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 <오펜하이머>의 개봉과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다핵종제거설비 처리수(ALPS treated water, 일명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류로 인해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어떤 원소의 원자핵이 붕괴하며 방사선을 방출하는 현상을 방사능이라고 하며, 이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원자력이라 한다. 하지만 방사능과 원자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이런 사전적 정의보다는 각종 오해와 편견, 수많은 음모론이 먼저 떠오른다. 이에 방사능과 원자력을 조금 더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보는데 도움이 될만한 과학책들을 모아 보았다.
『원자력이 아니면 촛불을 켜야 할까?』
장바티스트 드 파나피외 글|쥘리앙 르브뉘 그림|배형은 옮김|내인생의책|2014|185쪽
원자력에 대해 공부하기 전에 알아야 할 기초 지식들을 A(알파선)부터 Z(위험 제로)까지 알파벳 순서에 따라 정리했다. 총 52개의 원자력 관련 단어들을 제시하고 각각을 간단히 설명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어 원자력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단어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애초에 청소년들의 원자력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쓰인 책이라 읽기에 수월할 뿐 아니라, 하나의 단어와 연관된 단어들을 제시해 원자력과 관련된 다양한 단어들의 관계 파악에도 도움이 된다.
『다시 생각하는 원자력 이야기』
어근선 지음|MID|2022|256쪽
원자력 전문가가 쓴 원자력에 대한 이야기. 부제로 붙인 ‘원자력의 올바른 이해를 위하여’라는 제목처럼, 최대한 원자력이라는 에너지원이 언제 누구에 의해 발견되었고, 어떻게 이용 혹은 오용되어 왔는지를 시간 순으로 차근차근 짚어준다.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원자력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의 역사와 현재에 대한 전체적 구조를 파악하기에 좋은 책이다.
『라듐 걸스』
케이트 모어 지음|이지민 옮김|사일런스북|2018|624쪽
라듐은 대표적인 방사능 물질로, 어둠 속에서 스스로 빛날 정도로 강력한 방사선을 내뿜는다. 이 신비한 빛에 매료된 이들은 라듐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보기도 전에 맹목적으로 이에 빠져든다. 맹목적인 사랑의 끝은 늘 비극이기 마련이고, 그 피해는 언제나 가장 약한 이들에게 돌아가곤 한다. 20세기 초, 시계 공장에서 일하던 가난하고 힘없는 여공들이 이유를 알 수 없는 질병으로 끔찍한 고통 끝에 사망하는 일이 벌어진다.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나서야 비로소 사람들은 그 원인이 야광 페인트 속에 든 라듐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인류가 방사능의 실체를 깨닫는 과정에서 희생된 여성들의 이야기가 너무도 생생해서 마음이 아려온다.
『라듐 걸스(그래픽노블)』
시리엘 에브라르(Cy) 지음|김모 옮김|이숲|2022|136쪽
『핵무기와 국제 정치 쫌 아는 10대』
김준형 글|방상호 그림|풀빛|2020|152쪽
원자력과 방사능이 본질보다는 편견이 더 많이 알려지게 된 데에는, 이들의 위력을 사람을 살상하는 무기로 먼저 가공해 사용했던 비극에 기인한다. 1945년 2차 대전 마지막에 사용되었던 원자폭탄은 실전에서 사용된 첫 번째이자 유일한 핵폭탄 사용이었지만, 이 것이 과연 마지막이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 한 번의 사용이 뼈아픈 실수이자 마지막이 되려면 우리가 더 똑똑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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