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성장 중인 우리들에게, 전할 이야기가 많아. (청소년 큐레이터)

오늘의 큐레이션은 조금 특별합니다. 청소년이 직접 신청하고 작성한 북틴넷의 세번째 청소년 큐레이션을 소개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빠르게 간다는 말이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변화가 줄어들어 체감하는 순간이 점점 빨라진다는 의미인데, 문득 내가 느린 현재를 살아가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내가 성장 중이라는 말이기도 하니까. 지금부터 소개할 세 권의 책에도 느린 현재를 살아가는 친구들이 있다. 지금부터 우리와 같은 시간을 걸어줄 아이들을 만나보자. – by 청소년 큐레이터 민성원


『벼랑』

이금이 지음│푸른책들│2008년│200쪽

‘너도 하늘말나리야’ ‘유진과 유진’ 등의 여러 청소년 소설을 펴낸 이금이 작가님의 연작 청소년 소설. 총 다섯 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벼랑 끝에 내몰린 청소년들의 불안정한 내면을 극단적이고 세밀하게 표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학교를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길 원하는 ‘은조’ , 원조 교제를 이용해 용돈을 버는 ‘난주’ , 자살한 친구에 대한 애증과 자신의 처지를 바꾸고자 악착같이 살아가던 ‘헬렌’ , 좋아하던 여자아이의 비밀을 알게 된 ‘선우’ , 엄마의 입김으로 인해 사랑하는 늑대거북과 헤어져야 했던 ‘민재’.
이들의 벼랑은 얼마나 가파를까. 얼마의 시간이 걸려야 환하게 웃으며 벼랑을 내려올 수 있게 될까. 다섯 편 안에 가득 들어있는 감정들 덕에 몰입도 높게 읽을 수 있었다. 아직은 미숙하고 어린 고등학생 다섯 명의 정반대인 성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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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호프』

그레첸 올슨 지음│이순영 옮김│꽃삽│2008년│280쪽

올해로 열다섯 살을 맞은 모범 소녀, 호프. 그런 호프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시시때때로 자신을 향하는 엄마의 독설과 그로 인해 생긴 심한 상처들인데. 열다섯을 축하하며 학교에서 주최하는 야영캠프를 앞두고 끝내 호프의 인내심은 터져버리고 만다. 엄마가 호프의 야영캠프 참가를 막아버린 탓에 그토록 고대하던 캠프에 참가하지 못할 위기에 놓인 것. 결국 호프는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엄마와의 갈등을 해결하고 야영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나서게 된다.
이 책에는 언어폭력이 끼치는 무서움과 더불어 후유증와 아픔들이 사실적이고 정확하게 묘사되어 있다. 가능한 한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열어 호프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수많은 ‘호프들의’ 희망을 찾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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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김경미 옮김│비룡소│2009년│207쪽

도자기로 만들어진 토끼 인형 에드워드. 사랑을 받을 줄만 알고 할 줄은 모르던 이 차가운 토끼 인형은 어느 날 자신의 주인들과 여행길에 오르던 중에 운명의 장난으로 깊은 바닷속에 떨어져 버린다. 난생 처음 목도한 심해에서 두려움과 외로움을 배우게 된 에드워드. 그러나 누군가 에드워드를 끌어올려 줌으로써 토끼는 다시 한 번 육지로 나올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에드워드는 네 번의 만남을 거치고 네 개의 이름을 얻는다. 수잔나, 말론, 클라이드, 쟁글스. 네 개의 이름을 가진 토끼는 네 번의 이별과 네 번의 슬픔을 겪고는 마침내 사랑을 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니게 된다. 이 놀랍도록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인 토끼 인형이 사랑을 알고 성장을 하기까지의 그 여정은 읽는 사람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힘이 있다. 오래 전에 다 읽은 내용이지만 아직도 책을 펼칠 때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을 정도로. 누구나 마음 속에 이 사랑스러운 토끼를 간직했으면 좋겠다. 모두가 그렇게 어른이 되어갔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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