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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은 기대에 못 미쳐도 기꺼이 봐줄 수 있는 까임방지권, ‘까방권’을 줘도 되는 청소년소작가들을 소개합니다. 이 작가들 책은 어느 누가 읽어도 일단 기본은 하니까 이름을 잘 기억해두면 좋아요. 첫 번째로 소개할 작가는 ‘이금이’입니다. 오랫동안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쓰며 우리 모두와 함께 성장한 작가 이금이의 작품들은 사실 이것보다 훨씬 더 많아요. 이 작품들을 읽어보면 한국 청소년문학의 아이콘,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이라는 소개가 늘 따라붙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다른 작품들도 찾아 읽어보면 좋아요.
『유진과 유진』
이금이 지음|밤티|2020년|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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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이자 대표작 《유진과 유진》은 ‘지금-여기’의 독자들과 공명하는 한국 청소년문학 작품으로 꼽히곤 해요. 2004년에 처음 나온 책인데, 현재에도 꾸준히 사랑받는 그야말로 레전드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어요. 이번에 작가가 완전 새롭게 손을 봐서 16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나왔어요. 이 작품은 아동 성폭력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품이자, 청소년이 겪는 일상화된 폭력과 상처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16년 만의 고백이 들어 있는 <지은이의 말>을 읽어보면 이 작품이 왜 우리 시대의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매김하는지 알 수 있게 될 거예요.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이금이 지음|사계절출판사|2017년|6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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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 작가가 역사적 소재로 쓴 첫 장편소설이자 휴먼드라마입니다. 2권으로 분권한 책도 있어요. 1920년 일제강점기부터 1954년 해방 이후까지 우리 역사와 함께 그 시절을 살아낸 멋진 언니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이 말 한마디로 당시 누구도 꿈꾸지 못했을 인생을 살아 낸 수남과 여덟 살 생일 선물로 수남을 갖게 된 자작의 딸 채령, 두 소녀의 매혹적인 성장담과 드넓은 공간을 아우르는 여정은 그 시절 사람들의 삶과 이어져 우리 모두를 역사 속 시공간으로 데려갑니다.
『소희의 방』
이금이 지음|푸른책들|2010년|3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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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이금이 작가의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읽고 자랐을 거예요. 달밭마을의 소년 소녀 소희, 미르 바우 이야기를요. 20년 전에 나온 작품인데 독자들의 끈질긴 요청으로 2010년에 《소희의 방》이 나왔고, 2014년에 《숨은 길 찾기》가 나오면서 《너도 하늘말나리야》 3부작이 완성되었지요. 소희, 미르, 바우도 독자들과 함께 성장해서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생이 되었고요. 달밭마을을 떠나 열다섯 살이 된 소희가 친엄마와 재회하여 새로운 가정에 들어가면서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허구의 삶』
이금이 지음|문학동네|2019년|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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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세계라는 SF 소재를 사용한, 이금이 작가의 또 한 번의 신선한 변신이 돋보이는 작품. 허구와 상만 두 소년의 이야기인데, 삼촌네 쌀집에 얹혀살면서 쌀 배달을 하는 상만이는 지방 소도시에서는 보기 드문 부잣집 아이 허구네 집에 쌀배달을 갔다가 친해집니다. 상만이는 허구가 쓴 <여행자 K>를 자기가 쓴 것처럼 해서 공모전에 내고 상까지 받게 되지요. <여행자 K>는 과거와 미래, 다양한 평행세계를 오가는 시간 여행자 이야기입니다. 열일곱 살부터 마흔아홉의 나이까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상만은 허구의 덕을 많이 봅니다. 그러면서 때때로 온전한 자신의 삶이 아닌 것 같아 불안해하죠. 전혀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는 두 소년의 성장담은 우리에게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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