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바라보는 다섯 개의 시선 – 경계를 넘나드는 당신을 위해 3편

사실, 우리는 날마다 이별합니다.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이 하게 되는 일이 바로 ‘헤어지는 것’ 아닐까요. 매일같이 어제의 나, 과거의 나와 헤어집니다. 이 결별은 쌓이고 쌓여, ‘새로운 나’를 만들어 내기도 하죠. 때로는, 다른 삶을 살아가야 하는 용기를 내야 하기도 하고요.
 
떠남이라는 주제 앞에서, 부당한 폭력이나 부조리에 맞서는 사람을 떠올렸습니다. 이 역시 떠나보내기 위한 노력이지요. 불의를 말입니다. 또 부당한 폭력에 맞서지 못했던 ‘과거의 나’와 결별하기 위한 애씀입니다. 이번에도 다섯 개의 시선을 세트로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16세 이상의 청소년에게 권합니다.


『아프리카 스키 선수』

변지현 지음, 이가혜 그림|키즈엠|2018|36쪽

아프리카에 사는 어린 소년 마하마네는 꿈이 생겼습니다. 스키 선수가 되는 것입니다. 아프리카에 눈이 올 리 없잖아요. 마하마네는 눈 구경을 해본 적도 없습니다. 어떻게 스키 선수가 될 수 있을까요? 자신의 꿈을 위해, 자신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떠나야, 스키 선수가 될 수 있을까요?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한 자유로운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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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층』

오사 게렌발 지음, 강희진 옮김|우리나비|2014|88쪽

“나는 더 이상 오사가 아니게 되었다. ‘오사’는 이미 존재하지 않았다.”
오사는 젊은 여성입니다. 파티에서 만난 멋진 청년 닐과 사랑에 빠져요. 닐이 원하는 유형의 여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노력하다 보니, 어느새 닐은 오사에게 굴복과 복종까지 요구합니다. 더 나아가 오사에게 물리적 폭력을 휘두릅니다. 오사는 닐과 헤어지고 싶지만, 닐이 끊임없이 사랑한다고 하는 말에, 떠나지 못합니다. 오사는 더 이상 오사가 아니게 된 것이지요. 오사는, 내가 아닌, 내가 없는, 이 상황과 결별할 수 있을까요? 거짓 사랑과 진짜 사랑에 대해 생각하고 싶고, 책대화하고 싶은 친구들은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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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라, 있는 그대로』

송효정, 박희정, 유해정, 홍세미, 홍은전 지음|온다프레스|2018|328쪽

일곱 명의 화상 환자의 분투기奮鬪記입니다. 극심하게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담고 있어서, 읽는 마음이 불편할 수 있어요. 한 순간의 화재로 인한 화상 사고는, ‘나’를 더 이상 ‘나’가 아니게 만듭니다. 마음과 영혼은 그대로인데, 타인들도 심지어 나 자신조차도, ‘나’를 ‘나’로 인정하는 것이 어렵기만 합니다.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책입니다. “무엇이 나를 나이게끔 하는가, 무엇이 인간을 인간이게끔 하는가.” 그리고,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나’를 떠나온 ‘나’는 어떻게 해야, 삶의 길을 씩씩하게 걸어나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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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

마르크 로제 지음, 윤미연 옮김|문학동네|2020|316

학교 다닐 때 국어 빵점을 맞던 별볼일 없는 청춘(그레구아르), 좋아하는 책 삼천권을 챙겨서 요양원에 왔지만 파키슨병과 녹내장으로 책을 읽을 수도 없는, 이제 ‘죽을 일’만 남겨놓은 노인(피키에), 이 둘이 요양원에서 우연히 만납니다. 청년은 요양원 방에 식사를 배달하는 노동 시간을 한 시간 줄여보려는 흑심으로, 노인에게 책 읽어주는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주는 사소한 일이 요양원에 엄청난 ‘폭풍’을 몰고 옵니다. 타인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 함께 책을 읽는 일이 어떤 파란만장한 사건들을 불러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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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죽는다는 것』

김형숙 지음|뜨인돌|2017|304쪽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체로 어디에서 죽음을 맞이할까요? 중환자실이라고 합니다. 중환자실에 가 본적이 있는 사람들은 또 대체로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해요. ‘저렇게 죽고 싶지는 않아.’ 왜 그럴까요? 인생의 마지막에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기 힘든 시간과 과정 때문입니다. 품위를 잃지 않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기 어려운 까닭입니다, 중환자실에서는…….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해야 할까요. 산 자는 어떻게 해야, 사랑하는 사람과의 마지막 작별의 시간에, 그 사람의 존엄을 지켜주고, 충분히 애도하고 슬퍼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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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애

오늘도 덕질의 힘으로 삶을 밀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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