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야구!

이번 어린이날 선물은 프로야구 개막이라며 눈물 흘리는 야구 덕후여, 드디어 야구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줄 서서 기다리는 Made in Korea 진단키트처럼, 한국야구도 중계권이 수출되는 신기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죠. 경기장에서 소리 높여 “응원”하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코로나시대에 방구석 야구라도 감지덕집니다. 치킨에 콜라가 진리이나, 여의치 않으면 빈 페트병이나 오렌지 비닐봉지, 신문지라도 알아서 준비해요.
야구 선수가 아니더라도, 스카우팅, 미디어, 마케팅, 교육, 빅데이터, 의학, 패션 등 아주 여러 분야가 야구에 얽혀있어요. 전문적으로 야구를 공부하는 “한국야구학회”도 있답니다. 2013년 초대 학회장이 KAIST의 정재승 교수란 건 TMI. 쉬운 그림책부터 도전적인 전문 책까지 주구장창 야구 이야기만 하는 책들을 모아봤습니다. 책을 따로 부탁하신 최지영 선생님과 그 반의 야구 덕후 친구, 꼭 봐주세요.


『마이볼』

유준재 지음│문학동네│2011년│52쪽

마주 보고 앉아 말을 하기엔 쑥스러운 사람이라도 공을 주고받다보면 어색하지 않아요. 말 대신 공으로 대화를 하기 때문일까요. <마이볼>에서 작가는 야구와 함께 했던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려요. 선물로 받은 배트와 글러브, 야구장 그리고 아버지와의 캐치볼을요, 아버지는 무덤덤하게 공으로 말을 걸어요. 아버지가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이었겠죠. 그리고 아들은 “마이볼!”을 외치며 아버지의 사랑에게 대답합니다. 아빠와 야구 추억이 있는 친구라면 마음이 따뜻해질 거예요. 만약 없다면, 그런 아빠가 되고 싶어질 걸요.

#그림책 #야구 #검정색미즈노글러브 #아버지 #아빠 #캐치볼 #네공은_책임지고잡는거야 #감동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한겨레출판│2017년│324쪽

대중성, 작품성, 야구성(=야구 이야기가 넘치는가), 셋 다 잡는 작품입니다. 프로야구 원년, 인천 출신의 소년은 인천이 연고지인 ‘삼미 슈퍼스타즈’를 응원하죠. 불행히도 이 팀은 만년 꼴찌로, 팀 최다 실점, 시즌 최소 득점, 한 게임 최다 피안타, 팀 최다 홈런 허용 등 최악의 기록을 다 갖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경쟁에서 내내 지는 팀을 응원하면서 열패감을 느끼고, 그럴수록 공부와 출세라는 경쟁에서 힘을 다해 이기려합니다. 그러나 그는 하루아침에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내쳐집니다. 그리고 경쟁에서의 승리가 아닌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야구를 꿈꾸게 되죠.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프로야구 초기 팬이라면, 모르는 부분 물어보세요. “라떼는~” 하면서 할 말이 많으실 거예요. 푸하하 소리낼 정도로 웃기고, 재밌고, 생각할 거리도 많은 소설입니다.

#야구 #한국소설 #재미 #경쟁 #삼미슈퍼스타즈 #프로야구 #사회풍자 #책안읽는아버지와_함께읽을만 #연패는보살을만든다 #17세이상추천


『야구는 선동열, 자신만의 공으로 승부하라』

선동열 지음│민음인│2019년│400쪽

최동원과 쌍을 이루던 전설의 투수, 선동열의 에세이입니다. 야구를 배우던 학생에서, 프로선수로, 감독으로, 행정가로 야구의 여러 영역을 두루 거치면서 생각한 것들을 풀어놓았어요. 자신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자랑으로 가득 채울만하건만, 그는 과거의 영웅담을 늘어놓지 않아요. 오히려 매순간 마음가짐이 어땠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무엇을 놓쳤는지, 더 나아가려면 어떻게 할지를 담백하게 써놓았어요. 야구 꿈나무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꼭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야구관련 진로에 관심 있다면, 특히 3부의 ‘야구 개혁론’과 ‘야구의 국제화’ 부분을 추천해요.

#야구 #투수 #에세이 #선동열 #감독 #KBO개혁 #생각하는야구


『프로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2020』

최훈, 고유라, 김여울, 이성훈, 이용균, 최민규 지음 | 하빌리스 | 2020년 | 404쪽

11년째 이어지는 프로야구 연감입니다. 각 구단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의 경기력에 대한 데이터를 자세히 실었고, 그에 기반해서 2020년 팀의 전력을 분석하고 있어요. 이정후, 양현종, 채은성 선수의 인터뷰도 있군요.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재미있게 봤다면, 이신화 작가의 인터뷰도 흥미로울 거예요.

#야구 #연감 #데이터 #통계 #스토브리그 #스카우팅 #야구덕후의옆구리엔필수


『수학을 품은 야구공』

고동현, 홍석만, 박윤성, 배원호 지음│영진닷컴│2019년│232쪽

야구는 선수들의 능력을 비교적 수치로 기록하기 쉬운 경기죠. 타율, 방어율, 구속, 에러율 등등. 야구 덕후라면 ‘세이버매트릭스’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거예요. 수학과 통계학을 이용해서 야구를 객관적인 수치로 분석하는 방법이죠. 구단과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모은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작전도 짜고, 스카우팅도 하고, 연봉도 책정합니다. 이제 통계를 모르고 현대야구에 ‘전문적으로’ 접근하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 야구를 좋아하는 수학교사와 SK 와이번스의 데이터분석 매니저들이 같이 쓴 수학책입니다. 1이닝부터 9이닝까지 조금씩 도전해보세요. 야구에 대한 지식 덕분에 수학이 쉬워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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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냄새가 난다』

하국상 지음│고슴북스│2016년│288쪽

야구가 소재이고 주제이기도 한 이야기를 담은 단편 소설집입니다. 야구 규칙이나 야구 판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건드리지 마세요. 무슨 말인지 모를 거예요. 왜 웃긴지, 어느 지점에 반전이 있는지 말이죠. 그러나 야구를 좋아한다면 단숨에 낄낄거리며 읽을 수 있을 거예요. 옛날 투수 누구랑 지금 타자 누구랑 붙으면 누가 이길까? 가을야구시즌에 야구장에서 몰래 숨어 잘 순 없을까? 야구 규칙을 지나치게 잘 아는 팀이 벌일 수 있는 변칙 플레이는 뭘까? 야구 좋아하는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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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신소

흥이 나고 신이 나서, 여러분이 좋아할만한 책을 알아봐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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