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사달라고 졸라야 할 요리책, 또는 요리 입문책

요리는 요리사가 하는 것만은 아니다. 화려한 텔레비전의 요리사들은 일종의 허상이고, 예능일 뿐이다. 어머니에게 요리는 식구의 건강과 입맛을 책임지는 실전이고 세상의 평범한 요리사들에게는 생존의 투쟁이고, 어쩌면 여러분 청소년들에게는 장차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핵심이 될 거다. 요리를 하는 사람은 감수성이 풍부하고, 요리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은 인기 있으며, 요리사로 먹고 사는 사람은 프로가 되는 것이니까. 그냥 스마트폰으로 배달음식을 시켜도 되는 세상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요리를 직접 하고, 요리책을 읽으며, 요리 공부를 한다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요리는 그냥 배불리 먹고 맛있으면 그만인 것이 아닌, 이미 다른 존재가 되어 있다는 거. 그게 21세기 인류가 맞닥뜨린 현실이다. 기왕이면 재미있게 요리를 들여다볼까. 혹시 알아? 나도 엄청 유명한 요리사가 될지. 적어도 요리로 밥 벌어먹는 끝내주는 생활인은 될 거야, 여러분 모두 화이팅!


『소년이여, 요리하라!』

금정연 외 10인 지음|우리학교|2015년|224쪽

제목 그대로다. 그러나 직업으로 요리하라는 말은 아니다. 요리야말로 인간을 구원하고, 나를 사랑하며, 어쩌면 세상을 가장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는 도구라고 말하는 책. 그렇다고 요리책은 아니라고 말하기도 그런게, 제법 재미있는 요리법도 나온다. 모두 열 한 분의 어른들이 한 꼭지씩 썼다. 요리사는 한 명밖에 없다. 격투기 해설가, 만화가, 시인 아저씨가 나온다. 제각기 삶과 요리에 대해 풀어놓고 있는데 글 읽는 것만으로도 소년소녀들에게 힘이 된다. 여기 나온 요리를 하나씩 하다보면, 내가 요리에 맞는 사람인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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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이란 무엇인가』

가와이 단 지음|신은주 옮김|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2015년|156쪽

라면 좋아하시는지. 99퍼센트의 사람은 라면을 좋아한다. 나머지 1퍼센트의 사람은 짜파게티를 좋아하는 거다. 물론 내 추측이다. 라면은 가장 싼 가격에 놀라운 맛과 기쁨을 준다. 내가 스스로 요리하기에 라면처럼 완성도 높고, 심지어 실패해도 아깝지 않은 대상이 있을까. 고백컨대, 나도 라면으로 요리를 시작했다. 이 책은 인스턴트 라면 이야기는 아니다. 일본에서 나온 만화로, 엄밀히 말해서 일본의 국민음식인 식당에서 파는 생라면의 흥미로운 역사서다. 만화로 그려져서 1도 지루하지 않다. 면 요리의 왕인 라면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데 이처럼 끝내주는 책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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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황홀』

성석제 지음|문학동네|2011년|356쪽

한다 하는 문인들이 음식과 맛에 대한 책을 냈지만, 성작가의 글은 차원이 다르다. 글솜씨가 최고다, 이런 말을 하긴 뭐하지만 음식과 그것을 둘러싼 주변 이야기를 감칠맛 100퍼센트로 쓴 작가는 이이 말고는 생각이 안 난다. 요리라는 건 만드는 이, 먹는 이, 그리고 음식이 주어진 상황이라는 세 가지를 삼위일체라고 한다(내 맘대로 붙였음). 성작가는 두 번째, 세 번째 상황에 대한 시각이 탁월하다. 이 책을 읽으면, 시종일관 큭큭 웃을 수도 있다. 사실, 요리사가 되려면 이 두 번째, 세 번째를 잘 알아야 한다. 먹는 사람의 마음을 알아야 좋은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법! 파는 요리는 자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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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지방 산 열』

사민 노스랏 지음|웬디 맥노튼 그림|제효영 옮김|황의정 캘리그래피|세미콜론|2020년|470쪽

가격이 좀 비싸고(도서관에서 빌려봐도 좋다), 서양 이야기라서 어색할 수 있지만 이건 살아 있는 요리 교과서다. 서양 요리의 기초를, 성공한 여자 요리사가 자신의 체험을 담아 차근차근 설명한다. 소금이 왜 맛을 결정하는지, 지방은 결코 나쁜 놈(?)이 아니라 맛을 풍부하게 하는 거대한 놈이라는 이유, 산의 톡 쏘는 맛의 조연, 열이란 결국 요리의 대부분을 결정하는 기술인데 어떻게 다뤄야 할지 완전하게 설명한다. 요리 기초책으로 이만한 것도 별로 없다. 심지어 노장 요리사인 나조차 보고 배운 부분이 많았을 정도니까. 읽고 직접 만들어보면 더 좋겠다. 어어, 진짜 요리가 되네? 쉽고 상세한 조리법이 나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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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쿠킹』

스튜어트 페리몬드 지음|김은지 옮김|시그마북스|2018년|256쪽

요리란 결국 물리, 화학, 생물의 결과물이다. 이런 과학적인 이유가 요리에 뒤얽혀 있는데, 우린 잘 모르고 그저 요리를 해낼 뿐이다. 소금을 뿌리는 이유, 고기가 잘 구워진 까닭 같은 원리를 알면 요리에 접근하는 데 두어 발 앞서가게 된다. 사진이 엄청 자세하게 나와 있고 설명도 쉽다. 솔직히, 이 책 정도의 과학적 이유를 모르고 요리하는 직업 요리사가 태반일 정도로 우리는 요리과학에 무지하다. 두 번 보라. 세 번 보라. 이론으로는 이미 요리사 자격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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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일

게스트 큐레이터

– 요리사, 칼럼니스트
– ‘몽로’, ‘광화문국밥’등 여러 식당을 운영하고 있음
–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노포의 장사법』, 『오늘의 메뉴는 제철음식입니다』 등 다수의 저서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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