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만화를 추천해달라는 군침 도는 큐레이션 요청을 받았습니다. 더운 날 불 앞에서 뭔가 한다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지요. 집에 계신 어른들도 더위에 지쳐 뭘 만들어주지 않으시고요. 배달 음식도 하루 이틀, 편의점 음식도 하루 이틀, 컵라면도 하루 이틀… 좋아, 결심했어! 까짓 거, 내가 만들어 먹겠다! 결심하신 ㅊㅊㅊ 친구들 축하드려요! 진정한 독립은 끼니 독립입니다. 이제 내가 만들어서 내가 먹고, 맛있으면 식구들한테도 만들어 줍시다요. 여러분의 요리 본능을 일깨워줄 만화책들을 소개합니다.
『오무라이스 잼잼』(전13권)
조경규 지음|송송책방|2020년|1권 412쪽
요리만화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만화책. 전체 12권인데 아마 한두 권은 보신 분도 있고, 제목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최근에 리커버판으로 새롭게 선보이고 있으니 소장하실 분들은 이왕이면 새 책으로! 볼륨이 방대해 살 여력이 없다면 도서관으로 고고씽! 한여름의 도서관처럼 시원한 피난처도 없으니(만화책은 빌려주지도 않아요) 방학 동안 도서관의 만화를 섭렵하는 걸 목표로 삼아도 좋지요. 은영 준영 남매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흐뭇하고 가족 이야기 사이사이 들어가는 맛있는 음식들과 그에 관한 흥미로운 지식까지 쌓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들도 나와 있고, 전 세계를 넘어 우주 요리까지 소개되어 있으니 한 권씩 잘 읽어봅시다. 없는 입맛도 돌아오게 만드는 마법의 요리 만화, 그리고 사랑스러운 가족 이야기가 건강하게 펼쳐집니다.
『우리의 제철은 지금』
섬멍 지음|창비|2022년|224쪽
이 책에는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는 많지 않지만 제철음식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해줘요. 더불어 ‘가족’에 대해서도. 제철음식이라 하면 계절마다 가장 맛과 영양이 좋은 식재료로 만드는 입맛 돋우는 음식을 말하지요. 하지만 우리네 삶이란 계절마다 제철음식을 먹을 수 있을 만큼 풍요롭지는 않고요. 푸드 트럭에서 파는 바비큐나 호빵 같은 것도 우리에겐 제철음식이 될 수 있고, 국수나 냉면도 맛있게 먹으면 제철음식이라는 걸 이 책은 알려줘요. 마감에 쫓기면서도 동성 파트너 망토와 맛있는 요리를 해먹으며 일상을 최고의 순간으로 만드는 섬멍 작가의 이야기는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우리의 제철임을 말해 주지요. 이제 나만의 제철음식을 만들어 볼까요?
『밀알의 양식을 주시옵고』
이자혜 지음|중앙북스|2022년|280쪽
회사원이 되면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먹을 수 있을까? 생각한다면 오산! 집밥을 먹을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셔요. 20대 직장인의 비애를 간접 체험하며 회사원 ‘한밀알’이 월급으로 맛있는 걸 플렉스하는 순간에 동참해 봅시다.
편의점 도시락과 백반집 한식 뷔페로 버티던 취준생에서 물류회사 직장인이 되어 알게 된 미식의 세계. 처음 알게 된 고급(?) 음식 맛에 빠지게 된 주인공이 좋은 직장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일상은 어른의 세계 또한 맛보게 해준답니다.
『리틀 포레스트』(전2권)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희정 옮김 | 세미콜론 | 2008년 | 172쪽 /182쪽
김태리 주연의 영화로도 유명한 ‘리틀 포레스트’는 원작이 이 만화책이고 일본에서도 영화로 만들어졌어요. 표지만 봐도 알겠지만 일단 그림체가 예뻐요. 어렸을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가 혼자 자란 주인공이 도시로 갔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혼자 자급자족하며 사는 이야기예요. 작가가 시골에서 살면서 직접 요리한 음식들을 소재로 만화를 만들었다고 해요.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도 있고, 낯선 음식도 있지만 사람 사는 건 다 어디나 똑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정서가 온전하게 느껴져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건강한 먹을거리로 내가 직접 만들어 먹는 즐거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겠구나 하는 부러움이 절로 생겨요. 실천하긴 힘들겠지만 집밥의 소중함을 아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 할 만해요.
맛있는 것 먹고 힘내!! 요리에 얽힌 시고 떫고 상큼 달달한 이야기 (독자맞춤)
엄마에게 사달라고 졸라야 할 요리책, 또는 요리 입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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