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근현대사의 아픔을 담은 그림책들

그림책은 연령을 초월해서 즐기는 예술이라는 거, 알고 있죠? 시와 그림이 만나서 더 크고 진한 여운과 감동을 주게 마련이지요. 오늘은 특별한 그림책을 모아봤어요. 우리의 근현대사의 아픔을 담은 작품들입니다. 역사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지요. 그 안에는 삶을 살아내던 구체적인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이들은 힘든 상황을 어떻게 견디고 버텼을까요? 얼마나 아프고 슬펐을까요? 또 어떤 희망을 품고 살았을까요? 당대의 시간을 살던 사람을, 구체적인 인간을, 손에 만져지는 삶을 만나보세요.


『숨바꼭질』

김정선 지음|사계절|2018년|52쪽

한국전쟁이 배경이에요. 박순득과 이순득, 두 소녀는 친구 사이에요. 두 소녀는 늘 숨바꼭질을 하며 놉니다. 갑자기 전쟁이 시작되고, 피난을 떠나면서 둘은 헤어집니다. 하지만 소녀의 마음에 피난길도 숨바꼭질 놀이였어요. 피난길의 여정에서도 이순득의 마음은 계속 박순득과 숨바꼭질을 합니다. 그래서 콩밭에 누워 잠을 청할 때도, 산길을 하염없이 걸을 때도, 강을 건널 때도 힘든 줄 몰랐어요. 잔인한 전쟁이 어린아이의 마음에서는 ‘친구와의 놀이’였으니, 다행이지요. 하지만 영원한 다행, 마냥 계속되는 행복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아련한 슬픔도, 평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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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머니』

권윤덕 글, 그림|사계절|2010년|48쪽

“지금 세상에는 그런 일 없어야지. 나 같은 사람 다시는 없어야지. 내 잘못도 아닌데 일생을 다 잃어버리고…….” 심달연 할머니의 말씀이에요. 할머니는 1940년 무렵 열세 살 나이로 일본군에게 끌려가 몸과 마음이 다 망가진 채 고국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로부터 50여년이 흘러서야, 열세 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고생한 이야기를 증언합니다. ‘나 같은 사람이 다시는 없어야지.’라는 말에 담긴 마음은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사람이 사람에게 잔인하고 못된 짓 하지 않는 세상을 바라는 마음, 누구나 평화롭고 자유롭게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겠지요. 꽃 할머니의 마음을 만나보세요.

#그림책 #일본군위안부 #일제강점기 #전쟁의_비극 #평화의_소중함 #자유롭고_평등한세상


『운동화 비행기』

홍성담 글, 그림|평화를품은책|2017년|44쪽

1980년 5월 18일, 전라도 광주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나요? 이 책은 5·18민주화항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답니다. ‘새날’이라는 어린 소년이 등장해요. 새날이는 이유도 없이 계엄군의 총을 맞고 세상을 떠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라고 해요. 새날이는 운동화 비행기를 타고 80년 5월 광주로 갑니다. 그 날이 궁금했던 것이지요. 어떤 일이 있었길래? 새날이가 본 것은 도시를 지켜내는 사람들이었고,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자신의 목숨을 다해 희생하는 사람들이었어요. 민주주의가 위협당하는 순간에, 시민들이 나서서 애 쓰는 것을 본 것이지요. 민주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사람들이 눈물 흘리고, 땀 흘리고, 피 흘리는 것을 본 것입니다. 그러니, 민주와 평화는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요.

#그림책 #5.18민주화항쟁 #오월의광주 #민주주의 #민주주의의_소중함


『나무 도장』

권윤덕 글, 그림|평화를품은책|2016년|60쪽

잊으면 안 되는 일이 있지요. 기억해야 하는 일들이 우리 역사에는 촘촘히 박혀 있습니다. 제주4.3사건도 그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제주도를 아름다운 여행지로만 떠올리지는 않나요? 제주는 아름다운 섬이지만,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슬프고 아픈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1947년부터 1954년에 이르기까지, 제주의 많은 주민들이 죄 없이 죽어간 일이지요. 이 책은 그 학살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소녀의 목소리를 통해서 ‘제주4.3의 비극적인 시간’을 이야기합니다. 상처를 다시 드러내는 것, 아픔을 다시 상기하는 것에 힘이 있지 않을까요? 상처를 보듬고 아픔을 치유하는 힘 말이에요. 우리가 4·3을 기억하는 것에는 평화를 기원하는 강한 힘이 있답니다.

#그림책 #제주4.3사건 #평화의_소중함 #슬픈_역사 #현대사의_비극


『할아버지 집에는 귀신이 산다』

이영아 글, 그림|평화를품은책|2017년|52쪽

이 책을 펼치면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몰라요. ‘근현대사의 아픔이라더니. 귀신 이야기만 나오네.’ 읽다보면 곧 마음이 짠~해집니다. 코끝이 시큰해집니다. 조선 시대부터 일본인들이 부산에 들어와 일을 하며 살았어요. 돈 많이 벌어서 고국에 돌아가려는 꿈을 가진 이들이었지만, 부산에서 삶을 마친 사람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부산 아미동에 일본인들의 공동묘지가 있었고요. 그런데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피난 온 사람들이 터 잡고 살 자리가 없으니, 이 공동묘지 위에 터를 잡고 삽니다. 무덤 위에 얼기설기 집을 짓고, 일본인 무덤의 비석이 그대로 화분 받침이 되고, 집의 댓돌이 된 것이지요.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타국에 묻힌 일본인들, 전쟁 때문에 고향을 떠나와 공동묘지 위에서 살게 된 사람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아픔과 그리움을 간직한 사람들이라는 거겠죠. 사람과 사람이 서로의 아픔을 껴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아마 따뜻한 위안을 선물 받게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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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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