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투하는 의사들의 에세이

2020년은 예전 같지 않게 되었죠. 학교도 못가고, 어울려 놀지도 못하는 하루하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일상을 빼앗겨 힘들지만, 바이러스와 가장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의료진은 24시간이 전쟁터일 겁니다. 방호복에 마스크, 고글로 땀범벅이 된 이들의 모습, 심지어 어려운 지역을 위해 자원하는 의사와 간호사의 소식을 접하면, 타인의 생명을 짊어진 이 직업의 숭고함을 느끼게 됩니다. 분투하는 의사들이 쓴 에세이를 소개합니다. 도움 준 서울의대의 J교수님 감사. 


『골든아워 1,2』

이국종 지음│흐름출판│2018년│438쪽(1권), 378쪽(2권)

중증외상센터는 길에서, 군대에서, 노동의 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죽어가는 급박한 상황의 환자를 살리는 일을 합니다. 이 책은 이국종 교수와 그의 동료들이 선진국 수준의 중증외상센터를 갖추기 위해 싸우고 버틴 16년간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어요. 병원안팎의 관료주의와 경제논리, 민원, 소문과의 전쟁은 피가 튀는 구조헬리콥터 못지않게 힘겹습니다. 읽으면 간절해집니다. 개인의 희생에 기대지 않는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 세상의 변화를 위해 일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현장의 글이 가진 진정성이 얼마나 마음을 울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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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길이 되려면 –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김승섭 지음│동아시아│2017년│464쪽

학교폭력을 당한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에게 ‘그 경험 후에 어떻게 했냐?’고 물었습니다. ‘별다른 생각없이 그냥 넘어갔다’고 답한 남학생들이, 같은 경험을 한 여학생들보다 정신건강이 훨씬 더 나빴습니다. 힘들지만 아무에게 말할 수 없고,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하는 문화 속의 남학생들이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거죠. 우리의 몸은 정직하기에, 차별, 혐오, 사회적인 참사, 불안정한 고용은 몸의 어딘가에 자국을 남깁니다. 아픔이나 병의 형태로요. 왜 어떤 병은 여성에게, 어떤 병은 가난한 이들에게, 어떤 병은 비정규직 일터에서 더 일어날까? 김승섭 교수는 질병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질병이 사회의 불평등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에세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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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이종인 옮김│흐름출판│2016년│284쪽

탁월한 연구업적으로 승승장구하던 36살의 젊은 신경외과 의사, 폴 칼라니티는 갑자기 폐암 말기로 죽음을 선고받습니다. 그는 의사로서 ‘병이 얼마나 진행되고 치료될 수 있나’하는 과학적인 질문에 익숙했었죠. 그러나 시한부 선고 후에는 ‘남은 삶을 어떻게 가치있게 살까’, ‘누구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하는 환자의 실존적인 질문에 부딪힙니다. 유한한 생명을 가진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묻게 될 질문이죠. 그는 의사, 남편, 아빠로, 죽어가면서도 “계속 나아가며” 의연하게 살아갑니다. 의사가 직접 경험한 죽음의 과정이 문학적으로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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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안온한 날들
– 당신에게 건네는 60편의 사랑 이야기』

남궁인 지음│문학동네│2020년│328쪽

글 쓰는 의사, 남궁인의 세 번째 따끈한 에세이입니다. 응급실에서의 지독한 하루를 그린 전작들과는 다르게, 의사인 ‘어떤 인간’의 일상과 감상을 더 담아냈습니다. 그래서 책은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와 그에 딸린 단상들을 오갑니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실의 급박함과 여행의 여유로움, 죽음을 목도하는 고통과 사랑의 따뜻함, 우울감과 생기, 자괴감과 보람, 울음과 웃음이 교차합니다. 응급실 의사 개인의 일기를 엿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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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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