장하는 지구, 지호네 가족들, 선명한 피사체로 담긴 지구와 잔상으로 흐릿하게 표현된 지호의 대비가 재미있다. 내가 평생 기다려온 것은 무엇인지, 목표를 향해 직진하는 것과 곁눈질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도 좋을 것 같다. 친구들끼리 찍은 사진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활동도 꼭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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