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입시’는 너무도 당연한 진로처럼 여겨져요. 진로 고민이나 상담을 할 때도 ‘어떤 학과에 진학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대학 진학을 하지 않거나 미루는 청소년도 분명히 있어요. 대학에 진학하는 특성화고 학생들도 있지만, 바로 취업을 하는 경우도 많고요. 얼른 취업해서 돈을 벌고 싶어하기도 하고, 확고한 꿈을 가지고 전문적인 훈련과 경험에 집중하기도 해요. 이렇게 대학에 가지 않는 청소년을 ‘비진학청소년’이라고 하더라고요. 우리 이 친구들의 이야기에 조금 더 귀기울여보아요.
소설 『꼴찌들이 떴다(양호문, 비룡소, 2008)』, 『가무사리 숲의 느긋한 나날(미우라 시온, 알에이치코리아, 2012)』도 살펴보세요.
『우리는 작은 가게에서 어른이 되는 중입니다
– 조금 일찍 세상에 나와 일하며 성장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
박진숙 지음|사계절|2017년|216쪽
서울 시내 자그마한 도시락 배달 가게, ‘소풍가는 고양이’. 언뜻 평범해 보이는 이 가게는 대부분의 직원이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대학에 가지 않은 18세에서 24세 사이의 ‘비대졸자’가 취업 조건이다. 나이 어린 구성원들이 학교가 아닌 일터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지향하고, 한국 사회에서 저임금 단순 노동으로 내몰리기 쉬운 비대졸자의 진로 문제를 고민한다. 평소라면 가만히 책상에 앉아 수업을 들을 청소년들에게 판매용 도시락 메뉴를 정하고, 재료를 준비하고, 배달을 가고, 그릇을 수거해오는 가게 운영 전 과정에 권한과 책임이 기대되는 곳. 울고 웃고 좌충우돌 벌어지는 사건들에 손에 땀이 베이다가 이내 응원하는 마음이 된다. 일하는 청소년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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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학력이 무기가 될 때
– 대기업 생산직, 고촐 취준생을 위한 길이 되다』
한고졸 지음|조원희 그림|이담북스|2020년|204쪽
고졸 학력으로 대기업 생산직에 입사하여 10년 간 근무해 온 저자의 자신만만한 고졸 대기업 생산직 취업추천기가 인상적이다. 아쉽게도 특성화고 입시 홍보 자료 외에는 고졸 취업에 대해 밝은 전망을 보여주는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기에, 더욱 반갑게 느껴지는 책이다. 생산직의 특성과 면접 등 취업준비 시 참고할 실질적인 팁들이 담겨있다. 책에서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정작 채널은 삭제되고 블로그도 찾기 힘들어 의아하다. 책의 내용을 길잡이 삼아 여러 가지 정보를 찾아보자.
『교복 위에 작업복을 입었다 – 경계의 시간, 이름 없는 시절의 이야기』
허태준 지음|호밀밭|2020년|272쪽
저자는 부산의 공고를 졸업하고 공장에 취업하여 일하는 청년이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갑작스런 사정으로 선택한 ‘특성화고’. 책상이 아닌 작업대에서, 연필이 아닌 공구를 쥐고 실습을 하는 수업시간이 어색했다. 서울 아닌 곳에서, 입시생이 아닌 고등학생은 대학생이 아닌 청년이 되었다. 세상에서 자꾸 지워지고 가려지는 자신과 친구들의 존재를 글로 꾹꾹 눌러 새긴 것 같다. 책장을 넘기며 안타까운 마음에 덜컥일 때도 있지만, ‘평범한 청년’의 생생한 모습을 읽을 수 있어 반갑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은유 지음|돌베개|2019년|252쪽
‘고3’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아침부터 밤까지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고, 대학 입시로 스트레스를 받는 평범하고 당연해보이는 모습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교실이 아닌 산업현장에서, 그야말로 ‘사회’ 속에서 일하는 학생들도 있다.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취업을 하는 이들은, 이제까지의 ‘학교’와는 너무 다른 장소에서 ‘선생님’이 아닌 상사를 만난다. 한순간에 일부 청소년들은 보호도 존중도 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 자신을 지킬 힘조차 갖추지 못한 채 사고를 당하거나 스스로 죽음을 택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하고, 분명히 존재함에도 보호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이야기. 우리 곁의 청소년들이 겪는 현실임에도 읽기조차 버거운 현실의 민낯에 어른들은 더 부끄러워 하고 고개를 숙이되, 함께 목소리를 내고 움직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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