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열띤 토론 중입니다. “나쁜 짓 하는 사람들은 벌 받는다니까.” “아니야! 벌 안 받아. 죽은 다음에 상 받는 거 말고, 그냥 지금 잘 살면 안되나? 나쁜 짓 하는 사람들이 더 잘사는 거잖아. 착하게 사는 사람은 이용 당하고… 이제 우리 이런 것 좀 아는 나이 아냐?” “그러게. 결국 99개 있는 사람이 100개를 채우고 싶어서 1개 있는 사람 것을 빼앗는게 세상이라고 그러긴 하더라.” 이야기를 듣다가 이 대화에 끼어 들어보았습니다. “과연 그럴까? 그래도 착한 사람이 더 많아서 이 세상이 아직은 남아있는 건 아닐까?” 다행히 책을 많이 읽는 한 아이가 내 편을 들어줍니다. “맞아, 그렇지 않았으면 아마 진즉에 망했을 거야.“ ”참, 인간들의 욕망의 끝을 보여주는 책들 많잖아. 그래서 더 재미나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 책 재미있긴 해. 그러고 보니 그런 책 읽고 싶네.“ 아이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책 추천으로 이어졌습니다.
『어떤 은수를』
어떤 은수를 | 히로시마 레이코 글 |하시 가쓰카메 그림 |이소담 역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 340쪽
표지 어마어마하지? 중편이 중간에 있고 뒤에 단편 두 편이 있는데 ‘어떤 은수를’이 딱 그 이야기야. 자신의 욕심을 위해 사람들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그 욕심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나와. 무시무시해. 일본의 무시무시한 전래동화를 읽고 있는 기분이 들지. 참, 이 작가 ‘전천당’의 작가야. 전천당의 청소년 버전이라고 할까? 이 책을 읽다보면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텐대 전천당에서 어린이들 수위를 맞추기 위해 힘들었겠다 그런 생각도 든다니까. 나름의 마지막 반전이 나는 마음에 들다군. 아무튼 절대 유치하지 않아. 밤에 혼자 읽으면 무서울 수도 있으니 조심하고….
『회색인간』
김동식 | 요다 | 2017년 | 356쪽
이 책 정말 처음 봤을 때 충격이었어. 이 짧은 이야기가 인간의 끔찍한 욕망들에 대해 너무 보여주니 놀랍더라구. 그런데 공감을 하고 있는 내 자신에게도 놀라웠어. 이게 사회지.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던 것 같더라구. 이 짧은 이야기들이 결국 강한 사람만 살아남는 이런 세상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건 아닐까하고 말이야. 이 책 읽고 김동식 작가의 책을 계속 찾아읽었어. 다른 책들도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어떨 때는 같은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더라. 그래서 다 읽고 나면 무척 우울해지기도 했어. 그래도 저 정도는 아니다하고 안도감을 가진 적도 있었던 것도 같고…
『저주토끼』
정보라 | 아작 | 2022 | 328쪽
이건 권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회색인간>이랑 비슷하지만 좀 더 문학적(?)으로 읽어서 추천하고 싶어. 이 책에 나와있는 모든 단편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욕심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고나 할까? 사서선생님은 읽다가 무서워서 그만 읽었다던데 나는 끝까지 재미나게 읽었어. 다 읽고 나면 뭔가 더 쓸쓸해지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식의 복수를 위한 저주도 나는 매력적이었어. 참, 뒤로 갈수록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고, 밤에 혼자 있을 때 읽으면 화장실 가거나 할 때 무서울 수 있어.
『소년이 온다』
한강 | 창비 | 2014 | 216쪽
중3 필독서라서 읽었는데 읽다가 너무 끔찍해서 멈추었다가 다시 읽었어. 그 날 악몽도 꿨던 것 같아. 이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아직 제대로 된 벌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대한 책들을 읽으며 평범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끌고 간 사람들은 어떤 벌을 받아야하는지 너무 궁금해졌어. 이런 것을 경험한 사람들은 더 권선징악을 믿지 않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따져보면 아주 오래 전에 일어난 일도 아닌데 그들이 살아있는 동안 누군가 책임지고 벌을 받는 것을 보면 세상에 대한 원망이나 이런 것이 좀 덜해지지 않을까 싶어. 권력에 대한 욕망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고통과 죽음으로 이끌었는지를 이 책만큼 무섭게 보여주는 책은 없는 것 같아.
『유원』
백온유 | 창비 | 2020년 | 228쪽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사 크리스티 글|이가형 옮김 |해문출판사 |2002| 268쪽
나는 최고의 추리소설은 이 책이라고 생각해. 완전범죄를 다룬 책이지. 이 책을 읽으면서 법은 결국 사회정의를 지킨다기보다는 최악의 상황만을 겨우 막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 법 망을 피해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어. 이 책은 그런 범죄자들을 응징하고 있다는 것도 좋았던 것 같아. 처음 이 책을 읽고 마지막 장을 덮으며 뭔가 짜릿했던 그 기억이 아직도 남아. 결국 범죄자들은 어떤 식으로든 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이지. 뉴스를 보면서 그냥 사형시키는 것말고 더 고통을 주었으면 싶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있잖아. 이 책에서는 그걸 해. 좀 잔인한가? 아무튼 최고의 추리소설이니 안읽어봤으니 강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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