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식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움직이지 못하고 조용하며,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며 살아가지만 눈에 띄지 않고, 늘 참고 인내하며 모든 것을 내주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이미지 말이다. 하지만 식물은 움직이지 못하고 소리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자급자족할 능력이 있기에 움직일 필요가 없는 것이며, 소리가 아닌 화학물질을 이용해 동료와 소통하고 적을 쫓고 자신을 도와줄 동물드을 유혹해 부려먹는 다재다능하고 영리한 존재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갖추고 있지만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식물의 다양한 면모를 살펴보자.
『식물학자의 노트』
신혜우│김영사│2021년│280쪽
제목이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식물분류학을 전공한 생물학자이자 식물세밀화 국제전시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세밀화 전문 화가라는 독특한 이력의 작가라면 이렇게 노트 정리를 하지 않을까. 풀 한 포기, 꽃잎 한 장, 뿌리 한 줄기 하나하나 세밀하게 관찰하고 분석한 과학적 사실이, 섬세하고 정교한 그림과 맞물려 지식을 습득하는 재미와 그림을 감상하는 기쁨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식물의 매력을 느끼고 익히는 것을 시작하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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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아나가키 히데히로 지음│서수지 옮김│사람과나무사이│2019년│296쪽
때로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숨겨진 것들이 역사의 방향을 결정하곤 한다. 식물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예외일 수 없다. 생명체인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먹어야 하고, 그 먹거리의 모든 근간에는 식물이 있기 때문이다. 감자, 후추, 차, 사탕수수, 목화, 벼와 밀 콩과 옥수수 등 인류를 먹여살리고 감각을 자극하는 13가지 식물들과 그들과 만날 때마다 급선회하는 인류 역사의 흐름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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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보는 식물학자』
마크 스펜서 지음│김성훈 옮김│더퀘스트│2021년│304쪽
사람은 식물을 먹고 살아가지만, 사람이 죽으면 식물이 사람을 먹는다. 죽음 뒤의 몸은 각종 곤충과 미생물들의 활약으로 분자 단위로 분해되고,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뿌리는 이들을 흡수해 제 줄기를 세우고 가지를 뻗어나간다. 황량한 벌판에 피어난 블랙베리덤불이 유난히 탐스럽다면 그 아래는 시체가 묻혀 있을지도 모른다. 말없는 목격자 식물들이 땅 속 깊이 숨긴 비밀을 파헤치는 법의식물학자의 색다른 이야기
『사악한 식물들』
에이미 스튜어트 지음│조너선 로젠 그림│조영학 옮김│글항아리│2021년│252쪽
옛 임금들은 신분이 놓은 죄인들을 사사할 때, 투구꽃을 달여 만든 사약을 내렸다. 소크라테스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독당근을 달인 물이었고, 이 밖에도 벨라돈나, 피마자, 독말풀, 협죽도, 코요티요 등 수많은 ‘사악한’ 식물에 의해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식물은 죄가 없다. 움직일 수 없는 식물들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일종의 화학적 무기인 알칼로이드들을 만들어내 생존을 도모해왔기 때문이다. 때로는 무지로, 혹은 악의로 식물이 진화상 만들어낸 생존 무기들을 함부로 사용한 이들에 대한 무섭고도 서글픈 이야기들을 모았다.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오후 지음│동아시아│2018년│300쪽
만 18세 이하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사이트에 감히 ‘마약’이라는 제목을 단 책을 소개하다니. 하지만 때로는 무조건 금지하는 것보다는 정확히 알려주고 이해시키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마약의 한자어는 痲藥, 즉 마취 기능이 있는 약이라는 의미다. 즉, 마약은 사람의 신경계에 작용해 진정, 마취, 각성 효과를 나타내는 성분들을 뜻하는 말이다. 흥미로운 건 대부분의 천연 마약 성분들이 식물에게서 나온다는 것이다. 코카나무, 대마, 양귀비, 담배 등은 왜 매혹시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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