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가 멀다 터지는 사건사고들에다 코로나19까지… 정말 ‘안녕하냐?’ ‘잘 지내지?’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입니다. 그런데도 ㅊㅊㅊ 친구 소휘님이 쉽고 재미있는 공포 책을 알려달라고 하네요. 이별의 슬픔은 새 사랑으로 이겨내듯, 현실의 공포를 더 오싹한 가상의 공포로 잊어보자는 ‘이열치열’의 마음으로 이해했어요. 10분 안에 머리끝이 쭈뼛 서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책이라면 역시, 공포 단편소설이 아닐까요?
『이웃집 구미호』
김태호, 윤해연, 윤혜숙, 임어진, 정명섭 지음│블랙홀│2018년│208쪽


성적이 올라갈수록 얼굴 형체가 점점 뭉그러지고 수상한 소리가 들린 다음날 뻥쟁이 미호의 몸에 멍자국이 보인다면? 전철 플랫폼을 떠나지 못하는 의자 밑 검은 덩어리의 정체와 예비 이모부와 얽힌 벽장 속 빨간 머리끈 언니의 비밀은? 장의사 지하 관 뚜껑을 열고 시체가 걸어나온다면? 익히 알고 있는 달걀귀신, 구미호, 지박령, 처녀귀신, 한국 토종 좀비를 현재로 소환해 요즘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입시 경쟁, 가정 폭력, 자살, 성폭력, 감춰진 죄의식으로 재해석했다. 이 책을 덮는 순간 주위를 흘끔거리고 친구도 찬찬히 보게 될 것이다.
#한국소설 #공포 #공포로푼청소년현실 #달걀귀신과입시경쟁 #처녀귀신과성폭력 #지박령과자살충동 #구미호와가정폭력 #재차의와죄의식 #핵공감 #재미있다고안심하면금물
『명신학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김동식, 김선민, 문화류씨, 홍지운, 정명섭 지음 | 요다 | 2020년│252쪽


괴담 하나 없는 학교는 거의 없고 전학 온 아이나 신입생의 행동을 제어하는 데 이만큼 유효한 것도 없다. 단편집에 등장하는 명신학교에도 지켜야 할 안전 수칙이 있지만 호기심에서든, 협박에 의해서든 어떤 아이는 이 금기 사항을 어기고 만다. 폐쇄된 구교사에는 가지 말고, 해진 후에는 중앙 계단의 거울을 보지 말고, 본관 옥상 문을 열지 말고, 볼일을 본 뒤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한밤중에는 설립자 동상 앞에 가지 말라는 안전 수칙. 이를 어기면서 벌어지는 섬뜩하고 오싹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우리 학교 괴담이 궁금해서 괜히 영웅심이 도발될지 모르지만 이 악물고 참아주기를. 참는 자에게 복이, 아니 목숨이 보장되니까.
#한국소설 #공포 #학교괴담 #명신학교의안전수칙 #호기심금지 #핵공감 #재미와공포보장 #여고괴담보다더무서운학교괴담
『괴이』
미야베 미유키 지음│김소연 옮김│북스피어│2008년│304쪽


한여름밤에 어울리는 서늘한 공포를 찾는다면 이 책이 딱이다. 우리에겐 추리작가로 더 유명한 미야베 미유키가 일본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원한과 복수심에 들끓는 원혼, 좀비 닮은 산송장, 불생불사의 흡혈괴물, 욕망에 사로잡힌 원귀 등 심장 쫄깃쫄깃한 괴담을 펼쳐 보인다. 낯선 이름과 분위기만 아니라면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전설의 고향>을 닮았다. 대책없이 무섭고 어두운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공포는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되며 권선징악의 고전적이며 따뜻한 결말 또한 그렇다.
#일본소설 #미야베미유키 #에도시대괴담 #일본판전설의고향 #두꺼워도순삭 #공포심은어디에서오는가 #귀신괴물흡혈귀마귀의원한과복수 #괴담에추리더하기
『검은 고양이』
에드가 앨런 포 지음│전승희 옮김│민음사│2017년│192쪽


환상문학, 탐정추리소설, 단편소설의 아버지, 포. 이백년 지나도 전혀 올드하지 않고 수차례 영화로 제작되었고 십대에 읽고 사십대에 다시 읽어도 여전히 공포스럽다는 소설들이 실려 있다.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아내의 시체를 유기하는 <검은 고양이>(요즘도 이 방법은 유효한 듯하다), 기괴하고 음산한 분위기에 압도되고 함께 묻은 시체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오싹한 전율에 휩싸이는 <어셔 가의 몰락>, 이 두 편을 읽고도 다른 게 읽고 싶다면 당신의 담력은 100점 만점!!
#미국소설 #공포소설의걸작 #에드가앨런포 #영화원작소설 #극강의공포 #불켜고읽는소설 #영화보다더무서운소설 #두편만읽어도오싹
『무조건 모르는 척하세요』
문화류씨 지음│요다│2019년│324쪽


게임 시나리오를 쓰고 문화콘텐츠 제작을 하던 작가가 웹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공포 게시판>에 게재한 21편의 무서운 이야기가 모았다. 어린시절 외갓집에서 들은 시골 괴담과 고등학교 동창, 동네 형, 뉴스에 나오는 보이스피싱, 사기, 납치 등 단칸방 취업준비생이 겪은 도시 괴담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설의 고향 류의 공포나 학교 괴담 말고 2000년대 이후의 귀신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들춰보시라.
#한국소설 #공포괴담집 #21세기도시형귀신 #현실속공포체험 #시골괴담과도시괴담 #오늘의유머공포게시판 #스마트폰소설 #읽기쉬움

책보드레
책 읽자고 꼬드기는 사람. 안 넘어와도 미워하지 않아요
ㅊㅊㅊ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bookteen.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