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와 기관사에 관련된 책을 요청한 ㅊㅊㅊ 친구 정수하님을 위해 6권을 준비했습니다.
은하철도999의 모티브가 됐다는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 <은하철도의 밤>, 50개 철도 노선을 통해 철도 역사를 스케치한 <철도 역사를 바꾸다>, 그리고 본격적인 철도 세계사를 다룬 <달리는 기차에서 본 세계>, 철도로 국경을 넘는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여행기인 <시베리아 시간여행>을 소개합니다. 진지한 고전문학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라면 철도를 필두로 한 문명과 인간의 문제를 다룬 에밀졸라의 소설인 <인간 짐승>을 읽어보세요. 본격적으로 철도를 공부하거나 전공하고 싶은 친구들에게는 많은 사진과 도해를 담고 있는 철도기술 해부도와 같은 책 <왓! 기차 철도 속이 보인다>를 권합니다.
『은하철도의 밤』
미야자와 겐지 지음|햇살과나무꾼 옮김|비룡소|2012년|232쪽
『철도, 역사를 바꾸다 –
인류 문화의 흐름을 바꾼 50가지 철도 이야기』
빌 로스 지음|이지민 옮김|예경|2014년|224쪽
『달리는 기차에서 본 세계
– 기관사와 떠나는 철도 세계사 여행』
박흥수 지음|후마니타스|2015년|480쪽
주제넘은 이야기 같지만, 한국에서 철도와 관련된 재미있는 책은 참 드물다. 대형 서점의 철도 코너 대부분은 철도 공기업 취업용 수험서이다. 고민 끝에 저자가 읽고 싶은 책을 썼다. 철도의 기원이라고 볼 수 있는 고대 철도의 흔적에서부터 철도가 탄생한 근대, 그리고 철도가 바꾼 세계의 운명을 따라가는 여정이다. 열차 창밖으로 펼쳐진 역사를 보면서 달리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기관사 #세계사 #역사 #표준시가_철도때문에? #고대_그리스에도_열차가 #전쟁의_승패는_철도가_좌우 #얼어붙은_호수위_선로 #일제의_조선침략은_철도를_타고
『시베리아 시간여행
–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베를린까지
횡단열차에 탄 사람들』
박흥수 지음|후마니타스|2017년|336쪽
국제역이었던 경성역에서 열차를 타고 떠난 손기정은 만주를 종단하고 시베리아를 횡단해 모스크바를 거쳐 베를린에 도착해 세계 신기록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분단으로 갇혀 섬이된 한국에서 눈높이로 국경을 넘는 꿈을 꾸던 저자는 열차를 타고 시베리아 횡단에 도전하는 사고를 친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르쿠츠크까지 3박 4일 동안 달리는 열차 안에서 함께 지낸 북한 노동자들과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기차 #서울역은_국제역 #횡단열차_북한사람 #블라디보스토크에서_떠난_안중근 #서울스카야를_아십니까 #최재형 #홍범도 #열차타고_서울에서_베를린까지 #에세이
『인간 짐승』
에밀졸라 지음|문학동네|2014년|620쪽
철도가 처음 등장한 시절, 야수처럼 달리는 기차를 본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사람들은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시간에 공간이동을 했다. 급변하는 사회는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불안도 점점 커졌다. 주인공 자크는 파리와 르아브르를 잇는 철도 노선을 운행하는 기관사다. 자크의 가슴 속에는 서로 다른 자아가 존재한다. 갑자기 헐크로 변하거나 하이드가 되어버리는 지킬 박사처럼 흔들리는 열차를 몰고 흔들리는 시대를 주파해낸다. 졸라는 집요하게 인간과 기계문명, 그리고 사회에 질문을 던진다. 거역할 수 없는 시간의 궤도 위를 달리는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고전 #유럽소설 #질주 #살인 #사랑 #유전무죄 #기계 #프랑스철도_개통초기의_풍경과사회상 #17세이상추천
『왓! 기차 철도 속이 보인다』
신성출판사 편집부|골든벨|2010년|214쪽
철도에 대해 한 걸음 더 깊게 들어가고 싶은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열차의 종류, 운전실과 객차의 구조, 동력 메카니즘, 대차(바퀴 장치), 신호, 선로, 터널, 역 등 철도의 거의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다. 페이지 마다 깨끗한 컬러사진이 실려있어 이해를 돕고 도표나 기술장치들에 대한 일러스트 역시 충실히 그려져 있다. 표지의 KTX 산천과 달리 일본 철도를 기본으로 삼았지만 철도에 대한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과학 #기관사 #증기기관차부터_고속철도까지 #연결기 #브레이크 #제한속도 #분기기 #교량 #터널 #차량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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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수
게스트 큐레이터
박흥수는 철도 기관사. 22년 전, 철마의 맨 앞에 앉아 너른 산야를 달리고 싶은 마음에 운전직에 지원해 지금껏 일하고 있다. 불규칙한 일의 특성상 대낮에도, 한밤중에도, 꼭두새벽에도 출퇴근한다. 낮에 퇴근하는 날이면 거리를 쏘다니며 이런저런 상상을 즐기다 시립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손에 닿는 대로 책을 읽는다. 철도와 관련된 책이라면 죄다 읽고, 아무 상관없는 책에서조차 철도의 흔적을 찾아내는 ‘철도 덕후’이면서, 분야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책을 탐하고도 허기진 마음에 틈만 나면 책을 사 모으는 ‘책 덕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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