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폭우, 산불…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극한기후로 인한 재앙은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단호한 경고입니다. 그야말로 지구는 끓고 있고 이제 겨울에는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추위가 우리를 덮칠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우리는 이런 일이 벌어질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거지요. 우리가 만들어내는 쓰레기와 환경 파괴로 지구에 닥칠 재앙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는 게 문제이지만요.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기후재난을 다룬 이 소설들을 읽으면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결단할 수 있을 거예요.
『일인용 캡슐』
김소연, 윤해연, 윤혜숙, 정명섭 지음|라임|2021년|184쪽
기후 재앙을 막을 수는 없고 최대한 늦추는 것이 인류 최대의 과제가 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네 편의 앤솔러지 모음집. 전쟁이나 재난으로 나라를 잃고 떠도는 난민, 이제는 기후 재앙으로 나라를 잃은 기후 난민들이 존재합니다. AI 인류분석기는 기후 난민들을 지구에서 추방해 화성으로 보냅니다. 화성 테라포밍 작업을 진행한 지 5년이 지났을 무렵 지구로부터 모든 지원이 끊깁니다. 지구와 연락이 단절되자 사람들은 살기 위해 지구로의 귀환길에 오르고, 연로가 떨어진 모선에서 나와 일인용 캡슐을 타고 각자 지구로 돌아갈 길을 찾는데…. 결말을 꼭 확인하면 좋겠습니다. 이들이 왜 지구와 연락이 끊겼고, 지구로 돌아갈 수 없는지 알게 되면 지금 당장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하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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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휴먼스 랜드』
김정 지음|창비|2023년|288쪽
“우리는 대한민국 서울, 노 휴먼스 랜드에 도착했다.” 책 속 문장이 말해주듯 2051년, 전 세계 육지의 절반 이상이 사라져 사람이 살지 않는 땅이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두 차례의 세계 기후 재난이 발생했고, 유엔기후재난기구는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노 휴먼스 랜드에 조사단을 파견합니다. 기후난민 청소년 미아는 조사단 단원이 되어 멸망한 한국 땅에 파견되어 대원들과 생태 조사를 시작합니다. 이곳에서 꽃냄새로 사람의 신체와 정신을 무기력하게 만들어 지구 환경을 되돌리려는 계획을 실행하려는 집단과 마주합니다. 사실 이건 미아의 할머니가 연구하던 이터널 플랜트의 개발을 악용한 것입니다. 미아는 이걸 막아낼 수 있을까요? 작품 곳곳에서 묘사되는 세계 기후 재난의 결과들을 주목해서 읽어보세요. 곧 우리에게 닥칠 현실이 이 소설에 있습니다.
『범람주의보』
설재인 지음|자음과모음|2023년|224쪽
이제 일 년 내내 비가 내린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기후. 작품 속 서울은 일 년 내내 우기입니다. 하지만 우산은 구시대의 골동품이거나 그걸 마련할 여력이 없는 사람들만 쓰고 다니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누비스’라는 워터프루프 시스템 덕에 피부에 막을 생성해 옷이 젖거나 머리가 망가질 염려가 없습니다. 거대 기업 누비스는 이 외에도 인공 햇빛을 쏘이는 일광욕 센터 등 햇빛을 볼 수 없는 세상의 사람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사업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누비스로 비를 막는 지역이 있다면 그 빗물과 오수가 흘러들어가는 지역이 있기 마련. 누비스에서 나오는 오수는 모두 저지대 빈민가 ‘통협동’으로 흘러들어갑니다. 통협동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얼굴과 피부에 화상 자국처럼 낙인이 찍혀 있지요. 주인공 혜인이는 할아버지 덕에 누비스 이면의 세계를 보게 됩니다. 사회 불평등의 문제를 기후위기와 연관 지어 설득력 있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
단요 지음|사계절|2023년|224쪽
제목부터 단호한 이 소설은 마치 일종의 예언서처럼 우리가 직면한 사회를 전 방위적으로 보여줍니다. 시작은 사람들 머리 위에 수레바퀴 모양의 원판이 나타나면서부터입니다. 정의를 상징하는 청색과 부덕을 나타내는 적색으로 이분된 원판은 모두에게 보이고 과학으로 검증 불가능한 초월적인 존재입니다. 청색과 적색의 비율에 따라 천국에 갈 확률도 정해지지요. 그래서 세계는 변하기 시작합니다. 덜 만들고 덜 쓰는 일에 동참하고, 탄소 배출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수레바퀴로 바뀌기 시작한 세계는 과연 행복할까요? 인터뷰어 ‘나’가 여러 사람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일종의 페이크 르포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가, 전 지구가 얼마나 철저하게 망가져 있는지 섬뜩하게 깨닫게 해줍니다. 내 머리 위에 수레바퀴가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럼 이제 어떻게 행동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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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뭐가 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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