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아픔과 슬픔

6월 25일은 한국전쟁을 떠올리는 날이다. 1950년, 남과 북이 서로 총을 겨누었던 한국전쟁으로 많은 이들이 죽었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남과 북이 분단된 채로 지내고 있다. 나는 한국전쟁을 직접 경험한 세대는 아니다. 그래서 한국전쟁의 아픔이나 슬픔을 책, 영화, 드라마 등으로 어렴풋이 느낄 뿐이다. 지금 10대 청소년에게 한국전쟁은 더욱더 먼 이야기일 것이다. 그래도 6월을 맞이하여 전쟁의 아픔과 슬픔을 느낄 수 있는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전쟁의 참혹함을 알고 평화의 중요성을 깨닫기를 기대해본다.


『왜?』

니콜라이 포포프 글, 그림|현암사|1997년|50쪽

전쟁이 끝난 자리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가 많다. 전쟁이 일어나면 모든 것이 파괴되고, 많은 이들이 죽는다. 이런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는 것일까? 어떤 이유로 전쟁은 일어날까? 전쟁은 인간의 작은 욕심에서 시작될 때가 많다. 남들보다 높은 위치에 올라서고,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러한 전쟁의 속성을 정확하고 간결하게 보여주는 그림책이 『왜?』이다. 글이 하나도 없는 그림책을 보면 ‘왜?’ 쥐와 개구리가 전쟁을 일으켰는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정말 전쟁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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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광과 어느 목수 이야기』

이반 바레네체아 지음|고래이야기|2014년|50쪽

전쟁에 미친 한 남작이 있다. 그는 전쟁에 나가서 팔과 다리를 잃어도 전쟁을 멈추지 않는다. 팔과 다리를 잃을 때마다 목수가 새로운 팔과 다리를 만들어준다. 그러다가 결국 남작은 머리를 잃고 돌아온다. 목수는 남작의 머리까지 새롭게 만들어주고 그 후로 사람들은 이전보다 평화롭게 살아간다. 남을 해치는 전쟁만 좋아하는 남작과 남을 이롭게 하는 목수의 대조적인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이 그림책을 읽는 독자라면 두 인물이 지향하는 전쟁과 평화 중 우리에게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쉽게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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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 함께 읽는 수난이대』

전국국어교사모임 지음|하근찬 원작|휴머니스트|2012년|136쪽

이 소설은 강제 징용과 한국전쟁으로 불구가 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다. 아버지는 일제 강점기 시절에 강제 징용을 당했다가 한쪽 팔을 잃는다. 아들은 한국전쟁에 참여했다가 다리를 하나 잃는다. 전쟁의 상처를 입은 두 세대의 모습을 슬프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읽고 나면 전쟁의 아픔이 오랜 시간 지속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작품의 마지막에 서로를 의지하는 부자의 모습으로 위안을 얻는다. 소설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답이 실려 있어서 소설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은 청소년에게 도움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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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에 띄운 편지』

발레리 제나티 지음|바람의아이들|2017년|208쪽

이스라엘 소녀가 유리병에 편지를 넣어서 분쟁 지역인 가자 지구의 바다로 보낸다. 그 병을 우연히 받은 팔레스타인 소년은 편지를 읽고 그 소녀와 이메일을 주고받는다.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나고 크고 작은 분쟁이 벌어지는 시기에 소년과 소녀는 이메일로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한다. 현실에서도 이런 영화 같은 일이 벌어질까? 전쟁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상대방의 입장에 공감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을 읽으면 인간의 전쟁을 막을 수 있는 힘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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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언니』

권정생 지음|창비|2012년|300쪽

해방 직후부터 한국전쟁을 겪은 여자아이 ‘몽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부모를 여의고 어린 동생을 키우는 ‘몽실’이의 이야기가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소설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다. 소설을 끝까지 읽어봐도 ‘몽실’이의 삶은 크게 나아지지 않아서 책장을 덮은 후에도 마음이 불편하다. 전쟁을 온몸으로 겪은 사람들을 ‘몽실’이란 인물이 대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전쟁의 슬픔과 아픔은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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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남

차갑고 냉정하게 책 읽는 도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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